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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esta/2012 France

[프랑스여행_2012/12/28] 6. 아비뇽의 다리를 밟다

by 여름햇살 2014. 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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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온지 1년이 지나고.. 아직도 다 쓰지 못한 나의 프랑스여행기. 하하, 하긴 남미여행기는 1년 넘게 걸렸으니 이정도면 양반인건가? 




전날 맥주를 마셨음에도 불구하고, 귀신같이 7시 전에 일어난다. 아마 난 여행을 가면, 돌아다녀서 피곤한 것이 아니라 잠을 못자서 피곤한 것 같다. 침대에서 뒹굴다가 아비뇽을 제대로 구경하고 싶어서 아침일찍 부터 숙소에서 뛰쳐나왔다. ㅎㅎ 나오다가 호텔 주인 아저씨와 마주쳤는데 오늘은 뭘 할꺼냐고 물어본다. 아비뇽을 돌아다닐꺼라고 했더니 지도를 달라면서 예쁜 길이라며 알려준다. 정말 예쁘니깐 꼭 가라며 신신당부 하신다. 




전날 음주로 인해서 그런지, 아비뇽의 풍경보다 내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탐스런 샌드위치 ㅋㅋㅋㅋ 갓 만들어진 샌드위치들이 보기 좋게 가지런히 정렬되어 있는데, 뭘 골라도 맛있을 것 같아 보인다. 그나저나 꽤 많은 사람들이 아침으로 샌드위치를 사간다. 이 사람들은 왜 집에서 밥을 먹지 않는거지? 우리나라처럼 출근하면서 김밥 한줄 사가는 그런 풍경인 걸까?



그리하여 예뻐보이는(?) 샌드위치를 하나 골라서 공원으로 왔다. 



셋트라면서 요 빵도 줬는데 맛있었다. 달달한 걸 먹으니 비둘기들이 뒤뚱뒤뚱 내 주변으로 다가온다. 귀여워서 남은 빵들을 조금 던져 줬다가 갑자기 수십마리가 몰려들어서 식겁했다. -_-; 빵이고 나발이고 다 내팽겨치고 도망쳤다. 아.. 타지에서 비둘기한테 습격당해 죽을 뻔 했네..




비둘기한테 쫓겨나서 강제로 공원 구경을 했다. 좀 더 앉아서 따뜻한 햇살을 쐬며 벤치에 늘어져서 일광욕을 즐기고 싶었는데 말이다. 빨간색 전화박스가 참 예쁘다.  설마 되는 걸까 싶은 마음에 수화기를 들어봤는데 실제로 되는 전화기였다. 컬쳐쇼크! 망가진 상태로 방치되어있는 그저 장식용 공중전화기가 아니라니!




좀 더 따뜻해지고나서는 아비뇽의 성곽을 따라 한바퀴 돌아 보기로 했다. 도시를 한바퀴 돈다고 하면 꽤나 힘든 여정일것 같지만, 지도의 축척으로 가늠해보건데 그렇게 큰 규모의 도시는 아니었다. 그리고 호텔 주인 아저씨가 알려준 예쁜 길도 꼭 가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메인도로가 아닌 곳을 걸으니 사람이 없다. 너무 없어서 무서울 지경이다. 그나저나, 도시가 성벽으로 둘러 쌓여 있는 것이 아무리 생각해도 신기하고 나름 낭만적이다. 옛날의 모습이 보인다고 해야하나, 옛 모습에 나의 자취까지 더해 후손에게 보여 줄 수 있는 감격이라고 해야 하나. 이래서 서울에서도 사람들이 성곽길에 열광하는것일까? 라고 혼자 상상해본다.





그리고 드디어, 호텔 주인 아저씨가 말해준 길에 도착!




알고 봤더니, 아스팔트가 아닌 요렇게 돌길이다. 예전에 피렌체에서 캐리어 끌다가 바퀴가 다 닳았던 유럽배낭 여행 시절이 떠오르는건 왜일까. 여튼, 확실히 다른 길보다 옛스러움이 더 묻어나서 길이 예뻐 보인다. 바닥뿐만 아니라 건물도 그대로 방치해둔 경우가 많아서 잠깐이나마 시간여행을 하는 기분이었다.



