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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esta/2013 Laos

[라오스여행_2013/07/08] 3. 배낭여행자의 도시, 방비엥

by 여름햇살 2013. 9.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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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 나를 채찍질 하여, 여행 사진을 이번달 내에 모두 올리기로 결심했다. 생각해보니 추석 연휴가 있으니, 게으름 피우지만 않는다면 노는 날이 많아서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결과는 과연? ㅎㅎ








방비엥으로 떠나는 날. 물론 버스예약따위는 하지 않았다. 호스텔에서 나오는 조식(이날은 팬케이크를 골랐는데.. 흠.... 그냥 딴거 먹을껄 하는 후회를 살짝 ㅎㅎ)을 먹으며 어떻게 방비엥으로 가나 고민을 하고 있는데, 호스텔 카운터를 보니 호스텔에서 버스 예약도 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픽업비를 포함하여 가격은 50,000 K. 꽤 비싼 편임에도(숙소에서 5분만 걸어 나가도 35,000 K의 버스를 탈 수 있다) 쩌는 귀차니즘과 몇천원 차이인지라 그냥 호스텔에서 예약을 하기로 했다. 


어제 야시장에서 생각보다 돈을 너무 많이 써서 픽업 차량이 오기 전에 환전을 하기 위해 길을 나섰다.





은행 업무는 9시부터 시작. 이에 산책삼아 동네를 돌아다녔다.



왜 굳이 라오스에 와서 생삼겹을 먹는걸까? 라오스에서 살고 있는 한국인을 위한 식당인걸까?




산책하다 발견한 어마어마하게 낡은 차. 분명 장식이 틀림 없다. 설마 이 녀석이 굴러다니지는 않겠지....



어제는 가지 않았던, 남푸 뒤쪽 길을 따라 올라갔다. 낯선 풍경을 마주하자 기분이 좋아졌다.



그리고 이쪽 방면엔 이렇게 멋드러진 외관을 가진 호텔도 많았다.



사실 나의 최종 목적지는 중고책 가게. 괜찮은 책이 있을까, 책꽂이에 꽂혀 있는 모든 책의 제목을 샅샅이 훑어보았지만, 내마음에 드는 책을 발견할 수는 없었다. 내가 첫 손님인지 나의 움직임에 따라 눈동자를 움직이는 점원의 지나친 관심에 의무적으로 한권을 사야 하나 라는 압박감이 들었지만, 결국엔 빈손으로 가게를 나왔다.



환전을 마치고 다시 호스텔로 돌아가는 길에 다시 마주친 드랍 존.



그리고 또 만난 귀여운 강아지들. ㅎㅎㅎ


10시에 온다는 픽업 트럭은 날 초조하게 만들며 10시 15분쯤에 도착하였다. 이미 사람이 가득차있다. 한국인으로 보이는 여성 2분과 남성 1분이 있다. 나의 캐리어에 서울이라는 네임텍이 붙어 있어 누가 봐도 한국에서 온걸 알 수 있지만, 굳이 아는척을 하지 않았다. 트럭은 비엔티엔 구석구석을 돌며 모든 예약자를 탑승시켰고, 더이상 누구도 탈 자리가 없을 무렵에 작은 벤이 대기하고 있는 남푸 근처에서 멈추었다.




그리고 다시 타게 탑승하게 된 벤. 이미 만석인데 트럭에서 내린 우리들을 벤에 밀어 넣는다. 설마 이대로 3시간 넘게 걸리는 방비엥으로 가는 걸까? 그어떤 설명도 없이 버스는 떠났고, 버스안의 사람들은 이 상황이 모두 어이가 없다는 듯이 웃으면서 사진을 찍는다. ㅎㅎ



그럼 그렇지, 절대 그 벤은 3시간의 기나긴 여행(?)을 담당할 수 없는 수송수단이었다. 우리는 정차하고 있는 VIP 버스로 다시 올라탔다. 다행히 공가도 넉넉하다. 하지만 VIP라는 이름을 단 버스 치고는 그렇게 좋지는 않았다.



여기서도 발견하는 훈민정음. ㅎㅎㅎ 이 버스 역시 한국으로부터 수입되어 온 것 같다.


그리고 버스는 털털 거리며 시골길을 달리기 시작했다. 처음엔 잠을 잘까 했는데 승차감이 썩 좋지 못하여 잠이 오지 않았다. 이에 여행책을 좀 읽고, 아이폰에 넣어둔 미드도 좀 보며 무료함을 달래는데,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처음엔 한두방울 오던 비가 미친듯이 쏟아진다. 이대로 버스가 향하는 길이 잠기지 않을까 싶을 정도의 강우량이었지만 버스는 태연하게 시골길을 달리고 또 달린다.



