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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2014 Korea

[제주여행_2014/03/15] 6. 송악산에서 호연지기를 느끼다

by 여름햇살 2014. 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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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런해져야하는데.. 요새 갑자기 바빠져서 그런지 시간이 잘 나지 않아서 블로그의 업데이트가 엄청나게 늦어지고 있다. 생각해보면, 나의 게으름 때문인 것 같기도 하고. 요즘 내가 느끼기에도 많이 게을러졌다. 게을러지면 시간이 많을 것 같은데, 더 빨리 시간이 지나간다. 부지런해져야지.




가파도 구경을 끝내고 다시 숙소로 돌아가기엔 뭔가 아쉬워서 근처 송악산을 방문하기로 했다. 여행을 하며 틈틈히 제주도게스트하우스카페(http://cafe.naver.com/myguesthouse)에 접속해, 실시간으로 제주도를 여행하는 사람들의 정보를 얻고 있었는데, 게시글 중 송악산의 예쁜 풍경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오게된 송악산. 나처럼 버스를 타고 오는 사람은 거의 없고, 다들 차를 타고 온다. 확실히 버스를 타고 오기에는 버스의 배차시간이 착하지 못하다. 나는 정말 운 좋게 20분도 채 기다리지 않고 버스에 오를 수 있었다.




어떤 가게가 공사중인가 해서 봤더니 스타벅스이다. 맙소사, 커피체인점들이 제주도가 너무 마음에 들어, 그들의 로고로 제주도를 덮어버릴 작정인가보다.



송악산에서 가까워 보이는 형제섬. 송악산에 한 번도 오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형제섬을 보는 순간 엄마아빠와 왔던 여행때 마라도를 가기 위해 이곳에 왔던 기억이 났다. 형제섬을 보며 아빠가 두 섬이 나란히 있어서 형제섬이라고 말해주었던 것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부모님과는 언제 한 번 여행을 다시 갈 수 있을까. 갑자기 올해 안에 국내여행이라도 계획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마라도행 배를 타는 곳에는, 이렇게 노천식당이 즐비해있다. 나도 같이 온 사람이 있었으면, 송악산이고 나발이고 앉아서 회한접시에 소주나 한 잔 했으련만..외국에서는 사실 혼자 술을 잘 마시는 편인데, 제주에서는 여자 혼자 테이블차지하고 소주를 주문했다간  아주머니들이 이상한 눈치로 보셨을 것 같다. 아니면 실연한 여자가 혼자 술 마시다가 술 취하면 바다에 뛰어 들지도 모른다고 애시당초 소주를 주지도 않았을지도........



송악산 초입에서 송악산 전경 한 장. 이렇게 보니 전날 우도에서 바라본 우도봉과 조금 비슷해 보이기도 한다.



인증샷으로 송악산 기념비도 한장 찍어주고.




길에서 인증샷 한 장.




송악산에서 바라보는 바다와 풍경은 참 예쁘다. 탁트인 공간이 기분을 좋게 한다.




계속 보인은 형제섬. 크기가 너무 작아서 바다위에 솟아 있는 바위처럼 보인다.




송악산에는 이렇게 동굴이 있는데, 일본군이 전쟁당시에 파놓은 굴이라고 한다. 전쟁도 끝났으니, 일본인들이 다시 와서 막아 놓아도 될텐데....흠 -_- 그것도 기계없이 삽으로만..



기가 막힌 풍경.허접한 나의 카메라로도 멋있게 잡히는 더 멋있는 제주의 바다. 




올라가는 길에 흑염소들이 행인들에게 먹이를 삥(?)뜯고 있었다. 아무것도 없는 내가 다가가도 먹을 걸 달라고 울타리로 머리를 드민다.




완전 귀여워. ㅎㅎㅎㅎㅎㅎ 먹이 구걸하는데, 표정은 시크함.




잠수함. 예전에 엄마아빠와 한번 탄 적이 있었는데, 나와 아빠는 신기해했는데 엄마는 가격대비 별로라고 궁시렁대셨다. 2번 타기에는 확실히 돈이 아깝기는 하지만, 한 번쯤은 괜찮은 것 같기도 한데... 흠.. 다시 생각해보니 타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역시 엄마는 옳다.









송악산의 정상에 올랐다. 조금은 가파르고(높지는 않다), 바람이 너무 많이 불어서 많은 사람들이 올라오지는 않았는데 경치가 정말 좋다. 송악산 정상에 올라서 지상을 바라보고, 바다를 바라보는데 호연지기가 절로 느껴졌다. 좀 더 어렸을때 이런 경험을 많이 했으면, 나도 조금은 지금보다 훌륭한 사람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미련한 상상도 해보았다. ㅎㅎ





절벽조차 예쁘다. +_+ 고소공포증이 있어서 송악산의 산책로를 걷는 내내 아찔한 현기증을 느꼈지만,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즐거움이 있었다.





빛의 방향도 좋고, 하늘도 맑아서 사진이 잘나와서 여러장 찍었다. ㅎㅎ 사진 작가도 아닌데 사진이 예쁘게 찍히면 이렇게 기분이 좋다니. ㅎㅎ





짧은 산책을 마치고 하산. 아직 오픈하지 않은 스타벅스를 제외하더라도 체인점이 즐비해있다. 씁쓸한 풍경.



송악산에서 내려오니, 가게에서 한라봉을 1망에 3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완전 싸잖아! 라며 1망을 덥썩 집었다. 벤치에 앉아서 오물오물 까먹으니, 이것보다 더 좋은 간식이 없다. 맛있는 한라봉! 완전 좋아!




송악산의 터미널. 안에 들어가면 왠지 이상한 냄새가 날 것 같아서 들어가고 싶지 않았다. 다음 버스가 몇시인지 보았더니 거의 2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시간표를 보니 하루에 5번 정도 버스를 탈 수 있는 정류소이다. 2시간을 서서 기다려야 하나.. 고민하다가 가장 가까운 버스정류장까지 거리를 보니 도보로 1시간 정도 걸린다. 30분을 고민하다가 결국 다음 버스 정류장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기다리면 뭐하나, 걸어가면서 주변 풍경이나 구경하지 라는 심정으로 시작했다가... 국토대장정을 하는 기분을 느끼긴 했지만 말이다.



길을 걷다 보니 밭 옆에 이렇게 내팽겨(!)쳐진 무가 정말 많았다. 이 것을 판매하기까지 드는 비용보다 이것을 판매했을때 생기는 이득이 더 들어서 그런 걸까? 아까운 무들이 나뒹굴고 있었다. 집이 제주라면 한두어개 줏어(....)가서 무로 여러가지 요리를 해먹었을텐데, 조금 아깝긴 했다. 무조림 정말 맛있는데!



가도가도 버스 정류장은 나오지 않고. 꽤 긴거리를 내가 너무 만만하게 보았던 것일까? ㅋㅋㅋㅋ 해는 어두워지고, 사람은 보이지 않고 차만 지나다닌다. 그래도 여기서 콜택시를 부르는 것은 뭔가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고 느껴져서 꿋꿋이 길을 따라 걸었다.



그리고 드디어 나타난 버스정류장! 조금만 늦게 나타났으면 울었을지도 모른다. ㅋㅋㅋ 예상보다 많이 걷게 된 하루였다. 버스를 타고 시외버스터미널로 간 다음, 동일주버스를 타고 동복리로 향했다. 제주에서 가장 많이 방문한 장소는 분명 시외버스터민숙소로 오자마자 금방 노곤해져서  책도 읽지 못하고 침대에 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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