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Sep 2016
호텔에 짐을 내팽겨 치고 관광시작. 맘 같아서는 저녁까지 호텔 침대에 드러누워 잠만 자고 싶었지만, 눈을 말똥말똥 빛내는 어무니를 보니.......... 아....... 모시고 나가야겠구나 라는 압박감이 느껴졌다. 하긴, 불살라 놀려고 왔는데!!!!!!!!! 발이 닳도록 싸돌아 다녀야지!
날씨가 흐려서 이른 시간임에도 어둑어둑했다. 단순 번화가였지만, 분위기가 다른 곳과 조금 달랐다. 이정도면 상해여행도 재미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생각해보니 맨날 극한체험을 하는 여행을 해서그런지 대도시여행이 간만이었던 것이다. 엄마도 사람 북적거리는 이국적인 풍경에 조금 신나신 듯 했다. 암, 여행은 뭐니뭐니해도 사람구경이지. 그런 점에서 중국은 사람구경하기 제일 좋은 나라이다.
이 주변에 이렇게 사람들이 줄을 서 있는 가게가 딱 3군데가 있었는데, 진짜 말도 안되게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어서 보는 것만으로도 질려버렸다. 첨에는 저것들이 뭘 먹나 우리도 같이 서 있어보자 라는 생각에 제일 짧은 줄을 서 있었는데 그냥 5분 기다리다가 이동했다. 아무리 맛있다 한 들 5분 이상은 안 기다릴래요................ 숙소와 가까우니(1분거리), 다음날 아침에 잽싸게 와서 기다리자며 지하철역으로 이동했다.
북적북적한 인민광장역. 중심지라 그런지 사람이 진짜 많다. 엄마보고 여기서 잃어버리면 한국 못 찾아오니깐 내 뒤에 단단히 붙어 있으라며....... ㅋㅋㅋㅋ
가이드책 믿고 난징동루역에서 내렸는데....... 예원까지 너무 멀어서 죽을뻔했다. 상해는 은근히 컸다. 아니 그냥 컸다. 유럽처럼 좀만 걸어가면 다 나오는 그런 도시가 아니었다. 아놔.... 지하철역에 있던 직원의 도움을 받아 어찌어찌 출구 방향을 가늠하여 밖으로 빠져나갔다. 생각보다 지하철역 직원들이 영어를 잘해서 도움을 꽤 받았다. 그런데 친절하지는 않다. 매우 퉁명스러움......... 무서웠다. ☞☜
귀가 닳도록 들은대로, 상해는 건물을 보는 재미가 있었다. 그냥 별거 없이 걷기만 걸어도 독특한 모양의 건물을 구경할 수 있다.
엄마 표현에 의하면 왕관 모양의 빌딩. 엄마는 요 빌딩이 예쁘다고 한다.
상해의 클래스. 건물 공사 짓는데 대나무로 안전장치 만들어 놓음............ 아,안전장치 맞죠?
난 무서워서 이 안으로 들어가도 되는 거냐고 잠시 멈췄는데, 시크하게 통과하시는 어무니.
높은 건물이 아니더라도 건물이 예쁘다. 프랑스에 점령당했던 시절이 있어서 이런식의 유럽풍 건물이 꽤 많다. 정말이지 프랑스는 알면 알 수록 대단한 나라다. 여기까지 쳐들어오다니.. 뭐 영국도 그렇긴 하지만..
멀리 보이는 고층건물들. 저 곳은 다음날 가기로 했다.
그리고 도착한 예원지역. 난징동루역에서 30분은 걸어야했다. 오는 도중에 심하게 오토바이 사고가 날뻔해서, 그 이후로 길을 걷는 것이 무서웠다. 오토바이가 횡단보도 신호 무시하고그냥 돌진해서 엄마와 부딪칠뻔했는데, 내가 엄마를 잡아 당겨서 겨우 사고를 면했다. 물론 오토바이 운전자는 사과도 없었다. 이런 점은 정말이지 싫다. 시민의식 운운하고 싶지 않지만, 이런 면에서 중국은 정말 후진국이다.
옛 중국식 건물들의 모습에 넋이 나갔다. 우리나라의 전통 가옥들은 모두 단층인데 반해, 중국식 건물은 목조 건물임에도 꽤 고층인점이 신기했다.
이 곳은 예원 상점거리. 관광지 답게 엄청나게 다양한 품목들이 판매되고 있었는데, 좀만 걷다 보면 다 똑같은 물건들이 판매되고 있는 것이 눈에 띄인다.
관광객이 득실득실. ㅋㅋㅋㅋ 나도 요렇게 팔을 들어 사진을 열심히 찍었다. ㅋㅋ
예원안에 돈 주고 들어가고 나서야 이 곳 밖이 더 예쁘다는 것을 알게 됨.. 하하.
내부는 볼만하긴 했는데 와 엄청 대단하다 이럴만한 것은 또 없었다. 5시 30분에 문닫는다고 해서 4시 50분에 들어가서 고속으로 보고나왔다. 차분하게 산책하며 이것저것 보면 볼만하겠다는 생각...........은 무슨 사람득이 북적거려서 차분하기도 힘들었고, 이것 저것 다 똑같아 보여서 조그 ㅁ둘러보니 금방 집중력이 떨어졌다. 큰일이다. 갈수록 여행에 흥미도가 떨어지는 것 같다. 난 이제 어딜 가도 이제 한국, 그리고 우리집이 제일 좋다.
난 사진 찍는 것에 관심이 없어서 엄마 사진이나 찍어 드리고... ㅋㅋ 전용 사진기사로 빙의했다.
이쪽은 좀 볼만했다. 물은 정말이지 더러웠지만(녹조라떼를 상해까지 와서 보다니), 그래도 풍경은 확실히 예뻤다. 예원이 첨에 공공장소인 줄 알았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개인 정원이라고 한다. 정말 부자인가보다. 부럽..
