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장 내 눈을 뜨는 것이 먼저다
법륜 스님의 책들을 하나 둘 씩 찾아보고 있다. 나는 책이건 음식이건 어떤 것 하나에 꽂히면 그것만 주구장창 읽는다. 책으로 말하자면 과거에는 강신주 철학박사나 알랭 드 보통에 빠졌었다. 요즘은 법륜 스님이다. 그 둘과 법륜 스님의 책이 다른 점은 전자는 매번 다른 내용을 담고 있는데 반해, 후자는 항상 똑같은 내용을 이야기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질리지가 않는다. 왜냐면 마음 공부에는 끝이 없기 때문이다. 아무리 같은 내용을 읽고 또 읽어도 내 마음이 쉬이 변하지 않는다. 읽을 때 마다 맞아 맞아 라고 맞장구를 치거나, 아이고 내가 이런 점에서는 또 고집을 부리고 있었네 라고 탄식하게 된다. 그래서 질리는 법이 없다.
이 책에서는 독특하게 원효대사의 이야기가 있다. 해골물을 마시는 것으로 깨달음을 얻은 것으로 그의 이야기는 끝인 줄 알았다. 그러나 그 뒤 끝없는 노력으로 자신이 깨달았다고 생각하는 그 순간을 하나 둘씩 깨부수는 모습들이 있었다. 조금 신선한 이야기였다. 나도 매순간을 의심하고 의심하리라. 물론 매번 그게 잘 되지는 않지만 말이다.
명상을 처음 배웠을때에는 명상만이 수행의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왜냐면 나는 명상을 하는 그 순간에만 내 삶을 점검하고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법륜 스님의 책을 하나 둘 읽다보니 그 생각은 잘못된 것이었다. 내가 살아 숨쉬는 그 모든 시간이 나의 온전한 수행의 시간이었다. 시간을 내서 나를 점검하는 것이 아니라 삶 속에서 내 모습을 끝없이 관찰해야 하는 것이다.
불교라는 종교 뿐만 아니라 학문으로서도 접근해보고 싶다. 시간을 내어서 따로 공부하기는 힘들 것 같고, 법륜 스님 책을 읽으며 조금씩 알아가는 것으로 만족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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