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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오늘도 맑음

1년 간의 면 생리대 사용 후기 그리고 변화

by 여름햇살 2017. 3.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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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1월에 면 생리대를 구매하여 정확히 만 1년을 사용하였다. 요즘은 면 생리대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꽤 늘어나는 추세인데 아무래도 환경과 건강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친구 중 하나는 생리대의 거친 촉감이 계속 엉덩이를 짓무르게 만들어서, 면 생리대를 꽤 옛날부터 사용하면서 나에게 추천을 해주었었는데, 사실 그때는 별로 와 닿지 않았다. 세탁해야하는 번거로움이 나를 쉽사리 움직이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다가 지독한 생리통으로 몇 년을 시달린 다음에야 면 생리대가 생리통 완화에 좋다는 것을 알게 되어 관심을 갖게 되었다. (역시 사람은 자기가 경험해봐야 관심을 갖게 된다) 물론 또 하나의 큰 이유는 환경보호에 이바지 할 수 있다는 점도 컸다. 


 나는 원래 생리통이 전혀 없는 사람이었다. 중고등학교때에는 친구들이 생리통때문에 힘들어 할때마다 나는 그 고통을 거의 이해하지 못했다. 대변이 마려운 것 처럼 아랫배가 싸하게 아파오는 정도이지 ,다른 친구들처럼 얼굴이 창백해 질 정도로 통증에 시달리거나 통증으로 하루 종일 아무 것도 못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그 때는 부모님과 함께 살 때라 규칙적인 생활과 양질의 음식을 먹고 살아서 그랬던 것 같다. (우리 부모님은 탄산음료와 과자를 사주시지 않았다)


  그리고 대학에 진학 했을 당시만 하더라도 별다른 통증이 없었는데 대신에 해가 거듭하면 거듭할 수록 주기가 다가올때마다 느끼는 몸의 변화가 증가했다. 결국 두 번째 회사에 입사하게 되었을 무렵에는 생리통 때문에 기절하는 경우도 생겨날 정도로 생리통의 통증 강도가 세어졌다. 생각해보면 대학 입학과 함께 자취를 시작한 이후로 생활습관은 완전 엉망이 되었으며, 1회용품의 사용 증가 및 지속적인 인스턴트 음식 섭취, 과음 등으로 내 몸에 융단폭격을 퍼붓는 생활을 십년 가까이 지속했으니, 생리통 뿐만 아니라 몸 자체가 건강할 리가 없었다. 그리고 그 이후로는 종종 진통제를 달고 살 정도로 지독한 통증에 시달렸다. 그리하여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방법을 시작했으며, 그 실천의 하나로 각종 화학 첨가물로 뒤덮인 일회용 생리대 대신에 면 생리대를 사용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1년간의 사용한 후기를 남기고자 한다.


1. 냄새에서 해방

면 생리대를 사용하고 나서 가장 큰 변화는 '냄새' 였다. 나는 생리때마다 역하게 나는 냄새 들이 내 몸에서 나는 것인 줄 알았다. 하지만 그 것은 생리대 자체의 문제였다. 생리대 안의 흡수체가 어떤 성분인지는 모르겠지만 그것은 생리혈과 만나는 순간 역겨운 냄새로 변했다. 그리고 그 냄새는 주기 기간 내내 하루 24시간 나를 떠나는 일이 없었다. 나는 그 냄새가 정말이지 싫었는데, 왜냐면 그 냄새는 나 자신이 더러운 것처럼 느끼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면 생리대를 사용하는 순간 그 끔찍한 냄새는 완전히 사라졌다. 진짜다 전혀 없다. 면 생리대를 사용하기 전에 많은 이들이 냄새 걱정에서 해방 되었다는 글을 보면서 의구심을 가졌었는데, 처음 사용 할 때 바로 느꼈다. 아무 냄새가 나지 않았다. 그리고 주기가 찾아올때마다 내 자신이 더럽게 느껴지는 기분도 함께 사라졌다. 생리통이 없더라고 냄새 때문 만이라도 한 번쯤은 사용해보라고 권할만큼 그 특유의 냄새에서 해방 되기에, 나는 이 것이 면 생리대의 가장 큰 장점이라는 생각이 든다.


2. 생리통 완화


생리통 완화를 경험하는 것은 사람마다 달랐는데, 나의 경우에는 정말 드라마틱하게 생리통이 사라졌다. 첫 사용시에는 정말 기가 막히게 통증이 하나도 없었으며, 그 이후에는 미미하게 남아 있었다. 그리고 1년간 사용해본 결과 생리통 완화에 확실히 도움이 되었다고 자부하는데 그 이유는 1년 사용 중 일회용 생리대를 사용할때마다 몸의 상태가 나빠졌기 때문이다. 첫 사용에 드라마틱하게 통증이 사라져서 나는 면생리대를 지인들에게 극찬을 하고 다녔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통증이 조금씩 생겨 나길래 생리통 완화는 나의 '생활 습관 개조' 의 영향인가 라는 의심도 했다. 첫 사용전 2개월은 십년만에 부모님집에 지내면서 식습관이 많이 개선 된 뒤였고, 그 이후에는 다시 혼자 살게 살면서 또 바깥 음식과 인스턴트, 편의점 음식들을 종종 접하면서 미미하게 통증이 다시 발발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외근이 몰린 시기에 한 번 일회용 생리대만 사용한 달이 있었는데(외근시에는 짐이 많아져서 면 생리대까지 챙겨갈 여력이 없다), 그 때에는 간만에 강한 통증을 느꼈다. 그 경험으로 인해 다시 생리대에 있는 화학 물질들이 나와 맞지 않아 나에게 통증을 일으켰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추가로 한국에 있을때보다 멜번에서 1년 지내는 동안 나의 생리통은 정말이지 끔찍할 정도 였는데, 이 역시 생리대의 영향이 컸던 것 같다. 한국에 있을때는 그래도 순면으로 되어 있다는 나트라케어라 같은 화학물질이 그나마 덜 들어 보이는 제품을 사용하려고 노력 했었다. 그러나 멜번에 있을때는 경제적으로도 넉넉치 않아서 가격이 우선순위가 될 수 밖에 없었는데, 진짜 사용 하자마자 병 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조악한 제품도 사용해보았다. 그리고 그 때가 생리통이 가장 심했었다. 다른 사람은 모르겠지만, 나는 생리대의 질에 따라 생리통의 강약이 결정되는 것은 확실한 것 같다.


