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여행_2014/06/05] 7. 열차를 타고, 바르샤바에서 크라쿠프로!

쇼팽박물관을 끝으로, 호스텔로 돌아가서 짐을 가지고 기차역으로 가려고 했다. 그러다 시간도 남고, 필요한 물건도 있어서 H&M 에 들렀다. 개인적인 생각에 패션계의 맥도날드는 H&M! 인 것 같다. 정말이지, 맥도날드처럼 H&M이 입점해있지 않은 나라를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행을 할때 참 좋다. 여행 중에는 비싸고 좋은 물건이 필요 없는데, 필요한 물건이 생길때 싸게 구입 할 수 있기 때문이다. ㅎㅎ

H&M에 들러서 모자와 슬리퍼를 하나 샀다. 햇빛이 생각보다 너무 강해서 하루만에 피부가 따가울정도로 타버렸다. ㅠ_ㅠ 이에 급하게 모자를 하나 구입했다. 그리고 그렇게나 나름 꼼꼼하게 챙긴다고 짐을 챙겼는데.... 슬리퍼를 두고 왔다. -_- 호텔아닌 호스텔에서 묶을 때는 개인 슬리퍼가 필수인데!!!! 전 날에 샤워하고 맨발에 운동화를 신을 때의 그 찝찝함이란... 휴, 당장에 하나 구입. 가격은 폴란드 물가가 한국보다 싸서 그런지, 저렴(그래봤자 일 이 천원이지만 기쁘다ㅋㅋ)했다.

숙소로 가는 길에 응급상황이 발생했다. 화장실이 가고 싶어졌다. 나의 빈약한 방광 사이즈(....)는 항상 여행때마다 문제를 일으킨다. 다행히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맥도날드가 있어서 잠시 들렀다. 화장실이 있는 2층으로 힘겹게 -_- 올라갔는데 맙소사. 영수증에 적힌 코드를 입력해야 화장실을 쓸 수 있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다시 1층으로 힘겹게 -_- 내려와서 콜라를 하나 주문했다. 이렇게 되면 유료 화장실을 사용한 것이나 다름없는데(그것도 일반 유료 화장실보다 더 비싼 가격에), 어차피 목말라서 콜라 사먹을 계획이었다며 스스로에게 변명했다. 

영수증을 받아 들고 보니, 정말 아래에 우물 정#과 숫자 4개가 나란히 있다. 요즘 우리나라 커피숍에서도 영수증 밑에 화장실 비밀번호나 와이파이 비밀번호가 함께 출력되는 것을 보았는데, 요즘 트렌드인가 보다. 여하튼 그걸 들고 화장실을 올라 갔더니, 화장실에서 나오는 여성때문에 비밀번호 없이 그냥 문을 들어갔다. -_-........ 콜라를 구매한 것은 솔직히 1%도 아깝지 않은데, 이런 돌발 상황을 예상하지 못해서 더 빨리 화장실을 사용하지 못 했던 것에 억울함이 느껴졌다. 맥도날드 줄이 너무 길어서 10분 넘게 서 있었기 때문이다.... 아...... 패스트푸드를 무지무지 사랑하는 폴란드인들이여.........

많은 일을 겪고 돌아오게 된 오키도키 호스텔. 바르샤바의 상징인 머메이드가 건물에 있다. 인어주제에 몸매가 좋다. 흥.

은근 계단이 많다. 맨 손으로 올라가는 것은 부담이 아니지만, 무거운 캐리어를 끌고 올라갔던 어제는 정말 육두문자가 목구멍까지 솟구쳤었다. 그런 여행자들을 위한 응원메세지가 깨알 같이 계단에 적혀있다.

