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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오늘도 맑음

20200322-29 일상은 같지만 마음만은 다르고 싶구려

by 여름햇살 2020. 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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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22

 

일요일은 동기 언니네 약국에서 일을 하는 날. 간만에 신랑이 데려다줘서, 약국 오픈전에 근처 카페에서 빵과 커피를 마셨다. 나는 지독한 '밥파'여서 빵으로 끼니를 떼우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아침을 빵으로 먹는 것을 매우 싫어하는데(빵먹고 1시간 뒤에 배가 고프기 때문이다), 이 곳에서 일을 하는 날은 아침은 꼬박 빵이다. 그리고.. 항상 열시만 되면 다시 배가 고프다. 그래서 열시부터 배달어플을 이용해 음식을 주문했다;; 돈을 벌러 가는게 아니라 쓰러 가는 것 같은 기분은 뭘까..

 

코로나의 여파가 미쳐 이 곳의 매출은 나의 알바비도 뽑지 못할 정도로 떨어졌다. 우리 약국은 원래 손님이 많은 약국이 아니고..(심지어 마스크 구매자분들로 하루 150명으로 늘어났다;) 이 곳은 어마무지한 매출을 자랑하던 곳이었기에, 그 감소의 폭에 심하게 놀랐다. 다음달에도 이렇다면 그냥 일을 안해야 할 듯하다...ㅜㅜ

 

 

20200323

아침에 신랑이 부산스러운짓(?)을 하길래 뭔가 했더니, 요 깜찍한 선물을 준비해놓았다. 왠거냐고 했더니, 자신이 쓰는 에어팟(막상 신랑에게 선물해줬지만 나는 이어폰을 쓰고 있었다)을 부러워(?)하길래 준비했다고 한다. 그와 함께 자기와 커플 에어팟 케이스까지.

귀여운 라이언 커플~~ ㅎㅎ 라이언은 항상 귀엽지! 

오늘도 마스크 인증샷. 인스타에 안내문을 올린다고 매일매일 찍는다. 요즘은 정신이 없어서 약국 블로그를 거의 내팽겨치다시피 하고 있다. ㅠㅠ 그래도 마스크 구매하러 오시는 분들도 조금 줄어들고(!) 나도 요령이 생겨서 틈이 나니 4월 부터는 다시 관리해봐야지.

 

20200324

매일매일 마스크라이프. 그래도 학교 수업이 있는 날이라 3시 30분까지만 판매했다. 개강은 지난주에 했는데, 2주 연속 온라인 수업중이다. 빨리 학교가서 교수님과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 크헉.

20200325

 

마스크가 350개씩 들어오니 매일매일 재고가 남는다. 우리 약국만 이런거 하고 마스크 재고 확인 사이트에 보니, 이 동네는 전부 초록불이다. 확실히 대규모 아파트 단지 or 회사 부근이 아니면 유동인구가 적다. 이렇게 또 목 좋은 자리가 어디인지 몸소 깨닫는 하루였다. 평일에 9시나 10시까지 판매를 한다면 직장 부근에서 구매못한 직장인분들이 구매할 수 있을것 같은데, 막상 문을 늦게까지 열어놔도 구매하는 사람은 적다. 

20200326

오늘도 마스크로 시작해서 마스크로 끝이 난다. 일상이 매일매일 똑같다. 뭔가 새로운 것이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했다가 인생이란 놈에게 호되게 참교육(!) 당한 날이었다. 

 

사건의 전말은 이와 같다. 7번가 피자의 깐쇼불갈비가 먹고 싶었던 신랑, 그런데 사당에서 배달을 시키려고 했더니, 서울대입구역에 있는 7번가피자에서는 배달이 되지 않았다. 그리하여 본인이 가서 방문포장을 한다고 하더니, 피곤하다고 못가겠다고, 그냥 다른 피자를 먹겠다고 한다. 내 입장에서는 신랑이 좋아하는 피자를 먹여주고 싶으니 퇴근길에 내가 들러서 가지고 가겠다고 했다. 

