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Apr 2017
페닌슐라로 여행을 가는 첫 날. 하지만 가까운 곳이니 서둘러서 가고 싶지 않았고 그냥 시간 될 때 출발하기로 했다. 아침부터 밥과 커피를 내놓으라는 나의 으름장에 멜번놈은 바쁘게 아침 준비를. 캬캬캬 이제 뭔가 지난 날을 보상받는(?) 기분이다. 너 놀러왔을때마다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겠지?
호텔뷔페 부럽지 않은 거나한 한상. 과일쥬스, 과일, 요거트, 커피. 요거트는 왜 주는거냐니깐 과일에 찍어 먹으라고. 아니 스푼이라도 주던가 이 양반아...ㅋㅋ
그리고 나서 달걀을 어떻게 먹고 싶냐고 물어본다. 절대 만들지 못할 것이라 생각한 수란을 만들어 달라고 했더니 만들 수 있다고 큰소리를 친다. 진짜? 라고 했더니 베스트 쉐프라고 너스레를 떤다. 그리고는 끓는 물에 식초도 넣고 뭔가 있어 보이는 모양새를 하더니 ,결국 이렇게 삶은 달걀-_-을 내놓았다. 수란의 매력은 반숙계란 몰라요???? 네???? 이봐요???? 라고 속으로만 (...) 외쳤다. 이번에는 접시를 뺏기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나저나 아침을 왤케 많이 먹이는 것일까. 내가 아무리 많이 먹어도 그렇지.. 날 너무 잘 알아.
크리스네 집에서 바라보는 풍경. 예쁘다. 그리고 조용해서 참 좋다. 차 지나다니는 소리가 나지 않는 곳에서 살 수 있다니. 부럽다. 우리집은 그렇게나 차소리 때문에 시끄러운데 말이다.
아침먹으며 세월아 네월아 하고 있었더니 도대체 언제 출발할거냐고 뭐라고 하길래 화들짝 놀라서 10분만에 준비를 끝냈다. 히히 나는 준비할 것이 거의 없지롱.
구석탱이에 자꾸 등장하는 녹차김 ㅋㅋㅋ 이번 여행의 숨겨진 주인공인가.
과일같은 간식까지 챙겨 넣으시느라 짐이 한 가득이다. 누가 보면 2박 3일이 아니라 이사가는 줄 알 지경.
나는 이 가방 하나로 끝냈다. 호호호. 여행이야 뭐 카메라만 챙기면 다 아닌가. 그렇게 드디어 출발. 개인기사님에게 전적으로 이번 여행을 위임하고 2박3일 여행을 시작했다.
그리고 처음 도착한 와이너리에서 와인을 테이스팅하고
2017/05/14 - [Siesta/2017 Australia] - [멜번여행] 8. HICKINBOTHAM of DROMANA
다른 곳에서 또 마시고
2017/05/15 - [Siesta/2017 Australia] - [멜번여행] 9.Crittenden Estate
그 다음 와이너리들 에서는 술기운이 돌아서 와인은 못 마시고 입만 다시며 풍경 구경만 하고
2017/05/17 - [Siesta/2017 Australia] - [멜번여행] 11. Port Phillip Estate & Red Hill Estate
조금 쉬어줬으니 맥주를 또 마시고
2017/05/16 - [Siesta/2017 Australia] - [멜번여행] 10.Red Hill Brewery
커피로 술 좀 깨고
2017/05/18 - [Siesta/2017 Australia] - [멜번여행] 12. Green Olive at Red Hill
치즈로 속을 달래며 먹방 여행을 마무리했다. 휴 ㅋㅋ 하루 종일 메뚜기마냥 이곳 저곳 뛰어다녔다 ㅋㅋㅋ
2017/05/19 - [Siesta/2017 Australia] - [멜번여행] 13.Main Ridge Dairy
에어비엔비에 가기 전에 풍경이 예뻐서 잠시 들른 곳. 사진은 별로 안 예쁘지만 ㅋㅋㅋ 실제로는 진짜 예뻤다. 언제 이렇게 예쁜 하늘을 봤나 싶을 정도로. 그리고.. 어딜 가나 사람이 없어서 한적한 덕분에, 정말 제대로 쉬는 기분이 들었다. 한국뿐만 아니라 왠만한 유명하다는 여행지는 사람들로 바글바글 거려서 이게 쉬는건지 일하는 건지 분간이 안 가는데, 이번 여행에는 비성수기+호주 라는 조건이 겹쳐서 정말 잘 쉬는 느낌이었다.