3시간을 넘게 달린 후에 휴게소에 도착했다.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고(유료), 간단한 요기를 할 수 있는 곳이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먹었떤 간식 샌드위치. 배는 고프지만 뭔가 엉성해보여서 먹고 싶은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바게뜨빵을 전자렌지가 아닌 숯불에다가 데운다. ㅎㅎ 이 광경을 보자 다시 한 번  라오스에 온 것이 즐거워졌다.



결국엔 허기를 참지 못하고 샌드위치를 하나 샀다. 속메뉴를 선택할 수 있는데 나는 참치를 선택했다. 참치와 야채를 올리고 마요네즈를 슥슥 뿌려준다. 배가 고파서였는지, 진짜 맛있었는지, 문자 그대로 꿀맛이었다. 이걸 왜 안 먹고 있었나 몰라? ㅎㅎ



버스는 30분 넘게 정차를 하고 다시 길을 떠났다. 라오스 어딜 가더라도 볼 수 있는 비어라오의 광고. 인적드문 산길에 있는 휴게소 에서도 예외 없다.


3시간 걸릴 거라는 출발전의 안내와 달리 5시간 넘게 버스는 달려 방비엥에 도착했다. 버스터미널에서 방비엥 시내로 벤들이 여행자를 태워 주는데, 돈을 받지 않는다. 알고봤더니 시내에 있는 어느 호텔에서 운영하는 셔틀 버스였다. 그들의 서비스가 무색하게 여행자들의 대부분은 호텔을 빠져나와 각자가 원하는 혹은 사전에 예약되어 있는 숙소로 뿔뿔이 흝어졌다.


처음에 방향을 잡지 못하여 10분정도 헤매이다가 그린디스커버리를 발견한뒤로는 론리플래닛에 그려진 지도를 완전히 이해하고 숙소 잡기에 나섰다. 예약을 하지 않고 왔던 터라 몇군데 돌아다니면서 마음에 드는 방을 구했다. 1박에 150,000 K으로 3명이서 묶는다면 싼 가격이지만, 혼자서 묶기에는 현지 물가대비 비싸게 묶게 되었다. 이래서 혼자 여행을 하면 돈이 더 많이 든다. 그래도 전망도 좋고 방도 깨끗해서 좋았다. 영수증에 Vilayvong Hotel이라고 기재되어 있으나 실제로 내가 묶은 건물은 게스트하우스인 것 같았다. 건물이 세개 인 듯. 



방은 정말 좋다. 하지만 혼자 지내는데 트윈베드 하나에 싱글 베드 하나......




숙소의 테라스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매우 좋다.. 조용히 흐르는 메콩강을 마주하고 있다. 



밖에서 바라보는 외관. 2박에 300,000 K을 지불해는데,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니 좀 흥정을 해볼껄 하는 후회가 들었다. 왜냐면 난 혼자 방을 썼으니 말이다. ㅜㅜ그리고 나중에 알고보니 다른 사람들에 비해 비싸게 묶은 것이 확실했다.




방비엥은 정말 시골마을이다. 비엔티엔에 처음 도착했을때 도대체 이 시골은 어디란 말인가. 과연 이 곳이 한 나라의 수도가 맞단 말인가 라는 의문을 가졌었다. 그리고 그 의문에 답은 방비엥을 만나고 나서 해결되었다. 아, 비엔티엔은 이 나라의 수도가 확실하구나 라는 깨달음을 얻었기 때문이다. 한국도 이랬던 시절이 있었겠지?



론리 플래닛에서 추천해주는 여행사에서 카약킹을 예약했다. 120,000 K에 카약킹 + 동굴투어를 예약하고 식사를 하기 위해 방비엥의 메인거리 쪽으로 향했다.





방비엥의 닭들은 정말 정말 크다. 닭과 내가 1:1로 싸운다면 내가 질 것 같다 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그놈들의 크기는 위협적이었다. 무서워서 눈도 마주치지 않고 매번 지나다녔다. ㅡㅡ;



샌드위치 가게. 이떄는 몰랐는데 방비엥은 외국인 여행자(서양)들이 많아서 샌드위치를 많이 판매하고, 또 맛있기로도 유명했다.





그리고 내가 식사를 하려고 마음 먹은 곳은 길가다가 손님이 아무도 없는 허름한 식당.(사실 허름한 편이 아닐지도 모른다. 허름하지 않은 식당이 없었기 때문이다. ㅎㅎ) 내가 자리에 앉아 멍 때리고 있던 주인아주머니가 다가와서 꼬질꼬질한 메뉴판을 가져다 준다.




코코넛 과일쥬스와 두부볶음밥. 가격은 25,000 K 으로 한국 물가에 비해 무지 싸다. 맛은 그냥 보통이었는데 배가 고파서 그랬는지 맛있게 먹었다. 식사를 하고 있는데 비엔티엔에서 같이 버스를 타고 온 여자 두분이 지나가면서 말을 건넨다. 맛있냐고 물어보며, 본인들이 갔던 음식점은 정말 맛이 없어서 거의 남겼다는 말을 건네신다.


