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전당에서 라이프 사진전 관람후 방문한 카페. 옛날에는 예술의 전당 방문후에는 항상 관람 후 맞은편에 있었던 커피그루나루에 들어가 혼자 도록을 보면서 커피를 즐겼었다. 은근 사람이 적은 카페였기 때문이다. 그러다 커피그루나루가 없어진 이후로는 옆에 있는 스타버스로 갔었는데, 커피그루나루와 달리 사람이 너무 많아서 별로였다. 이번에는 어딜 가볼까 하는데 예술의 전당 안에 위치한 테라로사가 눈에 보였다. 그 곳에서 커피를 즐기고 싶었는데, 만석에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가게 내부가 소음으로 울리고 있었다. 소란함에 혼이 나가서 주변 카페 검색을 해보았는데 '고종의 아침'이라는 카페가 눈에 띄였다. 이름이 독특해서 후기도 제대로 읽지 않고 무작정 방문했다.
고종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가게의 이름이 예쁘다. 고즈넉한 카페의 모습. 전체적으로 방문객의 연세(나이라고 하기엔..)가 높았다. 내가 가장 어려 보이는 듯했다. 가방이 무거워 테이블에 먼저 내려 놓았는데 메뉴판을 가져다 준다. 메뉴판을 가져다 주는 카페라니. 옛날 생각이 나면서 기분이 좋아졌다. 메뉴판을 가져다 주길래 주문도 받는 줄 알고 멀뚱멀뚱 기다렸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오질 않는다. 계산대에 가서 여기서 주문을 하는 거냐고 물었더니, 가게 주인으로 보이는 여자분이 일행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 아니냐고 묻는다. 웃으면서 혼자 왔다고 하고 주문을 했다. 주인분 인상이 좋아보여서 기분이 좋았다.
아르바이트생이 저그에 온도계를 꽂아서 물 온도를 확인하고 드립을 했다. 나도 온도계를 사서 커피 내릴때랑 차 우릴때 써야겠다. 하나 있던 것은 고장이 나버렸다. 최근 들어 물의 온도가 중요하다는 것을 체감중이다. 같은 원두로 내가 내리는데도 물의 온도에 따라 맛이 완전 다르다.
직접 로스팅하는 카페. 메뉴가 많았는데 그냥 하우스블렌드로 주문해봤다. 간만에 달달한 디저트가 먹고 싶어서 브라우니도 같이 주문을 했다. 가격대가 꽤 높은 편이었다. 으르신들 오는 곳이라 그런가?
핸드드립 치고 조금 평범했다. 핸드드립인데 탄맛이 많이 도는 것이 아메리카노라고 해도 믿을 듯 했다. 그렇다고 커피 맛이 나빴다는 것은 아니다. 하우스블렌드다 보니 그냥 익숙한 맛으로 블렌딩 된 듯 했다.
브라우니 아이스크림. 쫀득쫀득한 브라우니가 진짜 제대로다. 달지도 않다. 개인적으로 브라우니가 커피보다 더 괜챃았던 것 같다. 커피는 다른 원두를 골랐으면 좀 더 나았으려나?
쿠키도 하나 가져다 주신다. 갓 만들었는지 따끈따끈하다. 버터향이 많이 나서 좋았다. 괜한 서비스에 감동받았다.
연령 있으신 분들이 많이 와서 조금 시끄러웠는데(아저씨 한 분이 목소리가 엄청 우렁차..), 그 분들이 나갈 때까지 버텼다. 그리고 나서 조용해진 가게 내부는 정말 좋았다. (역시 버티는자가 이길지어니..) 의자가 너무 편해서 5시간동안 앉아서 책을 읽었다. 아마 내 다리길이랑 상체 길이에 최적화된 의자였나보다. 이제부터 예술의 전당 올때마다 오는 카페로 여기를 정해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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