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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불친절한 감상자

책 김영하의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by 여름햇살 2017. 1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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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국내도서
저자 : 김영하(Young Ha Kim)
출판 : 문학동네 2010.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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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신잡'에서 김영하는 이 소설 제목을 프랑스 여성 소설가 프랑수아즈 사강이 한 말에서 따왔다고 했다. 그녀가 마약소지혐의로 법정에 서게 되었을때 했던 말이라고 한다. 그 이야기를 듣고나니 생각하면 생각할 수록 이 제목은 묘하다.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왜 그 권리는 정당화될 수 없는 것일까?


소설은 자살을 돕는 화자의 고객들의 이야기이다. 하지만 그가 적극적으로 그들의 자살을 돕는 것은 아니다. 단지 그들의 욕망을 이끌어 낼 뿐이다. 불현듯 화자는 타인일까? 그저 자살을 하고자 했던 사람들의 내면의 목소리는 아닐까 라는 의구심이 들었다.


욕망은 특정 조건하에 끝없이 증폭한다. 증폭된 욕망을 조절할 능력을 상실하면 자기파괴로 이어진다. 우리 내부에 항상 존재하고 있는 그 많은 욕망들은 목소리의 크기가 클 때에도 작을 때도 있다. 작을때에는 그 욕망의 소리에 귀기울이지 않아 우리는 없어졌다고 생각하지만, 이내 우리가 약해졌을때에 다시 스멀스멀 올라온다. 종종 큰 목소리의 욕망에 휩싸여 정신차리고보니 제정신에는 절대 하지 않았을 말이나 행동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우리 내부에는 수많은 욕구들이 있고 목소리가 있고, 그 것의 평형을 이룰 때 우리는 삶이란 것을 지속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


세기말의 죽음에 대한 고찰을 엿볼수 있는 작품이라고 하는데, 내 개인적으로는 평생 따라다녔던 주제라 내게는 조금은 평범했다. 아직까지 옥수수와 나를 이길 작품은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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