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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음식일기

대치동 반룡산

by 여름햇살 2017. 7.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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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말고사가 끝난 날. 코엑스 별마당 도서관에 들렀다가 점심을 먹으러 선릉역 쪽으로 넘어왔다. 맛집 프로그램을 믿지 않는 편이었는데, 최근에서야 수요미식회에 나온 곳들은 괜찮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포털의 의미없는 광고 블로그에 나오는 맛집보다야 훨씬 안전한 수요미식회 가이드를 따라 ㅋㅋ 대치동에 있는 반룡산으로 오게 되었다.


​함흥음식 전문점이라고 한다. 포스가 물씬물씬. 이 근처에 회사를 다니는 친구는 점심시간에 종종 간다고 한다. 본인이 먹어본 메뉴는 다 맛있었다고 한다. 맛있긴 맛있는 모양. 

혼자서 먹을 수 있는 것은 면종류 뿐이라 냉면을 시켰다. 그리고 주문후에서야 이집은 회냉면이 맛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냉면은 진짜 맛있었다. 최근 먹어본 것들과 비교하자면 맛의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최고였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내가 먹은 것은 다 4,900~7,000원 짜리 냉면이었다. 9,000원짜리 냉면과 비교하기에는 가격에 미안해해야 하는 것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나저나 이 곳은 참 혼밥하기 좋지 않은 곳이었다. 음식이 맛있고 장사가 잘 되서 손님이 많은 것은 알겠는데.. 테이블이 있는데도 혼자라니깐 좌식 테이블로 안내를 했다. 내가 허리가 좋지 않아서 테이블에 앉으면 안되겠냐고 물었더니 아주머니가 알겠다 안된다 말도 없이 그냥 나를 쳐다만 보았다. 내가 냉면을 먹을 것이고 빨리 먹고 갈테니 테이블에 앉으면 안되겠냐고 다시 한 번 말했는데도 아무 반응이 없어서 그냥 테이블에 앉았다. 뭐지? 그런데 그와중에 나가지도 않고 굳이 먹겠다고 앉은 나란 ㅋㅋㅋㅋ  하지만 그러기엔 아침도 못 먹고 시험친 상태로 맞이한 점심이기에 다른 곳으로 갈 힘도 없었다.....


뭐 더 황당한 것은 냉면을 안내받고 사진을 찍어 인스타에 올리고 먹으려고 했더니 서빙해주시는 아주머님 중 한 분이 내 옆에 서 계셨다. 뭐 다른 테이블의 서비스를 위하여 대기하기 위해 서 있었다고 하기에는 그 곳은 너무나 사람들이 오가는 길목이었다. 완전 눈치 보여서 나는 문자 그대로 냉면을 마셨다. 인스타에 올린 시각과 내가 카드 계산한 시간 차를 보니 6분이었다. 그렇다, 눈치보여서 6분만에 냉면 마시고 왔다. 눈치 보여서 육수는 맛도 못 보고 그냥 냅두고 왔다. 


우리집 근처에 4,900원 짜리 냉면을 파는 곳이 있다. 맛은 그냥 특징 없는 냉면인데 서비스가 끝장 난다. 아주머니가 처음 퍼다 주신 김치를 내가 다 먹었는데, 서빙하시며 돌아다니다가 내 테이블 위를 보시더니 김치 다 먹었냐고, 여긴 셀프니깐 먹고 싶은 만큼 더 먹어도 된다며 본인이 접시를 가지고 가셔서 김치를 잔뜩 퍼다 주셨다. 나는 그 느낌이 참 좋았다. 4,900원짜리 냉면이지만 서비스는 49,000원 짜리였다. 아무리 맛있는 냉면집이라고 한 들, 우리 집 근처 그 냉면집이 내게는 최고인 듯 하다. 여름 끝날때까지 거기만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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