 

그리하여 장승배기->7번가피자로 버스를 타고 이동 ->픽업 후에 버스 정류장까지 10분 이동(그런데 이날 8:30분부터 신경과학 수업이 있어서 1.엄청 무거운 신경과학책이 든 가방 + 2.평상시 들고다니는 엄청 무거운 가방(아이패드, 지갑 등등 약국 관련 중요 문서에다가 들기 엄청 힘든 피자가방 추가)->3개 들고가면서 팔 통증 시작 및 팔감각이 없어질정도->버스에 타자마자 가방 내려 놓았지만 내려 놓아도 통증이 지속될정도->그와중에 피자가게에서 전화옴, 피자 바뀌었다고 바꿔가라고 함->구구절절 상황 다 설명함 그래서 나 버스타고 집에 가는 중이라니깐 우리집까지 내가 원래 주문한 피자를 가지고 오겠다고 함-> 전화 끊고 내가 더 늦게 갈것 같다 싶은 생각을 하다가 2번 가방 두고 내림-> 집에 오는 길에 뭐가 이상해서 보니깐 가방이 없음 -> 멘탈붕괴-> 신랑한테 전화해서 가방 두고 내렸다고 어케 하냐고 난리침 -> 집건물 왔더니 피자 배달부가 기다리고 있음 -> 피자교환-> 멘탈붕괴 여전, 집에와서 핸드폰으로 버스회사 전화번호 알아보는데 손이 덜덜덜 -> 울고불고 난리침 ->신랑이 번호 알아서 버스회사 분실물센터로 전화함->버스기사님이 없다고 전달받음 ->다른버스 확인-> 있는 것 확인 됨-> 버스가 안양 차고지로 가고 있어서 안양차고지로 감-> 버스보다 먼저 도착해서 무사히 받음

 

이 일을 겪으며 신랑이 가방 잃어버렸다고 애처럼 빼~ 울었다고 놀렸다. 하지만 설마 내가 가방 잃어버렸다고 울었으리라. 이상하게 요새 되는 일도 없는데 잃어버리지 않아도 되는 가방마저 잃어버리고(한달전에는 지갑을 잃어버렸다, 이날도 신랑이 피자 먹자고 한 날이다)나니 내 인생 뭐하나 되는게 없구나 싶어서 서러워서 울었다. 뭐 그게 이러나 저러나 애 같은 짓인가? 여하튼 다이나믹 타령하다가 진짜 다이나믹 당해버린 하루였다. 결국 신경과학 수업은 듣지도 못했다. 나중에 집에와서 식은 피자를 먹었는데, 피자는 다시는 멀고 싶지 않을 것 같다. (이래놓고 먹겠지만)

 

20200327

징글징글한 이번학기 교재(특히 애증의 신경과학. 왤케 무거운거냐..), 더 충격적인건 3권이 아직 배송중인 상태. 언제 다 읽나!

5개짜리 포장. 이 건 곤욕인 것이 뜯은 다음 2개씩 개별포장한다음 전달해야 한다. 다행히(?) 월화수목 동안 발생된 재고가 넉넉해서 단 하나도 오픈하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그말인즉 300개의 재고를 떠 안았다 ㅠㅠ

20200328

토요일에는 종류별로 마스크가 들어왔다. KF80 흰색 대형 낱개포장, KF 94 흰색 중형 5개 포장, KF94 흰색 소형 낱개 포장.

....... 아주 마스크 맛집이다.

 

약국 문닫을때쯤 날 데리러 온 신랑에게 뭘 먹고 싶냐고 했더니 파스타를 만들어 달라고 한다. 이날 내가 부탁한 심부름을 잘 한 착한 어린이 신랑에게 뭐든 다해줄 기세였기에, 장을 잔뜩 봐서 파스타를 만들어먹었다. 신랑은 크림파스타를 좋아해서 한창 크림파스타를 만들어 먹었었는데, 최근에 토마토파스타를 한번 먹였더니 맛있다며 토마토파스타로 해달라고 한다. 이것저것 다 넣은 소세지 토마토 파스타 완성. 내가 만들었지만 맛있었다. 왜냐 시판소스니깐. ㅋㅋㅋ

20200329

 

간만에 혼자 관악산 등산. 여유로운 휴일 참 좋다. 이제 하나둘씩 꽃이 핀다. 겨울이 가고 꽃이 핀다. 봄이다. 얼른 코로나19도 끝나서 즐거운 계절을 맞이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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