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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2021 Korea

[캠핑/홍천] 2021.04.10 첫 캠핑

by 여름햇살 2021. 6.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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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랑이 어느날 캠핑용품을 구경하기 시작했다. 캠핑가고 싶다고 지난 3년간 노래노래를 불러도 꿈쩍안하던 사람이었는데, 그 어떤 언질없이 조용히 검색을 하고 있어서 되려 놀라기도 했다. 이 사람이 일 때문에 정말 스트레스가 심하구나 하고 걱정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엉겹결에 시작된 우리의 새로운 여가 캠핑! 

 

 둘다 지갑이 얇은 짠돌이 잔순이라 비싼 캠핑장비를 보며 싼 것들을 골랐는데.. 그 선택이 우리의 첫 캠핑을 혹한기 훈련으로 몰고가게 될 줄은 우리는 꿈에도 몰랐다. 하하하. 그덕에 4월에 강원도에서 원터치텐트로 1박을 했다며 영웅담(?)마냥 내세우고 다닌다. 살아 있어서 다행이라고.. ㅋㅋ 그덕에 죽을때까지 캠핑하면 울궈먹을 이야깃거리 하나 득템했다.

신랑과 나의 첫 캠핑장, 강원도에 있는 산으로 캠핑장. 깔끔하게 잘 관리되어 있어서 좋았다. 가면 재활용 쓰레기 수거용 가방(이케아가방)도 주시는 것이 매우 센스있다고 느껴졌다. 

벚캠을 기대하지 않았는데, 강원도에는 날씨가 쌀쌀해서 벚꽃이 늦게 개화했는지 요렇게 벚꽃이 만개한 상태였다. 벚꽃에 상쾌한 공기(야외고 사이트간 간격이 있어서 마스크를 벗을 수 있었다!)에 개울물 흐르는 소리까지. 3박자가 완벽한 날씨.

원터치텐트라 텐트는 3초만에 쳤고, 자충매트, 침낭, 짐 등등을 정리하더라도 셋팅에 3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그 이후에는 멀뚱멀뚱 다른 사람들은 캠핑을 어떻게 하는지 구경하기 시작했다. 

캠핑갈때 블루투스 스피커를 가져가서 음악 들으면 좋다길래 황급히 구매한 스피커. 라디오가 되어서 음악보다는 라디오를 주로 틀어 놓았다. 라디오가 주는 특유의 매력이 있는데, 그래서 이후로 아침마다 식사를 할 때 요놈으로 라디오를 틀어 놓는다. 원래는 핸드폰 라디어 어플을 사용해 듣기는 했지만.. 전혀 다른 너낌이다.

초라한 우리짐 어쩔..

 

그라운드 시트 , 원터치 텐트(알고보니 한강에서 사람들이 그늘막으로 쓰는 텐트였..), 테이블, 경량체어 2 만들고 났더니 아무것도 없... 처음 온 캠핑에 더 뻘쭘뻘쭘.. 보드게임 가져오려고 했는데 빼먹고..

 

할 일 없이 캠핑장 돌아다니며 남 텐트 구경하는 우리.. 다른 사이트를 보니 정말 집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 했다. 

앵두전구 달 곳이 없어서 입구에 치렁치렁.. 

개뻘쭘해서 일찌감치 만들어먹은 바지락 파스타. 시판 소스와 함께하니 맛이 굿굿. 

조명 가져온 것은 이것이 다.. 평생 도시에서 살았으니, 산에서의 밤이 얼마나 어두운지(+얼마나 추운지) 알 수가 없는 초보 캠핑러들의 조명. 

고기구워먹으려고 가져온 미니화로에서 급 불피우기.(우습게 봤는데 진짜 이거 하나만으로도 따뜻했다...) 

나뭇가지 주우러 다니는 아내를 기다리는 남편의 쓸쓸한 모습... ㅋㅋㅋㅋㅋㅋㅋㅋ 사진에서 살려줘 소리가 들리는건 기분탓이겠지.

패딩껴입고도 추워서 불씨 꺼질까봐 후후 열심히 불고 있는 우리 남편...

그 와중에 마시멜로는 또 구워 먹.. ㅋㅋ (두개씩 먹고 남은거 아직까지 냉동실에서 뒹구는 중..) 

다음 날 아침.. 얼어죽지 않고 살아 있어서 이 풍경을 마주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갑자기 세상이 아름다워 보이는건 기분 탓인가...

우리가 묶었던 장소. 첫 캠핑, 첫 죽음의 추억으로 남겨본다. 

 

추운 자연과 함께하고 집에 돌아와서는 버거킹... 역시 이것이 도심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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