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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esta/2011 HK

[홍콩여행_2011/05/04] 1. 홍콩의 페닌슐라 호텔, 애프터눈 티.

by 여름햇살 2013. 9.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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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심차게(?) 계획했던 남미 여행기는 올릴 생각 안하고, 지난 여행 사진 뒤적거리며 업데이트 중. ㅎㅎ 그나저나 홍콩 사진은 진짜 많이 날아갔네 -_ㅠ 속상해라. 망할 부트캠프.





황금연휴로 하루 휴가 내고 3박 4일 홍콩 여행가기. 아침 8시 40분 케세이퍼시픽 항공. 황금연휴라 그런지, 이때 당시 비행기 값이 엄청 비쌌다. 내가 늦게 예약을 한 것도 있긴 있었지만 -_ㅠ. 가격에 놀라고, 형편없는 기내식에 또 한 번 놀라고.




잠을 제대로 못잔 덕분에 비행기에서는 제대로 숙면을 취했다. 그리고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간 곳은 Peninsula Hotel의 The lobby! 그 유명한 애프터눈 티를 마시기 위해서! 모든 테이블웨어는 1928년 창업때부터 사용한 순은 제품에, 모든 접시는 티파니 제품이라고 한다. 접시 자체는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색이 은은하고 우아한 포스를 풍겼다. 늦게 간 덕분에 1시간을 줄서서 기다렸지만, 그래도 홍콩 여행하면 너무너무 가보고 싶었던 곳이라 지루하지 않았다. ㅎㅎ 



 

대부분의 사람들이 2명 혹은 그 이상의 사람들과 애프터눈 티를 마시며 한가로운 오후를 보내고 있었지만 종종 나처럼 혼자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책을 읽고, 신물을 보며 한가함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었다. 여유로운 포스들을 팡팡. 친구 대신 난 이번 travel mate인 올이를 내 옆자리에 당당히 앉혔다. (휴, 저 때 무리하는 바람에 힘들었지....)



까르띠에 매장 위쪽에서는 클래식 현악 연주단들이 있어 손님들의 귀를 즐겁게 해 준다.








스콘과 함께 먹으라고 클로티드 크림과 딸기쨈을 가져다 주었는데 클로티드 크림은 전통 방식으로 만든 것으로 영국에서 직수입한 것이라고 한다. 맛은 기대에 미치지는 못했지만 나쁘진 않았다. 아니면 내가 품격있는(?) 맛을 이해하지 못하는 미각을 가진걸지도. 저 많은 음식들을 하나둘씩 해치우고 있는데, 애프터눈 티 세트를 시킨 손님들에게 주는 프리 서비스라며 조그마한 푸딩도 주었다. 개인적으로는 저 푸딩이 제일 맛있었다. 그리고 계산할때 다시 하나 가져다준 마카롱. 몸서리치게 달았다. 끝없는 디저트의 향연. 


어마어마한 양으로 음식들은 좀 남겼다. 친척언니의 말에 의하면 take out(!)도 가능하다고 했는데, 단 맛에 질려버려서 포장해갈 생각은 엄두도 못냈다. 서비스 차지까지 추가되니 300불이 넘었지만, 아시아 최고의 호텔의 애프터눈티라는데 그쯤이야. 너무 기분 좋은 사치였다.

 






부른 배를 소화시키기 위해서 페닌슐라 호텔에서 하버시티까지 산책하기로 했다. 스타의 거리를 가는 길에 예쁜 헤리티지 건물에서 사진도 찍었다. 그 곳에서 만난 어떤 한국인 여성분에게 사진을 부탁했는데, 사진을 찍은 걸 확인하고, 두 번 다시 사람들에게 사진찍는 걸 부탁하지 않았다.(........) 유럽여행때 사람들에게 사진을 부탁했었을때 외국인들 사진 진짜 못찍는다고 투덜거렸었는데, 이번에보니 매번 운이 나빴던 것 같다. 


스타의 거리에서 야경을 보기 전까지 구경했던 하버시티는 정말 여자들이 눈을 떼지 못할 쇼핑센터였다. 캔톤 로드도 마찬가지. 이래서 사람들이 홍콩에 "오직 쇼핑"을 하러 오는구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홍콩으로 오기전에 일기예보를 검색해보니 내가 출국하기 전날부터 출국하는 그날까지 뇌우,뇌우,뇌우로 뒤덮여있더니 역시나 날씨가 좋지 않았다. 최고의 조명인 햇볓이 없으니 사진이 예쁘게 나오지 않아 본의아니게 이번 여행에서는 강박적인 사진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온전히 여행에만 집중!





스타의 거리에서 바라보는 홍콩섬의 야경을 그렇게 기대했건만, 짙은 안개때문에 제대로 즐길 수는 없었다. 내가 너무 심하게 허탈한 표정으로 앉아 있었는지, 싱가폴에서 왔다는 아저씨가 와서 안개가 너무 짙어서 자기도 실망했다는 둥 주저리 주저리 말을 걸었다. 조금 심심하기도 해서 조금 대화를 나누었다. 그런데 너무 끝없이 말을 거는 바람에 귀찮아져서, 나중에는 야경보는 듯 시선을 마주치지 않았다. 나의 쌀쌀함을 눈치 챘는지, 자기는 가봐야겠다고 사라졌다. 그러고 보면 참 외국인들은 프렌들리한 것 같다. 한국인은 절대 저렇게 넉살 좋게 말걸지는 못 할텐데.





야경을 보고서는 칵테일이나 한잔 할까 하고 홍콩의 홍대라는 란콰이퐁으로 향했다. 생각보다 그 규모가 너무 작아서 실망했지만 나름의 번화가에 왔더니 기분이 좋았다. 2년만에 만난 힐사이드 에스컬레이터도 반가웠다. 너무 늦게 갔는지 길 주변에 있는 음식점에는 이미 사람들이 모두 한자리씩 꿰차고 앉아 내가 앉을 자리가 없었다. 아쉽게 거리 구경만 하고 다시 숙소로 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


게으름으로 인해 왠만한 호텔예약은 다 차버려서 호스텔로 숙소를 잡았다. 내가 예약한 방은 3명 female dorm. 내가 들어간 방엔 이미 프랑스 여자애 두명이 있었는데 진짜 말 많은 아이들이었다. 피곤해서 1분이라도 먼저 눈감고 싶은 나에게 어찌나 말을 걸어 대는지, 정말 고문아닌 고문이었다. 하긴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예약했을때의 심정도 그렇고 호스텔의 원래 취지도 사람들과 어울리기 위함인데, 왜 그 순간에는 그렇게 즐기지 못했을까 하는 후회도 생긴다. 하지만 그 당시엔 밤을 새고 왔기에 너무너무 피곤했다. ㅎㅎㅎ


그네들은 아시아를 여행하는 중인 듯 했다. 쇼핑을 즐기러 홍콩에 온 것 같지 않은 배낭여행의 모습. 그 모습을 보니 괜히 묘하게 기분이 좋았다. 그렇게 하루가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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