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불친절한 감상자

영화 부산행

by 여름햇살 2016. 10. 22.
반응형



이 영화가 더욱 무서웠던 이유는 알 수 없는 이유로 살아남기 위해 도망쳐야 했다는 것이다. 논리적으로 설명가능한 상황에서 목숨을 걸고 도망쳐야 하는 상황이라고 크게 달라질까 라는 생각이 들지만, 확실히 아무정보가 없는 상태가 더 무섭다. 원인을 모르기에 해결책을 찾을 수 없으며, 해결책이 없다는 것은 곧 죽음을 의미한다. 


재미있게는 보았지만, 영화 자체로서는 한국의 냄새가 진하게 풍기는 점이 꽤 거슬렸다. 뻔한 인물들로 뻔한 전개가 펼쳐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인상이 깊었던 것은, 한국의 현주소를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인정하고 싶지 않은 부분을 들처낸 감독은 무엇을 밝히고 싶었던 것이고, 어떤 결말을 원했던 것일까. 


갑자기 나타난 좀비 바이러스로 인해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것은, 각박한 한국의 현대인들을 나타내기도 한다. 나만 살겠다는 이기주의 또한 요즘 대두시되는 심한 경쟁으로 인한 이기주의를 암시한다. 그 와중에 타인을 돕고 자신을 희생하는 모습은 아직 우리의 삶이 지옥 불구덩이만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어한다. 감독은 태아와 어린아이로 미래에 대한 희망의 씨앗을 남겨 놓았지만, 실제 우리 한국도 그럴까? 300명의 씨앗을 가라앉힌 나라에서 과연 영화와 같은 결말을 가질 수 있을까는 회의감이 남는 영화였다. 

반응형

'일상 > 불친절한 감상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책 총균쇠  (2) 2016.11.09
책 왓칭 신이 부리는 요술  (0) 2016.11.06
책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0) 2016.11.05
영화 브리짓 존스의 베이비  (0) 2016.10.29
책 내몸 젊게 만들기  (0) 2016.10.19
책 궁극의 미니멀라이프  (0) 2016.10.18
책 식탁 위의 세상  (0) 2016.10.17
책 티타임 사이언스  (2) 2016.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