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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불친절한 감상자

책 금정연의 실패를 모르는 멋진 문장들

by 여름햇살 2018. 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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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를 모르는 멋진 문장들
국내도서
저자 : 금정연
출판 : 어크로스 2017.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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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그의 강연을 다녀오고나서 그의 책을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도서관에 해당 도서들이 없기에 희망도서 신청으로 2권을 입고시켰다. 그렇게 내가 직접 책을 구매하지는 않았지만 그의 인세에 도움이 되게 했다는 생각에 뿌듯함(?)을 느꼈다. 그런데도 나는 이 책을 대여해와서는 읽지 않았다. 첫째는 그 당시 읽고 싶은 책이 너무 많아 이 책이 후순위로 밀렸다는 것이 그 이유고 둘째로는 책 중간중간에 있는 노란색 간지 때문이다. 나는 학창시절부터 사회 초년생까지 노란색을 광적으로 좋아했던 사람이다. 그런데 우울증 있는 사람들이 노란색을 좋아한다고 한다, 고흐를 봐라, 노란색에 광적으로 집착하지 않느냐, 유아기를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색깔이다 등 전혀 과학적이지 않은 정보를 대량으로 접한뒤에 나에게는 트라우마가 생겼다. 중고등학생때 우울증도 있었고, 가만 생각해보면 내 모든 행동은 어른의 행동이 아닌 유치한 것들이 많은 것이 아닌가. 그래서 나는 노란색을 볼때마다 불편했다. 노란색과 마주할때마다 아무 죄 없는 색깔은 나의 불안의 트리거가 되어 초조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래, 맞다. 나는 게으름을 지금 노란색 간지에 둘러대고 있는 것이다. 


  올 해 들어 갑자기 금정연 작가의 책이 생각났다. 그의 책 실패를 모르는 멋진 문장들은 서평가로써 활동한 그가 여러 잡지나 매체에 기고한 서평들을 엮은 책이다. 서평가의 글을 읽으면 내가 읽은 책들에 대해 글을 쓸 때 좀 멋드러지게 쓸 수 있을까 라는 마음에 그의 글이 읽고 싶어져 다시 도서관에서 해당 도서를 대여했다. 노란색 간지가 빼곡한 책과 마주했을때 다시 불편했지만, 그럼에도 읽기로 결심했다. 왜냐, 온라인서점 MD로 일을 할 정도로 글을 잘쓰는 그의 글이 궁금했기 때문이다. 글은 놀랍도록 만족스러웠다. 그리고 경쾌함고 유머가 느껴지는 그의 글과는 노란색 간지가 너무나도 잘 어울린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름있는 사람들의 서평은 단순한 서평이 아닌 또 하나의 글이다. 그들의 인생이 녹아날정도로 멋진 글들이 많다. 아마 그런 선입견 또한 처음에 내가 이 책을 읽지 않은 이유리라. 마음을 가다듬고 책을 읽으며 작가의 인생을 받아들이는데도 노력이 필요한데, 서평에 녹아 있는 또 다른 거대한 인생을 받아 들일 여력이 나는 있는가? 아아, 그냥 내 마음에 여유가 넘치고 넘칠때, 다른이의 인생을 평온하게 해석할 수 있는 여력이 있을때 서평이란 것을 읽으련다 라는 생각. 그렇게 무거운(?) 마음으로 이 책을 읽는데..  얼레? 이거 작가님 일기장 아닌가요? 


 책의 무덤에 허우적 거리고, 마감일에 쫓기며 허덕대며 유쾌하게 풀어나가는 글을 보면 저절로 웃음이 터져나온다. 그가 소개하는 책들은 어려운 철학적 사유를 담고 있음에도, 그가 설명을 하면 나같은 쪼렙도 한 번 도전해서 읽어보고 싶어진다. 이 얼마나 훌륭한 서평가인가. 


+


강연에 참석했을때 그가 온라인 서점 MD가 된 사연을 들었다. 운이 좋게 군복무 시절 책을 읽을 시간이 많아(기억이 잘 나지 않는데 근무지가 일반 군대가 아니라 경찰서인지 구청인지 그랬음) 책을 읽게 되었는데 책 리뷰를 알라딘에 썻다고 한다. 쓰다보니 그 주의 리뷰에 당첨되고 그 달에 리뷰에 당첨 되어 받은 상금으로 다시 책을 사기를 반복, 졸업 시즌에 취업을 해야 하는데 어떡하나, 일단 책이나 사자 하고 알라딘 홈페이지에 들어갔다가 구인구직 광고를 보고 지원, 알라딘 MD로 활동했다고 한다. 그 정도로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이니 그의 내공은 어마무지하다.(전공도 국어국문학과 같은 거였던 것 같은데 강연 들은지 오래되서 기억이 가물가물..) 그럼에도 잘난척 한 번하지 않고 스스로를 낮추는 그가 인간적으로 정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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