길이 옛스러워서 그런지 커피숍과 아기자기한 소품을 파는 가게가 많다.




깜찍한 빨간의자.



마침 햇살도 은은하게 비추어, 길이 더 예뻐 보였다.







연말에는 다들 놀러 간다고 그러더니, 가게 주인들도 나처럼 어딘가로 여행을 떠났나 보다.





그리고 종료된 시간여행. 다시 삭막한 아스팔트의 길을 가진 아비뇽으로 돌아왔다.






이쪽길은 무서울 정도로 노후된 건물들이 즐비했다. 이렇게 집을 방치해 두고 싶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사람이 살지않는 폐가인걸까?



전시된 예쁜 악세사리들.



3.14 파이 카페. ㅋㅋ 파이를 파는 카페인걸까? 그렇다면 정말 위트있는 작명인데. ㅎㅎ



그리고 전날 왔던 바에 도착. 낮이라서 테이블만 늘어서있고 손님이 거의 없다. 가게는 영업중이었는데, 대부분의 손님들이 커피를 즐기는 와중에 맥주를 당당히 먹고 있는 손님들도 있었다. 암요, 노천석에서는 낮술이 제맛이지. ㅎㅎ







그리고 시계탑이 있는 공원. 여기서 한참을 앉아 아이들이 뛰노는 것을 구경했다. 그리고 두 손을 꼭 잡은채 벤치에 앉아 있는 노부부도 유심이 관찰했다. 나도 저런 짝을 만날 수 있을까 하는 의문과 함께. 그들의 주름진 손이 함께 포개어져 있어서, 더욱 아름다웠던 모습이었다.



그리고 어슬렁거리다가 큰 마켓 발견! 건물 밖에도 좌판을 펼쳐놓고 호객행위를 하는 모습이, 우리나라의 모습과 다를바 하나 없다. 역시 어딜 가나 사람 사는 것은 다 똑같다. 



마트의 느낌이라기보다 잘 정돈된 시장의 느낌에 가까웠다. 이렇게 인심좋게 물건들을 다 쌓아두고. 외국에 나가서 보면 마트마다 이렇게 크고 신선한 물건들로만 가득한데, 왜 우리나라에서는 백화점 지하 식품코너에나 가야 이런 좋은 물건들을 만날 수 있는 걸까? 



외국의 마트에가서 남자들은 술 코너 앞에서, 여자는 치즈 코너 앞에서 환호성을 지른다고 했던가? 눈이 휘둥그레지는 치즈 진열대!



그리고 이렇게 간편 요리 코너. 아마 우리나라 마트의 배추김치, 갓김치, 장아찌, 나물등등이 쌓여 있는 것과 같은 풍경이겠지? ㅎㅎ



귀여운 사이즈의 차 ㅋㅋ 근데 사람이 무려 두명이나 앉아 있다. ㅋㅋ






도시마다 빠지지 않는 서점 구경. 이런걸 보면 확실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책을 안 읽어도 너~무 안 읽는다. 동네에는 초중고생 문제집을 파는 영세서점 뿐이고, 중심가로 나가야 대형서점을 하나 겨우 만나 볼 수 있으니 말이다. 나라도 열심히 읽어야겠어!




오전 구경을 끝내고 다시 호텔 주변으로 돌아왔다. 호텔 주변의 길도 상점이 즐비해서 구경거리가 많았다. 전날 제대로 구경하지 못한 이 길을 오갔다. 








그리고 광장에서 점심 겸 간식으로 먹은 와플. 영어 전혀 못쓰는 아저씨가 불어 전혀 모르는 여자가 주문한 와플에다가, 이상한 걸 뭘 치덕치덕 발라 줬는데....... 달기만 하고 전혀 내스타일이 아니었다..........뉴텔라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노트르담 데 동 대성당과 교황궁전. 두 건물은 나란히 붙어 있다. 매우 웅장하고 아름다운 건물들이었다.



