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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esta/2018 HK

[홍콩여행] 17. 이번 여행의 반전

by 여름햇살 2018. 1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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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May 2018


귀국의 날. 5시 비행기라서 공항 가기전에 밥이나 먹고 쇼핑이나 하기로 했다. 

아침에는 수영하고 호텔에서 놀다가 점심시간에 맞춰서 호텔을 나섰다. 지난번에 먹지 못했던 맥엔시덕에서 점심을 먹을 계획이라 바로 하버시티로 택시를 타고 날아왔다. 너무나 일찍 도착해서 식당 영업 전이길래 돌아다니다가 간단 요기... ㅋㅋ 식사 하기 전에 속을 채워놔야 많이 먹을 수 있습죠. 맛은 없었다.


맥엔시덕에서 먹은 북경오리요리. 

2018/06/02 - [Siesta/2018 HK] - [홍콩여행] 12. 맥엔시덕 M&C. Duck


그리고 하버시티에서 티를 샀다. 보이차도 있길래 보이차도 사고 TWG홍콩스페셜티가 있길래 기념으로 고것도 샀다. 그리고 홍콩 익스프레스를 타고 당당하게 공항을 갔는데... 이번 홍콩 여행은 이번에 시작이었으니.. ㅎ ㄷ ㄷ


홍콩항공 체크인 카운터에 줄을 섰는데 줄이 꽤 긴것이다. 모바일로 체크인 하고 수하물만 맡겨야겠다 라고 생각하고 모바일로 접속을 했는데 체크인이 되지 않는 것이다. 왜이러나 그냥 기다려야겠다 라고 기다리는데 뭔가 싸한 기분이 드는 것이다. 다시 모바일 페이지에서 찬찬히 보니 체크인이 끝나서 되지 않는다는 멘트가 나오고 있었던 것 아닌가. 뭐지 하고 항공권을 다시 보는데....... 두둥. 20일에 출국하는 것으로 내가 티켓팅을 했던 것이다. 우리 가족 4좌석 모두. 진정한 멘탈붕괴를 겪었으니.. 그렇게 많이 비행기를 타고, 알지도 못하는 스페인어로 된 웹페이지에서 구글번역 돌려가며 티켓을 예약했던 떄에도 하지 않던 실수를 저지르다니. 그것도 나혼자 하는 여행도 아니고 가족과 하는 여행에서 최초로 이런 실수를. 


일단 기다려서 체크인 카운터로 가서 물었더니 이미 출발한 것에 대해서는 환불 및 변경이 불가능할뿐더러 오늘 출국하는 비행기는 모두 만석이었다. 다시 한 번 멘붕. 22일이 석가탄신일이라서 22일 티켓은 당연히 만석, 23일것까지 만석이었으며 24일 목요일에만 좌석이 겨우 남아 있는 상태였다. 하지만 나는 23일에 참석해야 하는 교육이 있었고... 제대로 맨탈 붕괴. 


공항에 잘 도착했냐는 남자친구의 카톡에 현 상황을 이야기하고 죽어라고 티켓을 뒤졌다. 스카이 스캐너로 뒤졌더니 제주항공에서 자리가 4좌석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걸 타고 가야겠다라는 생각에 제주항공 회원가입하고 날짜 정하고 카드 결제까지 왔는데 젠장, 그 사이에 좌석이 예매되어 버렸다. 나도 모르게 비명이 터져나왔다. 엄마와 아빠는 괜찮다며 먼 외국도 아니고 가까운 홍콩이라 어떻게든 갈 수 있을것이라며 나를 다독여주셨는데 사실 나는 그런 소리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이 사건으로 내가 깨달은 것이, 사람이 당황하면 진짜 멘탈이 제대로 붕괴된다는 것이다. 사실 그냥 가는 비행기 편을 찾아보고 예매하고 그것을 타고 오면 되는 간단한(?) 문제였다. 그런데 내가 이런 단순한 실수를 했다니 라는 마음이 나 스스로를 밑도 끝도 없이 비하하게 만들었고 그러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렸던 것이다. 모든 항공을 다 뒤져도 이제 남은 좌석이 없었다. 망연자실한 마음으로 공항에 앉아 있었다. 휴가를 더 쓰고 목요일에 넘어가야 하나. 남은 기간동안 홍콩에서 뭘 하지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있는데 남자친구에게서 연락이 왔다.


