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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위안을 주는 책들이 있다. 누군가에게는 성경이 되고 혹은 불경, 코란이 될것이다. 나는 수준이 낮아서 그런 류의 텍스트를 해독할 수가 없다. 그래서 일명 풀이집(?)을 많이 애용한다. 가장 좋아하는 것은 법륜스님의 책들, 그 외에는 에크하르트 툴레, 고엔카의 책을 좋아한다.
틱낫한 스님의 이름은 꽤 예전부터(아마 2년전) 많이 들었지만, 책에 쉬이 손이 가지 않았다. 명상을 배우기 전 꺼내들었던 것이 그 이유일 것이다. 그때 당시의 그의 책들은 내게 너무나도 뜬구름 같은 이야기였다. 이런 걸 사람들이 좋아한단 말야? 배부른 사람들이구만 이라고 생각하며 펼쳐보지 않았다.
그리고 이제서야 텍스트들이 가슴으로 와닿는 기분이다. 그 이전에 이 글을 머리로 읽으려고 했던 내 자신이 생각나서 살짝 웃음이 났다.
법륜스님도 글에서 항상 '항시 깨어있음'을 강조하신다. 이 책도 골자만 후려쳐서(?) 요약하자면 처음부터 끝까지 나 자신을 살펴보는 것에 대한 이야기였다. 수련을 할 때 뿐만이 아닌 24시간 깨어 있기 위해 노력하라는 이야기였다. 사실 아무리 마음 먹고 하려해도 일반인에게는 하루에 1시간 이상의 명상은 힘들것이다. (매일 1시간씩 시간내어 운동하기도 힘든 것이 우리네 일상 아닌가!) 하지만 따로 시간을 내는 것이 아니라 생활하면서 매순간 24시간 자신의 마음을 관찰한다면? 24시간을 수련의 시간으로 사용할 수 있다. 내가 이해한 바로는 그렇다.
나는 고작 내 마음을 살피며 내가 어떤 상태인지만 겨우 파악할 수 있지만, 책에 의하면 마음을 관찰하다 보면 자기의 본성을 들여다 볼 수 있다고 한다. 나의 본성은 어떨지 궁금하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다. 너무 많은 이론서를 읽은 탓인지 그 답이 무엇일지 가늠은 되지만 깨달은 적은 없다. 아마 끝끝내 알지 못 할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아무렴 어때, 라는 마음을 먹으며 산다.
특정한 일 이후로 요즘의 나는 내 생각이 부유하게 내버려 두었던 것 같다. 문자 그대로 나를 방치했다. 그때 당시 상처가 되었던 일인데도 나는 나에게 무심했다. 내가 내 내면의 소리에 귀기울이지 않고 애써 괜찮은척 하려 했던 것이 시작이었다. 마음챙김이라는 말을 입으로만 무던히 하면서도, 실제로 챙기고 보살펴줘야 하는 상처는 저절로 낫겠거니 방치하고 있었다. 나 스스로에게도 이런데 타인들에게는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렇게 또 한 번 주변을 둘려보며 반성도 해본다.
어떤 일이건 마음이 없는 상태로 사건을 들여다봐야 객관적으로 볼 수 있다. 우리 모두는 각자의 욕망으로 세상과 사람을 이해하려 든다. 그 욕망이 잘못된 결론을 도출시킨다. 예를 들면 사후 세계가 있는지 없는지는 지금 상태에서야 알 수도 없고 안다 한들 입증할 수도 없다. 죽은 다음에나 알게 될 것이다. 죽음 이후에 아무것도 없을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현재의 삶이 허망해진다. 허망해지고 싶지 않은 욕심으로 사후 세계는 반드시 있다 라는 잘못된 결론을 도출한다. 진실은 두번째 문제이고, 논리적이지 않은 결론이 문제가 된다. 24시간 매순간 욕망으로 세상을 받아 들이고 욕망으로 결론 내리고 그 결론을 진실이라 믿는다. 그래서인지 객관화가 쉬운 남의 일은 쉬워보인다. 내 일 또한 남 일 보듯이 받아들이면 좋을텐데, 쉽지가 않다.
어떨때에는 결론부터 정해놓고 논리를 만들어 갈 때도 있다. 그 역시 욕망이 앞서는 경우다. 내 욕망이 원하는 결론을 만들어 놓고, 그 결론에 합당한 근거를 끌어 모은다. 대다수의 속 앓이의 문제는 나의 내면에 있다. 욕망이 아닌 온전히 비워진 마음으로 사물과 상황을 바라보기는 쉽지 않다.
책에 상호의존성이란 말로 표현되어 있는 개념은 결국 우리는 모두 다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원자의 개념으로 내려가면 그 말은 허무맹랑한 것이 아니라 당연한 말이다. 그런데 머리로 알게 된 것이라 24시간 일상생활에 적용을 하지 못한다. 내 내면이 고요해졌을 때에만 겨우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현실은 너무나도 복잡하고 바빠서, 나라는 비천한 생명의 삶을 챙기는데 급급할 뿐이다.
이번 추석 연휴에 담마코리아의 10일 명상코스에 참가해보고 싶다. 신청일은 6월 21일. 늦지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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