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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esta/2016 Shanghai

[상해여행] 7. 타이캉루 텐쯔팡, 신천지, 대한민국 임시정부, 딘타이펑

by 여름햇살 2016. 10.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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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Sep 2016


쓰난맨션에서 길을 따라 쭈욱 내려 오면 다푸치오 역에 도착할 수 있다. 다푸치오 역 근처에는 아기자기한 가게들로 유명한거리인  '타이캉루 텐쯔팡' 이 있다. 

​요건 지하에 있던 큰 수퍼마켓. 역시나 나의 관심사는 주류. ㅡ,.ㅡ  그런데 한국에 비해서 별로 가격이 싼 것도, 종류가 다양한 것도 아니었다. 물만 하나 구입하여 바로 텐쯔팡으로 이동했다.

​사람들이 득실득실. 엄마가 저 구멍(ㅋㅋㅋ)으로 사람들이 들어가는게 뭔가 볼거리가 있는 것 같다며 가보자고 했는데, 그 구멍이 타이캉루 텐쯔팡으로 향하는 구멍이었다 ㅋㅋㅋㅋ

​아기자기한 가게들이 많은 것이 제대로 여성 취향. 나 개인적으로는 처음에는 이래저래 구경하는 것이 신선하고 재미있긴 했는데, 더운 날씨에 사람들에 이리저리 치이다보니 진이 다 빠져버렸다. 이곳만의 특징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냥 요즘 소위 서울의 핫 플레이스라고 불리는 왠만한 곳이 다 이런 분위기라서, 그리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이제 확실히 나의 여행취향은 자연경관으로 기울었다. 

그래도 나쁘지 않았던 것은, 골목골목을 돌아보며 상인들을 통해 상해인들의 사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는 점이었다. 

​요렇게 널려 있는 빨래 구경들도 재미있고. ㅎㅎ 대부분 상점이었는데, 딱히 살만한 것은 없었다. 음식점도 꽤 있었는데 두번의 테러로 아무것도 먹고 싶어지지 않은 상태였다...ㅡ,.ㅡ

​그리고 지하철을 타고 넘어온 신천지. 별로 새로울 것이 없다고 느껴지는 고층 빌딩 숲. 그래도 빌딩의 외관이 획일적인 서울보다는 확실히 구경하는 것이 재미있다. 일단 서울보다 건물이 높기도 높았다.


 여자들이 좋아할 것 같은 그냥 그런 유럽풍 분위기. 그렇다고 나는 여자가 아니냐, 그건 아니지만, 사실 90년대에나 이런 풍경을 보면 두근두근대겠지만, 유럽도 여러차례 다녀와서 그런지 사실 별 새로운 것은 없었다.  중국에 왔으니 중국스러운 것이 더 좋다고 느끼는 1인으로, 많은 사람들이 칭찬한 신천지가 나에게는 그냥 그랬다. 저녁에 예쁜 조명들과 맥주 한잔하면 좋을 곳이 많이 보였지만, 글쎄 그런 곳은 서울에도 많다 라고 시니컬하게 반응하게 된다. 차라리 호러블했던 고기파이가 더 기억에 남는다. 하핫.


그리고 신천지 근처에 그 유명한 상해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있다. 엄마와 함께 그 곳으로 이동했다가 어마무시한 한국인 단체 관광객들의 러시를 받아 이산가족 될뻔했다. ㅎ ㄷ ㄷ 그렇게 좁은 장소에 많은 인원이 있는 건 처음이었다. 한국의 중년 남성분들이 단체 여행 오셨는지.. 거의 100명 가까운 인원이 통솔자의 제어권 밖에서... ㅎ ㄷ ㄷ 


​반가운 한글. 대한민국 임시정부. 멀리 타지에까지 고국의 독립을 위해 애쓴 우리의 조상들. 어떤 사람으로 태어나면 그럴 수 있을까 매번 감탄한다. 나란 인간은 10번을 죽었다가 다시 태어나도 그런 깜냥을 갖지 못할 것 같은데 말이다.

​이 와중에 엄마는 저 옷들 보라며.. 이 먼지속에 저렇게 빨아 놓은 옷 다시 먼지로 지저분해지게,  왜 사람 많이 지나다니는 골목에 걸어 두냐며 궁시렁 궁시렁 ㅋㅋㅋㅋㅋㅋ 우리 엄마의 결벽증은 남의 집 빨래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좁디 좁은 전시관을 둘러보다가.. 진심으로 울컥해서 눈물 한바가지 쏟았다. 나이가 들더니 쓸데없이 눈물만 많아지는 것 같다. 안내 문구를 따라 읽는데 뭐가 그리 울컥거리는지 정말.. 주책이다. 


많은 사람들의 희생으로 겨우 지켜낸 대한민국, 그리고 그 국민인 나는 그 사람들의 희생이 아깝지 않을 만큼 내 조국을 사랑하는가, 혹은 그럴 자격이 있는 사람인가 등등 너무 지나친 생각에 빠졌다. 나도 뭔가 의미 있는 행위를 하고 타인에게 도움이 되는 존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만, 다른 한편으로 나는 그럴 용기가 있기나 한 것인지 다시 자괴감에 빠진다. 능력보다 용기. 생각해보면 나는 촛불집회 한번 나가지 못한 겁쟁이일뿐인데 말이다.

​다시 돌아오는 길에 발견한 사인. 한국어 됩니다. 한국어로 주문하면 10% 할인해준다는 이야긴가?


그리고 신천지에서 찾은 딘타이펑. 하아..... 드디어 제대로 된 식사를 하게 되는구나하며 어찌나 기대했던지. 

​오렌지 주스. 한 모금 마시더니 엄마가 이게 주스라고. 그 설탕물탄 망고주스는 주스가 아니었다며 한탄을 ㅋㅋㅋㅋㅋㅋㅋㅋ 엄마 미안. 

​깔끔한 맛의 완탕면. 진짜 최고였다. 

​딘타이펑의 스페셜리티, 샤오롱바오. 내가 기억하던 그 맛 그대로다. ㅠㅠ 잡내도 나지 않고 깔끔한 맛의 샤오롱바오. 엉엉. 나는 이걸 기대했었다고.

그리고 볶음밥. 둘이 먹기에는 메뉴가 좀 많았지만, 그래도 상해와서 처음 제대로 먹는 식사에 감동의 눈물을 흘리며 싹싹 긁어 먹었다. 다행히 엄마도 진짜 맛있다고 극찬을 하셨다. 그래, 상해 여행에서 상해 음식은 무슨.. 그냥 안전한 것을 먹어야지. 어느 나라에 여행을 하던 그 나라 음식을 즐겨 먹는 나였는데, 중국은 정말 넘사벽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이 뒤로 절대 중국 음식을 먹지 않았지..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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