항공권은 이티켓 (e-ticket.co.kr) 이라는 사이트에 대한항공으로 4좌석이 있는데 비행기 출발시간이 딱 1시간 뒤라서 가능할지 모르겠다는 내용이었다. 보내준 링크로 접속했더니 좌석이 있었다. 그런데 1터미널에서 출발하는 비행기였다. 우리 가족이 있는 곳은 2터미널. 1시간도 안남았는데 심지어 터미널도 다르다니. 가다가 체크인 카운터가 닫히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방법이 없었다. 뛰어가면서 핸드폰에다 네명의 여권번호 및 생년월일 등의 정보를 입력하며 티켓팅을 했다. 카드로 결재를 하려고 하는데 이 망할 아이폰이 먹히지가 않는 것이다. 오마이갓. 바로 예약 후에 날아온 고객센터 카카오톡 아이디로 도움을 요청했다. 방금 항공권을 예매한 사람인데 핸드폰에서 카드 결재가 되지 않는다. 체크인 카운터가 닫힐 것 같으니깐 빨리 좀 응답해 달라고 말을 했다. 보내자마자 확인하신 담당자분은 정보가 맞는지 다시 한 번 확인 한 뒤에 카드 사진을 찍어서 보내달라고 했다. 신용카드 번호가 나오게 사진을 찍어 보냈다. 담당자분이 진행 중이니 일단 체크인을 하라고 했다. 일반 체크인은 다 닫혀있고 모닝캄만 오픈되어 있었는데 그마저도 마감중이었다. 아빠가 모닝캄이라 일단 여권을 드밀었고, 직원이 여권을 다 달라고 하면서 여권을 조회하기 시작할 때에 담당자분에게서 이 티켓 번호들이 카톡으로 날아왔다. 이티켓은 이메일로 나중에 보내 놓을테니 일단 이 번호를 체크인 직원에게 보여주라면서 말이다. 이게 진짜 되려나 싶었는데 다행히 아무 문제 없이 체크인이 완료 되었다. 이렇게 비행 출발하기 1시간도 되지 않은 상태에 티켓을 사서 비행기를 타보기는 처음이다. 흐엉, 체크인 하고 보안심사 출국심사 받고 나니 긴장이 풀려서 울뻔..... ㅠㅠ 이 멍청한 머리 때문에 가족 모두 고생시킬뻔했다.

눈물겨운 대한항공 기내식. 한사람당 50만원이었으니 200만원.. 그렇게 멍청한 나는 명품가방 하나 날렸구요... 홍콩에서 가방 쇼핑 했는데 도둑맞은셈 치기로......... ㅋㅋㅋㅋ 애니웨이 표를 찾아준 남자친구에게 무한 감사를..♡♡♡


공항에 도착하니 이미 밤이었고, 동작까지 가는 지하철만이 있었다. 가족들에게 집에서 자고 다음날 서울 구경도 하고 내려가라고 했지만 엄마 아빠는 심야버스를 타고 창원으로 내려 가고 싶어하셨고, 동작 역에서 택시를 태워 보내드렸다. (나랑 1초도 같이 있기 싫으신 마음....?!) 나도 동작역에서 택시를 타고 새벽에 집에 도착했다. 내인생 역대급 다이나믹한 여행을 마쳤다. 껄껄껄.

집에 오니 스파티필름은 꽃이 피어 있었다. 예쁘구나. 

리미티드 에디션~! 녹차인데 가향이 되어 있어서 뭔가 색다른 느낌이다.

보이차 사고 선물로 받은 도구들. 좀 비싸다 싶었는데, 이런걸 무료로 주니깐 비싸지..


차침, 차칙, 차시, 차협.... 아마도? 나는 보이차 뽀갤때 차침만 써서 잘 모르겠군.. 언제 한 번 차도 제대로 배워보고싶은데.

집에 널부러져 있는데 수고했다며 남자친구가 사온 초밥. 이걸 먹으며 나의 짧으면서도 길었던 휴가가 끝이 났다. ㅎ ㅏ ㅇ ㅏ 다시 생각해도 아찔한 순간이었다. 하지만 다음날 엄마는 깔깔거리며 이번 여행 너무 재미있었다고 다음에 또 가자고 그랬으니... 역시 인생내공 만렙인 부모님들에게는 이깟일은 아무것도 아닌가...? 아빠는 언제 이런 실수를 해보겠냐며, 이제 두번 다시 이런 일 없을거니 좋게 생각하라며 이백만원을 투척해주셨으니.. 알라뷰 아부지♡♡♡♡♡


그래서 다음은 오키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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