이렇게 이날의 일정(?)을 모두 끝내고 나서는 멜번놈의 친구를 만나러 갔다. 새넌? 이라는 이름이었는데(새넌은 여자 이름 아니냐고 물었더니 살짝 고민을 하고는 여자 남자 다 쓴다고 그래서 한 세번이나 물어봤다. 진짜?? 뭔가 여자이름 분위기인데), 지난 번에 잠깐 웨딩 촬영 일을 한다고 하더니 그때 이 친구 일을 했던 것이라고 그런다. 그럼 새넌이 웨딩 스튜디오를 운영하는거냐니깐 그렇다고. 와이너리를 둘러다니다보니 결혼식이 꽤 많이 열리는 것 같았는데, 이 쪽에서 터를 잡고 일을 해도 수입이 꽤 괜찮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하여 새넌과 새넌의 딸 피파(진짜 이름이 피파냐고 또 세 번 물어봄. 월드컵 피파가 아니라 진짜 사람 이름이 피파냐고 ㅋㅋㅋ 물론 P 였지만 ㅋㅋㅋㅋ) 와 함께 카페에서 소소하게 수다를 떠는 시간을 가졌다. 그런데 나는 영어를 잘 못 알아 먹어서 친절한 발음(개인적으로 호주 토박이 발음은 내게 매우 불친절 ㅋㅋㅋㅋㅋㅋ, 멜번놈의 발음만 친절하다)에 익숙해 있다가 토박이 그대로의 발음을 듣는데.. 진짜 못알아 먹겠는 것이다. 그리고 더 웃긴건 얘도 내 발음을 못알아 먹음 ㅋㅋㅋㅋㅋ 으악. 이제서야 내가 얼마나 엉망진창으로 말하고 있었는지 깨달았다. ㅜ_ㅜ
그렇게 어려운 대화를 잠시 갖고, 나는 그냥 그의 딸 피파랑 놀았다. 피파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색칠놀이 책 같은 것을 하라고 새넌이 시켰는데, 선이랑 아무 상관 없이 그냥 종이에 색칠을 해대서, 새넌이 자기 딸은 암만 해도 그림은 아닌 것 같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상태가 너무 심각했기에 그의 말에 난 육성으로 터졌다.
죄송합니다. 무례한 외국인입니다.
잠을 못자서 grumpy하다는 피파가 견딜 수 있을 시간까지만 함께 하고 자리에 일어섰다. 자꾸 내가방 가르키며 예쁘다고 달라고 해서 진땀을 뺏다. 삥뜯기 기술이 장난아니네 꼬맹이? ㅋㅋㅋㅋ 여행 잘하고 담에 보자며 인사하는 새넌. 그리고 처음 봤지만 너무 깜찍하게 인사하는 피파 ㅋㅋ 아니 근데 진짜 피파가 사람 이름이야?? 나만 이게 웃기냐구 ㅋㅋㅋ
그리고 달려달려 에어비엔비에 도착했다. 여태 와이너리와 브루어리는 Red Hill 이라는 지역이었는데, 숙소는 Mornington 쪽으로 내려왔다. 주인은 산드라라는 영국에서 온 나이가 있으신 아주머니. 일은 안 하고 있는 듯 했다. 그냥 은퇴하고 온건가?
타올로 깜찍하게 코끼리를 접어 놓았다. 우와 이거 어떻게 한 것이지!!!!! 첨 보는 타올접기라 너무 신기했다. 뭐 구글에 검색해보면 나올테지만... ㅋㅋㅋㅋㅋ 당시에는 너무 귀여워서 수건을 사용하기가 아까울 지경이었다. 코끼리 밑에 깔려 있는 것도 뭔가 동남아 삘이고.. 이 아주머니, 동남아 여행가서 뭔가 꽂혔구만 ㅋㅋㅋ
아기자기한 분위기. 아마 사진은 딸이나 아들 가족으로 보였다. 그녀는 왜 영국에서 호주로 이사 온 것일까? 멜번놈에게 물어봤더니 영국 사람들이 호주에 많이 넘어온다고 한다. 왜? 라고 했더니 당연한걸 왜 묻냐는 듯이 영국보다 호주가 살기 좋으니깐 그렇지! 라고 이야길 한다. 그뤠?