3. 경제적인 이유


많은 여자들이 공감하다시피 생리대값이 만만치 않다. 왜 비싼지는 잘 몰겠지만, 여자들에게는 필수품이라 구매하지 않을 수 없으니깐 가격을 높게 받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듦과 동시에 한국의 생리대 질이 괜찮은 편이라 더 높게 받지 않나 추측을 한다. 그런데 면 생리대는 초기비용이 조금 높은 대신에 그 이후로는 돈이 전혀 들지 않는다. 나의 경우에는  소형 2+ 중형 2 +  대형 2 (요기까지가 세트였음)+ 오버나이트 1을 처음 구매하여 사용하고 너무 마음에 들어 소형 2 + 중형 2 + 대형 2 세트를 한 번 더 구매했다. 그리하여 배송비까지 13만원 정도였는데, 1년 동안 일회용 생리대값과 비슷하다. 대신 면 생리대의 수명이 사용에 따라 3년~5년까지 가능하다고 하니,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저렴함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면 생리대의 경우에는 자주 갈아주지 않아도 되서 이 정도만 있어도 1주기를 무리 없이 사용할 수 있다. 


4. 환경 보호


예전에 한 창 연예인 이효리씨가 블로그를 할 때 면 생리대를 사용한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그 때 처음 알게 되었다. 내가 사용한 일회용 생리대가 내가 죽고 나서도 썩지 않고 지구에 남아 있다는 것을. 생리통 완화 목적도 컸지만, 환경을 보호할 수 있다는 것 또한 면 생리대의 큰 장점이었다. 이건 장점 1번과도 맥락이 닿아있는데, 환경을 보호한다는 생각이 들자 나의 생리현상이 더이상 불결하게 느껴지지 않게 되었다. 환경 보호와 함께 나에 대한 애정이 생겨난다는 점은 또한 매우 좋았다.


5. 착용감


생리통 완화에 큰 효과를 보지 못했던 사람들도 냄새와 함께 극찬하는 부분이다. 일회용 생리대와는 비교 불가로 착용감이 좋다. 나는 그렇지 않았지만 피부가 짓무르는 여성들의 경우에는 이 것 때문에라도 바꿀 수 없다고 한다. 나는 그런 경우는 아니지만, 면 생리대를 계속 사용하다가 어쩌다 일회용 생리대를 사용할 때면 그 차이를 피부로 느낀다.  


6. 개인적인 변화


이 것은 나에게만 해당되는 것인데 나는 면 생리대와 일회용 생리대를 사용할때 생리량이 확연히 차이가 난다. 면 생리대를 사용할때는 생리통도 거의 없고 하루의 생리량도 많지 않다. 대신에 일회용 생리대를 사용하면 생리통과 함께 생리량도 많고 주기도 길어지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연관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주기와 함께 찾아오던 피부 트러블도 함께 없어졌다. 이건 전반적으로 몸의 상태가 조금씩 좋아지면서 생긴 변화 일 수도 있다는 합리적 의심(?)을 한다.


그리고 유일한 단점


그것은 바로 세탁이 번거롭고 귀찮다는 점이다. 아무래도 일회용 생리대보다 손이 더 가는 면이 있는데, 내 개인적으로는  많은 장점이 이 유일한 단점을 뛰어 넘는다고 감히 말한다. 세탁의 번거로움은 단지 사용 후 바로 그때 그때 세탁만 해주면 되는 것으로, 실시간 검색어에 뜬, 내가 누군지도 모르고 있을 모 연예인의 기사를 검색해보는 시간만큼만 투자해서 부지런 떨면 된다. 그간 노하우가 생겼는데, 일단 세탁시에 생리혈이 더이상 나오지 않을 정도까지 빤 다음 세탁 비누를 묻혀서 물이 든 대야에 하루만 넣어두면 된다. 그러고 나중에 세탁기에 돌리든 손 빨래를 하면 되는데, 섬유유연제를 사용하면 방수효과가 떨어진다고 하니 그 점만 유의하면 된다. 가끔씩 과탄산소다를 넣고 삶아주면 진짜 새 것 마냥 깨끗해지는데, 이렇게 되면 섬유가 망가질 위험이 있어서 수명이 줄어든다고 한다. 나는 여태 한 번 삶아봤는데, 그 정도로 평상시 손세탁이 쉬운 편이다.


마무리

면 생리대 사용을 시작한 사람들 중에 그 번거로움을 이기지 못하고 다시 편리한 일회용 생리대로 돌아가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편리함이라는 이면에는 내 몸을 아프게 하고 지구를 아프게 하는 행위가 숨겨져 있다. 나를 위해 사는 삶의 시간을, 나와 지구를 위해 의미있게 사용한다고 생각한다면 그 번거로움과 소요되는 시간들이 더 값지게 느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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