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후배 한명이 서울대입구역에 살고 있다. 같은 필드에서 일을 하고 회사도 가깝고 사는 곳도 가깝고 생각하는 것도 비슷한데 이상하게 만남의 횟수가 그리 높지는 않다. 요즘은 주변 사람들의 중요함을 나날이 깨닫고 있어서, 주변인들을 자주 만나려고 노력 중이다. 그 일환(?) 중 하나로 동네 친구와 주말에 브런치 즐기기. 이 곳은 거주민이 추천해주는 브런치 가게였다.
작은 내부에 오픈키친. 환기가 잘 되지 않는지 요리를 할 때마다 매캐한 연기가 가게를 가득 채웠다. 그 것이 단점이었다. 처음에 이 곳(2층)으로 올라 왔을때 자리가 좁아서 지하로 가겠냐고 묻길래 그냥 이 곳에 앉겠다고 했는데, 식사를 하고 나서야 왜 지하로 안내하려고 했는지 이해가 되었다.
기본적인 브런치. 메뉴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다. 야채들이 잘게 채썰려 있는 것이 매우 독특했다. 그래서 먹기 좋았다. 빅모힝 굿모힝 이라는 이름의 메뉴였던 것 같다.
요건 만조 샐러드? 라는 이름이었던 것 같다.
사진고자는 아무리 찍어도 예쁘게 나오지 않고.
한 때 '브런치'라는 음식이 굉장히 Fancy한 음식으로 유명했던 때가 있다. (지금도 그런 음식점이 많기는 하지만) 제대로 된 브런치라는 메뉴를 먹어 본 것은 2010년이었던 것 같다. 브런치가 뭔지도 잘 모르고 고작해야 미드 섹스앤더시티에서 주인공들이 아침에 먹던 음식들로 인식을 하고 있었던 때이다. 아침일찍 잘 차려 입고 화장도 하고 한 껏 먹을 부리며 주말마다 잘나가는 도시여자는 이렇게 브런치를 즐겨야 한다며 부지런을 떨었었다. 그리고 손님의 욕망을 충족시켜주기 위해서인지 그런 곳의 음식들은 하나같이 플레이팅이 훌륭했고, 맛 또한 매우 섬세했다.
그런 곳에 비하면 이 곳은 매우 평범한 음식점이다. 플레이팅이 화려하지도 않고, 음식 맛 또한 평범하다. 그럼에도 이 곳이 좋은 것은, 아침에 일어나 화장기 하나 없는 얼굴로 집에서 입던 옷으로 부담없이 친구를 만나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곳이었던 것이다. (물론 한 껏 먹을 내고 온 사람들도 많았지만) 나의 있는 모습 그대로 친구와 만나 아침을 즐길 수 있는 시간과 장소 그런 곳이 요즘의 나는 더 좋은 것 같다. 내년에 서울대입구쪽으로 이사를 갈까 고민 중인데, 가게 되면 더 자주 가야지.
'일상 > 음식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해방촌 카페 오랑오랑 (0) | 2017.09.08 |
---|---|
해방촌 카페 론드리 프로젝트 (2) | 2017.09.07 |
해방촌 기프트 오브 네이처케밥 (2) | 2017.09.07 |
신촌 미분당 (0) | 2017.08.26 |
창원 카페 글래드 커피랩 (0) | 2017.08.15 |
창원 상남동 도토리찬들 (2) | 2017.08.15 |
서초 예술의 전당 고종의 아침 (4) | 2017.08.05 |
창원 카페 남자커피 (0) | 2017.07.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