그 고생을 하는데 고작 3칼로리라니 ㅋㅋㅋㅋ 그냥 계단 오르지 않고, 껌 한번 안 씹고 말겠다. 예전 유럽배낭여행 중 프라하에 들렀을때 한인 민박집을 이용을 했었다. 그때의 한인민박집도 오키도키 호스텔이 있는 것과 같은 오래되고 고풍스러운 건물에 위치해있었는데, 그 건물 안에는 옛날 식 엘리베이터(현대 건물에 있는 것이 아닌, 사방이 숭숭 뚤린 철로 된 엘리베이터였다.)가 있어서 꽤나 편했던 기억이 있다. 오키도키 호스텔이 있는 이 건물은 그 건물보다 훨씬 오래전에 지어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캐쥬얼한 분위기의 호스텔. 나이 들면 이런 것이 싫고 편안한 호텔이 좋아진다는데, 난 그래도 여전히 이런 젊은 분위기의 호스텔이 너무 좋다. 두근두근하는 기분.

맡겨 둔 짐 꺼내기전에 호스텔 리셉션 층 사진을 살짝 찍었다.

날이 너무 더워서 맥도날드의 눈물의 콜라를 마시며 잠시 쉬었다. 낮이라 다들 놀러 나갔는지, 휴게실에 아무도 없다. 

바르샤바에서 크라쿠프로 이동하는 방법은 2가지가 있다. 버스 혹은 열차를 이용하면 되는데, 나는 열차를 이용했다. 다른 이유는 없고, 폴란드여행을 준비하면서 참조했던 블로거님이 열차를 이용했기 때문이다. ㅋㅋㅋㅋㅋ 어련히 잘 알아보고 예약하셨을까 싶어서 일말의 주저 없이 바로 따라서 열차를 예약했다.(아 뭔가 날로 먹는 듯한 기분이다 ㅋㅋ)

폴란드 철도를 예약하는 방법은 그 분의 포스팅(http://blog.naver.com/bradykinesia/110183835541)을 참조했다. 누가 쓰더라도 이보다 더 꼼꼼하게 작성해줄 수는 없을 것 같다.(대한민국의 블로거들이여 만세! ㅎㅎ) 영어로 번역이 되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예약이 가능하다. 추가적인 정보를 제공하자면, 확실히 일찍 예약하면 싸다는 것이다. 나는 열차를 이용하기 정확히 일주일 전(6월 5일에 사용할 열차를 5월 29일에 예약했다. 아 이놈의 게으름..)에 예약을 했는데, 내가 참조한 블로거님보다 6.3 즈워티를 더 지불했다. 그분은 108에 하셨다고 하는데 난 114.30에 결제 되었다. 1 즈워티가 360원 정도인 걸로 계산하면 2000원 정도? 추가 된 듯.

바르샤바에서 크라쿠프로 열차로 이용시에는 3시간 10분 정도 소요된다.(기차표에 명시된 바로는)

무거운 캐리어를 이끌고 겨우겨우 기차역에 도착했다. 지하철을 한 정거장 이용하긴 했는데, 계단을 오르내릴때 캐리어가 너무 부담스러웠다. 앞으로 지하처르이 이용을 자제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평상시 출발시간 최소 30분 전에는 도착하는 타입인데, 계단을 오르내리는데 시간을 너무 많이 소모해서 정확히 열차 출발 10분전에 도착했다. 숨 좀 돌리고 다시 낑낑거리며 지하에 있는 열차 플랫폼으로 내려갔는데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우리나라 서울역에 사람 붐비는 것은 정말 아무것도 아니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이 곳의 특이한 플랫폼 때문에 조금 고생한 것이, 3번 플랫폼이라고 확인하고 내려갔는데 3번 플랫폼이 2개다. 영어 안내 판도 없고, 열차오기 전까지 맘 고생을 하다가 영어가 통하는 학생에게 물어 봤더니 위의 설치된 모니터로 확인을 해야 된다고 한다. 그러면서 추가적으로 내가 탈 열차가 10분 지연됐다는 이야기도 함께 해주었다. 