액티비티 예약한 것을 이야기 하다가 내가 비싼 가격에 예약한 것을 알게 되었다. 그분들은 폰트래블이라는 한국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여행사에서 예약을 했는데 90,000 K 으로 나와 똑같은 상품을 예약했다고 한다. 가격도 싸고, 같은 한국인 분들과 카약킹을 하면 재미 있을 것 같아서 VLT로 가서 환불을 받기로 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환불은 되지 않고, 30,000 K을 돌려 받고 VLT에서 폰트래블로 나를 연결시켜 주었다. 그 와중에 기분나쁜 일이 있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것마저도 추억으로 느껴진다. 다음에 어딜 갈꺼냐고 그분들에게 여쭤보니 동네 구경을 할꺼라고 하신다. 나도 아직 동네 구경전이라며 같이 가자고 들러붙었다. 간만에 폭풍 수다를 떠니 기분이 좋았다. 돌아다니다가 또 다른 한국 여자 2분을 만났다. 숙소를 구하는 중으로 이곳저곳 구경중이었다. 


그분들과 헤어지고 내가 온 곳은 방비엥의 나름 핫플레이스 루앙프라방 베이커리.



라오커피와 초코브라우니. 달달한 라오커피를 기대했는데 그냥 블랙커피였다. 함께 나온 흰색 액체는 연유가 아닌 그냥 우유. 브라우니도 맛이 없었다. 도대체 왜 핫 플레이스인걸까?




그래도 소파도 편안하고 와이파이도 빵빵하다. 카페 내부를 둘러보니 모두들 핸드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있다. 호텔에서도 와이파이가 터지긴 하지만 루앙프라방 베이커리에서 더 안정적인 것 같았다. 와이파이의 핫 플레이스였다. ㅎㅎ



첨이자 마지막인 라오스에서의 셀카. 그리고 라오스에서 찍힌 내 사진은 한장두 없다... 베이커리에 앉아 있는데 한국인들이 정말 많이 지나다닌다. 라오스인지 한국인지 분간이 가지 않을 정도이다. 거의가 대학생들이었고, 단체티를 입고 있는 것으로 보아 봉사활동 같은 목적을 가지고 온 듯 했다. 생각해보니 물가도 싸고, 대학생들이 오기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방비엥의 밤. 도시의 밤과 비교되는 깜깜하고 적막한 시골의 밤이다.



술집이 늘어져 있는 지역을 돌아 다녔다. 여러가지 술을 바켓에 섞은 칵테일을 파는 버켓 바가 방비엥에서 유명하다고 한다. 마셔볼까 했는데 혼자서 그 많은 양을 마시기에도 그렇고, 생각보다 이쪽의 분위기가 내 스타일은 아니라 방비엥에 유일한 아이리쉬 펍으로 향했다.



내가 갔을때는 그렇게 사람이 많지는 않았는데, 이 곳을 나설때에는 사람들이 정말 붐볐다. 자리가 부족해서 테이블에 앉은 사람보다 서있는 사람이 더 많았을 정도이니 말이다. 그리고 분위기는 매우 좋았다. 여행자들이 자연스럽게 수다를 떨고 음악과 술을 즐기는 분위기. 처음에 한가할때는 2:2로 포켓볼을 치는 남자애들을 구경했다. 그리고 나중에는 자리가 부족해져서 내 앞과 옆에 앉은 여행자들과 수다를 떨었다. 혼자 가도 심심하지 않은 곳. 그런데 동양인은 거의 없다. 다들 어딜 간 거지?



기대를 하며 시킨 블루라군 칵테일. 이곳 아니면 먹을 수 없는 칵테일이기에 시켰건만... 안먹어도 될뻔한 맛이었다. 크흑.



두번째 시킨 진토닉. 훨씬 맛이 좋다. 2잔의 칵테일을 시키면 1잔이 무료인데 그럼 훅 가버릴것 같아서 딱 2잔만 마셨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 낮보다 밤길이 더 시골스럽다. 불이 거의 없어서 정말 깜깜한 방비엥의 거리. 약간 무섭기도 하다. 그래도 중간중간에 마주치는 라오인들의 표정은 매우 순진하다. 범죄율이 낮다는 통계를 믿으며 숙소까지 파워워킹.



돌아온 숙소. 억울한 마음에 싱글침대에도 짐을 늘어 놓았다.ㅎㅎ 좀 심술 맞은걸까? 술을 먹어도 잠자리가 낯설어서 쉽게 잠이 오지 않는다. 이것저것 한국에 있는 친구들과 카톡도 하고 책도 읽다가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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