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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오늘도 맑음

[미니멀리즘] 20. 이사가며 처분한 것들

by 여름햇살 2018. 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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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다 버려버린 이후로 내가 가진 것 중에 버릴만한 것이 없었다. 그러다 이번에 이사가기전에 몇가지 더 처분했다. 재사용이 불가능한 제품들로만 ㅎㅎ

2010년에 샀던 코트. 그때에는 항상 정장만을 입고 다녔고, 그래서 나는 몸에 핏하는 코트를 좋아했다. 그래서 샀던 아이였는데, 나랑 잘 어울려서 매년 겨울을 입었다. 그리고.. 드디어 소매 끝이 헤지기 시작했다. 이번 겨울에 처음 이 놈을 입은 순간, 이 아이는 진짜 버려야겠다 라는 생각을 했다. 이 아이를 버리는 대신 질 좋은 회색의 캐시미어 코트를 구매했다. 이건 울이었는데 8년 입었으니, 이번에 산 건 16년은 입어야지.. ㅋㅋ 

​반스 운동화와 발아픈 구두. 반스 운동화는 호주에서 친했던 매니저님과 같이 샀던거라 버리기 싫었는데, 평발인 나는 아무래도 안되겠어서 그냥 버리기로 했다. 그리고 친구랑 클럽 간다고 그 자리에서 즉흥적으로 샀던 구두. 집순이인 나는 이제 힐을 신을 일이 없으니 안뇽. 

​이건 상태가 너무 심각해서 작년부터 신지는 않았는데 버리는걸 자꾸 잊어 먹어서 갖고 있던 단화. 2011년에 구매했던 것 같다.  

뒤축 굽이 이지경이 되었다니. 나도 대단해. ​그나저나 검정 단화를 하나 사야되는데 언제 사러가지? 쇼핑이 정말 귀찮다 귀찮아. 버리기는 잘 버리는데 사는게 귀찮아서 신고다닐게 없다.


그리고 드디어 다 썼다 이 향수! 이걸 없애고 겨우 내가 좋아하는 3개의 향수 (에르메스 보야지, 샤넬 넘버 5, 엘리자베스 아덴 그린티) 로만 남았다. 아, 생각해보니 어제 선물 하나 더 받았구나. 다시 4개가 된 향수. 나는 이 4라는 숫자에서 벗어날 수가 없는 것인가. ㅋㅋㅋ


이건 꽤 오래전에 성경도 읽고 영어 공부도 하겠다며 샀던 영어 바이블. 그냥 영어책을 갖다줘도 100% 소화 못하는 인간이 무슨 욕심으로 이걸 샀을꼬.......  이것도 처분.


이사하면서 짐을 늘리기 싫어서 진짜 매의 눈으로 버릴 것을 찾아 다녔는데 진짜 버릴 것이 없었다. 내가 생각해도 2년간 정말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며 살았다. 하핫. 회사에서 친한 사람이 미니멀리즘은 100개의 에코백을 버리고 1개의 에르메스 버킨백을 남기는 것이지, 우리같이 없는 애들이 갖고 있던 10개의 에코백을을 미니멀리즘 하겠다고 버려버리면 비닐봉다리 들고 다녀야 된다고, 그런거 하는거 아니라고 했던 말이 생각난다. ㅋㅋㅋㅋㅋㅋ


나에게 미니멀리즘은 그저 가짓수만 적게 가진다는 의미는 아니다. 적당히 필요한 만큼의 물건을 양질로 구입하고, 그걸 아끼며 오래 사용하는 것이다. 나는 가짓수에 연연하는 것보다 내 행위로 의미를 만들고 싶기 때문이다. 가령 나는 청소기가 없는데, 그 이유는 내가 어지럽힌 방을 청소한다는 이유로 전기를 사용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걸레를 빨아 내가 움직이며 집안을 청소하는 것이 더 의미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는 이 미세먼지가 심각한 서울에 살면서도 집에 공기청정기가 없다. 미세먼지가 많은 것은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 이유 중 하나는 공장 운영이 있을 것이다. 공기청정기 또한 미세먼지를 발생시키는 그 공장에서 나오는 것일 것이다. 그런데 내가 아는 지인은 미세먼지때문에 외출도 잘 하지 않고 집에서 공기청정기에 붙어 지내는데, 집에서 청소를 할때 걸레를 빨기 싫어서 물티슈로 한다고 한다. 그 물티슈는 동네 뒷산에서 캐온겁니까? (아 나는 물티슈도 안쓴다. 손수건을 쓴다)


근데 이렇게 이빨 털지만 내가 원하는 나의 모습이 되기에는 아직 멀었다는거~~~!! 노력하는 이 아름다울것이니, 계속해서 노력해야지.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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