에어비엔비는 처음 묶어보았는데, 이렇게 주인과 함께 지내는 경우도 있고 요즘은 상업적으로 조금 변해서 주인은 함께 없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이 곳은 정말이지 고전적인 에어비엔비였다. 산드라는 저녁에 친구랑 펍에서 만나기로 했다고 벽난로만 지펴주고 나갔다.
끼야악. 나의 로망 벽난로. 이거 하나에 이 곳이 마음에 들었다. ㅋㅋㅋ 날씨가 나에게 좀 쌀쌀했는데, 벽난로를 피우자 금새 온기가 돌았다. 은은하게 나무타는 냄새가 나서 참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와이너리에서 사온 와인 부터 바로 개봉. 지금 저녁은 중요하지 않다. 이 와인이 중요한 것이다.
그리고 이 와인은 마지막 한방울을 마실때까지 둘 다 극찬을 마지 않았으니.... 이거 왤케 맛있는거야?????
그리고 멜번놈이 만들어준 파스타. 물론 시판용 파스타 소스로..거기에 시즈닝된 캔 참치를. 외관은 허술해 보이는데 나름 맛있었다. 파스타 면이 매우 가늘었는데, 요거 식감 때문에 더 맛있게 잘 먹었던 것 같다.(조만간 나도 해먹어야지!!!) 둘 다 순식간에 해치우고 난 다음에는 산드라가 보라고 주고 간 DVD 무더기에서 볼 영화를 골랐다. 액션영화가 싫다고 싫다고 했는데도 대사가 많이 없는 영화를 봐야 나도 즐길수 있다며 부득부득 우겨서 다이 하드 4를 봤다. ㅡ,.ㅡ 아놔 난 액션영화도 그닥이고 다이하드 시리즈도 한 번도 안봤다고!!!!!!!! 대사는 핑계고 그냥 지가 액션을 좋아해서 그런 듯 했다. 이때 살짝 삐침.
영화 내내 대사가 없어서 너무 잘 이해되지 않냐고 장난을 치길래, 도망 중이던 두 남자 주인공을 가르키며 쟤네 지금 서로 사랑하는 사이인데 호모포비아들로부터 그들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서 도망가는 것이냐고 나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것 맞냐고 장난을 쳤더니, 그 장난이 마음에 들었는지 영화 끝날때까지 영화의 내용을 일부러 잘못 해석하며 끝까지 시청했다. ㅋㅋㅋ 이런거 보면 둘다 참 유치한 것이 죽이 잘 맞는다.
영화를 보면서 와인 한 병을 거덜내고 브루어리에서 사온 맥주 오픈 시작. ㅋㅋㅋ 둘 다 또 이 맥주는 왜 이렇게 맛있는거냐며 칭찬일색. 그렇게 여섯병 중 세병을 해치웠다..
그리고 다른 영화를 골랐다. 이번에는 나 보고 싶은 것으로 고르라길래 아이언맨 2를 골랐다. 왜 그걸 고르냐니깐 주인공이 너랑 달리 잘생겨서 골랐다고 친절하게 답변해주었다.. 중간 쯤 보고 있을때 산드라가 들어와서, 산드라가 자기도 아이언맨 좋아한다고 하여 셋이서 같이 영화를 봤다. 원래 에어비엔비는 이런 분위기인가 ㅋㅋㅋ 뭔가 훈훈하고 뭔가 어색하고... ㅋㅋ
영화가 끝난 다음에는 정리를 하고 취침에 들었다. 원래 낯선 곳에서는 잠을 쉽게 들지 못하는 성격인데, 아침부터 술을 마셔댔더니 잠이 아주 솔솔 오는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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