붐비는 사람들틈에서 캐리어 쥐고, 가방메고, 카메라 가방끼고(나 어디 이민왔나...) 힘겹게 있는데 열차가 오질 않는다. 결국 예정된 출발 시간보다 20분이 지나서야 열차가 역으로 스멀스멀 기어 들어온다. 사람들이 붐비는데 부피가 큰 캐리어를 들고 먼저 타는 것이 실례가 될 것 같아 마지막에 타려고 기다렸더니, 맘씨 좋은 아저씨 한 분이 캐리어를 번쩍 들어다가 열차에 올려 주신다. 외국을 여행하다보면 이렇게 현지인들이 기대치 않은 친절을 베풀때마다 너무너무 기분이 좋다. +_+

열차안에 올랐더니 많은 유럽의 열차가 그렇듯이 1 객실(?)에 6좌석이 3좌석씩 서로 마주보게 되어 있다. 이건 2등석이라서 그런데, 1등석의 좌석은 어떤지 모르겠다. 내가 우리 객실에서 가장 늦게 들어갔는데, 사람이 꽉 차 있는 곳에 캐리어를 어떻게 들고 들어가지(마주 앉은 사람들의 다리가 닿을 정도로 매우 좁다) 고민하고 있는데, 어떤 아저씨 한 분이 "Do you need  help?" 라며 20키로그램짜리 24인치 캐리어를 번쩍 들어서 위에 선반에다 올려주신다. 너무 고마워서 그자리에서 절이라도 할 뻔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알러뷰 폴스카!

열차만 타면 그렇게나 기분이 좋다. 유레일의 추억 탓일까, 고전 영화 탓일까, 열차는 참 낭만적인 여행 수단이다. 아이폰으로 혼자 신나서 찰칵찰칵.

열차의 서비스. 음료(커피, 마테차, 물 등등에서 선택 가능)와 웨하스 같은 것을 하나 준다. 목이 말라서 물을 선택했더니 쿨하게 생수 한 병을 준다. ㅋㅋㅋㅋ 웨하스는 우리나라의 웨하스와 별 다른 맛은 없었지만 공짜라서 맛있었다.물론 내 기차티켓가격에 포함된 것이겠지만 말이다. ㅋㅋ

그런데 이상하게도 열차가 출발하고 얼마 뒤에 한참을 가지 않는다. 폴란드어를 할 줄 모르니 어디 물어볼 수도 없다. 다른 승객들은 직원에게 질문을 하는 것 같은데, 알아 들을 수가 없다. 어디 열차사고라도 난 건가, 아니면 우리 열차가 문제가 있는 건가 불안해진다.

결국 7시 29분에 크라쿠프에 도착 예정인 열차는 10시가 다 되어서야 도착했다. 무슨 이런 황당한 일이 다 있나 싶었는데, 내가 참고했던 블로거님도 이 구간에서 열차가 지연되었다는 포스팅을 후에 읽었다. -_- 이놈들....... 아주 그냥 일상이구만.

역은 거대한 쇼핑몰로 이루어져있었는데, 그덕에 열차에서 내리고 역사 앞으로 나오기까지 10분이 넘게 걸렸다. 올드타운이라는 안내표가 친절하게 표시 되어 있어, 출구를 찾는 것은 매우 쉬웠다.

그리고 도착한 호스텔. 호스텔월드에서 가장 평가가 좋은 곳으로 골랐는데 'Greg Tom beer' 라는 곳이다. 왜 그런지 봤더니, 건물의 2층이 동일한 이름의 음식점 겸 술집이고 3,4층이 호스텔로 사용되고 있었다. 시설은 꽤 깨끗하고 괜찮은 편이었다. 보송보송한 침구가 마음에 들었다. 역시나 룸메들은 보이지 않는다.

샤워를 하고, 짐을 정리했더니 11시가 다 되었다. 이대로 자기엔 너무 아쉬웠기에 밖으로 뛰쳐나갔다.

올드타운 스퀘어로 향하는 길. 멀리서 교회 건물이 보이는데 아름답다. 아이폰만 들고 뛰쳐 나간거라서 화질은 참 할말이 없다. ㅎㅎㅎㅎㅎ

그리고 도착한 광장.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유명 관광지답게 소란스러움이 있지만, 그러한 것 마저 감동으로 다가온다. 너무나도 아름다운 건물들. 그리고 흥겨운 분위기. 이런 류의 분위기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분위기이다. 아름다운 야경과 함께 나와 같이 신이 나서 들뜬 사람들로 가득한 공간. 잘왔구나 소리가 저절로 나온다.