기와마다 요런 장식물들이 올라가 있었던게 인상적이었다. 엄마가 알려줘서 발견한 조각상들.
엄청 오래된 은행나무.
요 물결치는 기와가 인상적인 건물. 이것도 엄마가 말해줘서 알게 되었다. 확실히 울엄마는 관찰력이 아주.. 그리고 난 이주간의 피로가 몰려 있어서 비몽사몽 상태이기도 했다. 이날 커피를 한 잔도 마시지 못해서 그냥 가수면상태로 돌아다녔다.
멋진 다리. 요런데 한복입고 부채로 얼굴 가리며 걸어줘야 제맛인데(?).......
독특한 바위가 신기해서 한 번 찍어보았다. 조각인가???
후다닥 예원 구경을 끝나고 바깥으로 나가 상점들을 구경했다. 그리고 훨씬 더 재미있었다............. 핫핫.
물건들은 모두 시덥잖은 것들이었지만, 사실 여행의 묘미는 그 시덥잖은 것들을 구경하는 것 아니겠는가. 하하. 이건 뭐고 저건 뭔가 하면서 엄마랑 둘이서 신나게 구경했다.
귀여운 텀블러들. 중국에는 차를 많이 마시는 문화여서 그런지, 실제로 사람들이 물병을 많이 가지고 다녔다. 그래서 요런 텀블러가 인기 상품인 것 같았다. 개인적으로 텀블러를 좋아해서 하나 살까 봤는데 딱히 맘에 드는 것은 없어서 아무것도 구매하지 않았다(대신 나중에 샀다, 안 사진 않음.......)
차들도 가득. 캬.. 난 진짜 이 곳에서 나가고 싶지 않았다. ㅋㅋㅋ
예원 상점거리에 있는 유명한 만두가게. 가이드북에서 말한 것처럼 사람들이 줄을 서서 이걸 먹겠다고 기다리고 있었다. 얼마나 맛있는 샤오롱바오길래 이 난리들이냐며 엄마와 나도 합류했다. 1층은 테이크아웃 전용이라 우리는 2층 가게로 들어갔는데.. 꽤 많은 사람들이 자리가 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카운터에서 먼저 계산하고 자리에 앉아 있으면 종업원이 가져다주는 시스템)
사람이 많아서 그냥 나갈까 하다가, 이정도면 맛이 궁금해서라도 먹고가야겠단 심정에 꿋꿋이 기다려서 자리를 잡게 되었다. 그런데.. 위생이 정말 개판이다. 진짜 진짜 더럽다. 이미 계산은 했지만 그냥 나갈까 라는 심정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그냥 자리에서 기다렸다.
그리고 한참을 기다려서 받은 샤오롱바오. 흠... 흠.. 흠.. 도대체 왜 여기가 맛집인지 전혀 모르겠는 맛이다. 일단 돼지고기 잡내가 너무 심했다. 속이 촉촉하지도 부드럽지도 않았다. 엄마는 두어개 집어 먹고 그냥 젓가락을 내려 놓으셨다. 하아.......... 그냥 내사랑 딘타이펑 말고는 샤오롱바오를 먹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악세서리 노점. 큐빅들이 조명에 반짝거리니, 예뻐보여 기웃기웃 거렸는데 상태가 조악하다. 역시 여긴 중국인가..........ㅋㅋ
에그타르트. 만두 땜에 상한 입맛을 달래려고 했으나 이것도 계란 비린내가 심하다.
주변이 어두워지자 조명때문에 예원의 거리가 더 예쁘게 변했다.
마지막으로 시도한 망고쥬스. 한 모금 마시고 엄마와 나는 그냥 쓰레기통에 처박아버렸다. 예원에서는 뭘 먹어야 하나요? ㅠㅠ
그리고 요거트. 3연패를 했지만 엄마와 나의 음식에 대한 호기심은 멈추지 않았으니. 엄마가 저 꿀단지 같은 건 뭐길래 사람들이 들고다니냐고 한 번 물어보라고 그런다. 뭐냐고 물었더니 요거트란다. 그럼 맛 보자며 하나만(이번엔 하나만 샀다) 샀는데, 찐한 요거트가 맛있었다. 그렇다. 예원에서 제일 맛있는건 요거트였다.
예원의 밤 풍경은 소문대로 예뻤다. 조명과 옛 건축물들이 어우러져 산책하며 구경하기 좋았다. 먹은 것들이 맛있었더라면 더 좋았겠지만...........
저 멀리 보이는 동방명주의 조명. 봐도 봐도 예쁜 건물이다.
호텔까지는 다시 걸어서 왔는데, 화려한 야경때문에 꽤 먼거리임에도 힘든지 모르고 열심히 걸었다. 몇 주치의 피로가 쌓이고 쌓여서 죽을 맛이긴 했지만, 터키 여행 이후로 처음으로 엄마와 단 둘이 나온 여행이라 조금 신나 있었다.
예원에 있던 가게에서 사온 펑리수. 펑리수는 대만과자인 줄 알았는데 맛있어서 그런지 요렇게 판매하고 있었다. 맛은 대만에서 사온 것과 비교가 안 되었지만, 그래도 먹을 만했다. 아마 이 날 시도했던 음식 때문이리라........하하. 다시 대만에 가서 먹부림 여행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호텔에서 내려다보는 난징동루 거리. 암만 생각해도 이번 상해 여행에서 베스트는 호텔이었던 것 같다. 밖에 나가면 개고생이니깐........ 허허. 엄마와 야경이 예쁘다며 소파에 앉아서 한참을 야경을 내려보고 수다를 떨다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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