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봐야지 봐야지 하다가 이제서야 보게된 영화. 나의 수지가 넷플릭스 아이디 공유해줘서, 뭐볼까 뒤적거리다가 발견하고 보게 되었다. 호호. 영화는 제대로 명작이다. 좀 더 일찍 봤어야 했는데 이제 보게 된 나의 게으름에 저주를 퍼부었다.
영화는 요즘 내가 한참 관심있어 하는 주제로 받아들여졌다. 트루먼은 자신의 인생을 방송국과 감독에 의해 잘 짜여진 각본 속에서 살아가고 있었다. 그 사실을 모른채 살아가다가 이상함을 하나 둘 씩 깨닫고 그 거대한 인공섬을 벗어나게 된다. 하지만 이 영화는 미디어에 경종을 울리는 단순한 내용이 아니다. 그가 살고 있던 인공섬은 인간 사회에서 규정해 놓은 사회, 예절, 윤리 규범 등 그 모든 것들이다. 그는 그 속에서 아무 의심없이 살아갔던 무비판적인 사고를 가진 인간이었다. 그러다 문득 그 것들이 인간 사회에서 절대 진리고 그것만이 다인 것이 세계인걸까 라는 의심을 갖게 된다. 익숙한 삶을 버리고 그는 자신이 진짜라고 믿고 있던 세계를 깬다. 보통 사람은 할 수 없는 용기있는 행위이다. 그렇기에 그는 자유를 얻게 된다. 타인들이 규정해 놓은 삶이 아니라 주체적인 삶을 살 수 있게 된 것이다. 영화는 소름 돋을 정도로 완벽했다.
최근의 나는 내가 진짜라고 여겼던 세계가 가짜라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받아들이는 정보는 모두 나라는 것을 통해서 처리 되기 때문에 나는 단 한번도 '진짜'를 만난 적이 없었다. 내가 만나는 사람에서부터 세계까지 모두 내가 관찰하고 해석한대로 처리되어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그 사실을 깨닫고 나는 내가 보는 세계를 깨보기로 했다. 30년이 넘게 진짜라고 생각했기에 잘 깨어지지도 않고, 자꾸 익숙한 곳에 머무르고 싶어하는 나도 툭툭 튀어나온다. 그래도 자유를 얻기 위해 트루먼처럼 바다를 헤쳐나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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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며 니체를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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