그런데 딱 딱 거리는 위협적인(?)소리가 자꾸 들린다. 뭐지 이건 도대체 무슨 소릴까, 주변을 둘러봐도 정체를 알 수가 없다. 나치의 침공이 시작된 것은 아닐테고 이게 무슨 소리일까 생각하면서 끝없이 추적(?)한 결과, 정체를 알아내고 혼자 빵 터졌다. 그 것은 꼬꼬마들이 바닥에다 던지는 콩알탄의 소리였다. ㅋㅋㅋㅋㅋ 올챙이처럼 생겨서 바닥에다 던지면, 바닥과 부딪히면서 딱 딱 소리가 나는 바로 그 추억의 콩알탄 말이다. 휴, 전쟁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니 다행이구만 ㅋㅋㅋㅋㅋㅋ

요 것이 나의 호스텔 입구. 밤에는 더 철저한 술집으로 변해서 저렇게 삐끼(이런 용어 써도 되나? ㅋㅋㅋㅋㅋㅋㅋ)가 서 있다. 저녁마다 라이브 콘서트, 혹은 다양한 컨셉을 잡아 매일 밤 흥겨운 파티가 이루어지는 곳이었다. 젊은 여행자들이 딱 좋아하는 스타일. 나도 남미에서 많이 즐겼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은 호스텔에서 한 잔 하마 하며 올라갔는데 발디딜틈도 없이 광란의 파티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9시 정도에 입장했더라면, 좀 조용조용히 여행자들이랑 이야기 할 수 있었을텐데, 너무 분위기가 들 뜬 상태로 들어갔던 것 같다. 너무나도 흥겨운 분위기에 흠칫하며 다시 뒷걸음질쳤다.

좀 더 조용한 곳이 없나 돌아다니다가 발견한 곳. 시끄럽지도 않고, 조명도 은은해서 분위기가 참 좋았다. 외국에서는 날씨가 춥지만 않다면 꼭 테라스자리에 앉는다. 지나다니는 사람들 구경에 심심하지가 않기 때문이다.

저녁을 먹지 않았는데, 점심때 고문-_-당해서인지 식욕이 전혀 없다. 대신 시원한 생맥주 한잔을 주문했다. 다른 유럽도 그렇듯이, 폴란드는 정말 일반 맥주도 참 맛있다. 우리나라로 치면 카스 정도 되는 생맥주인데 맛은 비교 불가능이다.

한 잔만 마시려고 했는데 어느 덧 500 더 추가요 하고 있는 나의 모습을 발견했다. ㅋㅋㅋㅋ 밤이 되니깐 날씨가 추워진다. 손으로 팔을 몇번 쓰다듬었더니 웨이터가 담요를 가져다준다. +_+ 또 이런 당연한 서비스에 감동받고.

훈남 웨이터 ㅋㅋ 그리고 그 뒤로 걸어가는 신혼 부부로 추정되는 커플. 건물과 도로들이 아름다워서 그런걸까. 우리나라로 치면 북촌한옥마을, 덕수궁 이런 곳인데, 웨딩촬영을 상당히 많이 하고 있다. 돌아다니면서 10커플도 넘게 본 것 같다. 이렇게 써놓고 보니, 덕수궁 경복궁 이런 곳에서 웨딩촬영을 했던 것 같다....ㅋㅋㅋㅋㅋㅋ

피곤해서 그런지 맥주 1000을 마셨는데 알딸딸한 것이 취하는 기분이 들었다. 맥주 4000을 마시던 나는 어디 가고, 이제 1000에 골골 거린단 말인가. 아 이놈의 나이 ㅋㅋㅋㅋㅋ 맛있는 맥주를 많이 마시지 못하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숙소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