강을 내려다 보기 위해 동 암벽을 열심히 열심히 부지런히 부지런히 올랐다. 이 곳 전망대에서는 아비뇽의 다리, 빌뇌브 레 자비뇽에 있는 미모왕의 필립의 탑, 생 탕드레 요새, 근교의 산맥까지 볼수 있다고한다. 그런데 사실 가이드 없이 봐서 그런지, 난 뭐가 뭔지 구별을 할 수는 없었다. -_-;




아름다운 풍경.



다리라고 하길래 강 건너까지 연결 되어 있을 줄 알았는데!



언덕에서 아비뇽의 다리와 그 주변을 내려다 보았다. 고요하다. 풍경에 어울리게 겨울 하늘 또한 매우 맑다. 마음이 뻥 뚫리는 기분. 그리고 평온함. 이런 마음 가짐으로 평생을 살면 참 행복할텐데, 그러기 쉽지가 않다. 아마 그런 기분을 느끼려고 사람들이 그렇게나 여행을 떠나는 것이겠지만 말이다. 동 암벽에서 구경을 마치고, 다음으로 아비뇽 다리를 밟아 보려 아래로 향했다.




ㅋㅋㅋㅋㅋ 센스있는 크리스마스 장식. 선물을 주러 가는 산타인지, 집을 털러 가는 산타인건지. ㅋㅋ 여튼 너무 귀엽다 ^^ 나도 다음에 저런 장식을 달아야지!






아비뇽의 다리로 가는 길에는 기념품 가게가 많았는데, 그 곳에서 기념품으로 그림한점과 프로방스 풍의 컵을 하나 구매했다. 그리고 멍청하게도 호텔 미뇽에 그 그림을 그대로 두고 나왔다.....그래도 컵은 챙겼다며 나 스스로 위로했다.




그리고 아비뇽의 다리. 입구에서 오디오가이드를 대여할 수 있는데, 한국어 버젼은 없었다. 영어버젼이라도 열심히 들으며 역사공부를 해보려 했는데,,, 그냥 포기하고 풍경과 정취와 아비뇽의 다리를 있는 그대로 느끼고 왔다.....




있는대로 줌을 해서 찍어본 사진. 나두 망원렌즈를 사고프다!



아비뇽의 다리에서 바라본 강 건너편의 모습. 강을 따라 공원이 조성되어 있어서 산책하기 좋아보였다. 저길 어떻게 가나 유심히 길을 보았는데, 아비뇽의 다리가 아닌 차가 다니는 다리를 건너야 갈 수 있었는데, 그러기에는 일이 커질 것 같아서 보는 것 만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



그리고 다시 도심으로 돌아오는 길에 만난 조형물, 진짜 숟가락과 포크로 이루어졌다. 이 얼마나 식당에 어울리는 예술품인가! ㅎㅎ



저녁거리를 구매하러 마트도 어슬렁 어슬렁. 오전에 갔던 마트보다 신선한 재료는 덜하고 인스턴트 식품위주였다.




 아침에는 뭔가 근사한 음식점에서 맛있는 것을 먹고 싶었는데, 저녁이 되고 해가 지고 날씨가 추워지니 그냥 집에서 뜨듯하게 뒹굴고 싶어졌다. 만사가 다 귀찮아지는 그런 날. 하루종일 아비뇽을 싸돌아 다니고 날 맞이 한 것은 호텔 앞의 앙증맞은 트리.




와인이 마시고 싶어서 마트에서 와인을 골랐는데, 리슬링이 눈에 보여서 골라왔다. 가격은 말도 안되게 저렴.(고국에서도 저렴한 가격으로 와인을 즐기고 싶어요!) 그리고 와인을 마시기 위해 와인잔도 구매 ㅋㅋㅋ 타지에서도 챙길건 챙겨야 되는 여자라며. 그리고 매일 꼬박 꼬박 술을 마시는 중 ㅋㅋㅋㅋ




샐러드와 블루 치즈. 샐러드도 맛있고, 블루치즈도 맛있고. 치즈가 맛있어서 사진을 찍어 왔는데, 똑같은 걸로 구하지를 못했다. 하지만 괜찮다, 모든 치즈는 옳으니깐요.......


침대에서 얼어 있는 몸을 녹이며 뒹굴뒹굴 하며, 책을 읽었다. 역시 여행은 잉여짓이 제맛이다. 이렇게 또 즐겁고 아까운 하루가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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