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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불친절한 감상자

영화 미니멀리즘

by 여름햇살 2018. 4.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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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stainable. 

오랜 시간 동안 지속 가능한, 환경의 파괴 없이 유지 가능한. 


간단한 단어 하나가 매우 큰 의미를 담고 있다. 최근 나의 삶의 방향은 미니멀리즘이라고 했지만, 사실 정확한 단어로는 Sustainable 이 아닐까 싶다. 


내가 미니멀리즘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멜번에 지내면서이다. 그 이전까지의 나는 약육강식의 사회에 살고 있다고 생각했다. 능력도 없고 소심하여 타인의 짓밟으며 사다리의 더 높은 층으로 올라가지는 못하였지만, 그렇지 못했다고 하여 그 욕망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은 삶을 살고 싶었고, 순위가 매겨지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면, 조금이라도 타인보다 위쪽에 존재하고 싶었다. 나의 부족한 능력은 이러한 욕망을 충족시켜주지 못했다. 사회로부터의 교육으로 생성된 내 욕망은 보잘 것 없어 보이는 현실에 좌절되었다. 그래서 내면의 행복을 느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운이 좋게도 경쟁하지 않아도 되는 삶을 맛보았다. 충족되지 않는 욕망을 끝없는 소비로 채우지 않아도, 그저 삶이 즐거울 수 있음을 운이 좋게 경험하게 된 것이었다. 처음으로 남들보다 좋은 타이틀을 달지 않아도, 남들보다 좋은 물건을 갖고 있지 않아도, 남들보다 돈을 더 많이 벌지 않아도 행복한, 그러니까 남들과의 비교 그 자체에서 행복을 찾지 않아도 됨을 알게 된 것이다. 나의 행복은 타인으로서가 아닌 온전히 나 그자체로서 존재할 때에 느끼는 감정이었음을 그제서야 알게 되었다. 그 깨달음 이후에의 나는 나를 옭아매던 굴레에서 해방된 느낌이었다. 그러고 나니 소유하고 있던 많은 것들이 의미가 없어졌다. 비싼 물건일수록 되려 필요없는 경우가 많았고, 나의 삶을 영위하기 위해 필요한 물건의 가짓수가 줄어들었다. 신기하게도 물건이 줄어드니 삶의 행복이 올라갔다. 여태까지 사회에서 학습된 것과는 전혀 다른 결과였다. 


우리가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넓은 집, 고급 외제차, 값비싼 명품들? 구매할때의 짜릿함이 행복의 순간이 될 수는 있겠지만, 그 것들이 우리의 행복을 유지시켜주는 물건은 될 수 없다. 더 좋은 그리고 더 많은 것을 가지고서도 행복해 질 수 없다면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그 답을 찾지 못하는 이는 끝없이 소비할 것이고, 답을 찾은 이는 소비를 멈출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서의 '소비'는 단순히 '물건의 구매'에 한정된 것은 아니다. 타인으로부터의 애정의 갈구, 권력의 열망 그 모든 것들이 '소비'라는 큰 항목에 포함되니 말이다. 우리는 소비 없이 '존재'로서의 행복을 찾는 연습이 필요하다. 


+

2015년에 브런치에 썼던 글. 

https://brunch.co.kr/@soldeverano/4


예전의 글을 읽으니 지금의 내글은 매우 공격적이다. 그런데 지금이 더 마음에 든다. 과거의 나는 여전히 타인을 의식하는 사람이었다. 물론 지금도 100% 그렇지 않은 것도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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