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다 보니 이 날의 관람 목표로 삼은 바벨 성이 나타났다.
엄청난 규모의 바벨성. 이 사진은 반의 반의 반의 반의 반도 보여주지 못한다.
바벨성의 입구로 올라 가려면 약간의 언덕길을 올라가야 한다. 올라가는 언덕길에 앉아서 아코디언을 연주하는 집시가 날 보더니 폴란드어로 뭐라고 말을 한다.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자 "헬로우"라고 인사를 한다.
그리고 매표소가 있는 건물. 독특한 것이 바벨성의 관람 티켓은 원하는 구역 별로 구매할 수 있다. 방문 했을 당시에 상설 전시는 5개, 일시적인 기획 전시는 3개였는데 상설 전시 5개만 신청을 했다. 일시적인 전시 3개 드래곤 굴?(dragons's den이라고 기재되어 있었다.)과 탑, 그리고 회화 전시였다.
바벨성에서 내려다 보는 강의 모습. 강보다 공원 조성이 참 잘되어 있는 것이 눈에 먼저 보였다.
아직 바벨성에 가지도 않았는데, 이미 이 곳의 분위기에 반해서 눈이 반짝 반짝 빛났다. +_+ 이런 녹음이 푸르른 분위기(?), 완전 내스타일이다.
그리고 바벨성. 규모가 상당하다. 역시 성은 성이다. 유명 관광명소답게 관광객들이 정말 많았다. 티켓에는 각각의 구역마다 입장 가능한 시각이 기재되어 있었는데, 입장시간을 기다리는 사람 반, 관람을 끝내고 쉬는 사람 반 이었다.
이 곳이 리얼 바벨성. 내부는 모두 사진 촬영이 금지여서 사진을 찍을 수 없었다. 전반적인 느낌은 예전에 방문한 이스탄불 왕궁을 구경했을때랑 비슷했다. 아마 지리적으로 가까운 나라여서 그랬던 것 같다. 이 곳도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Cloak room에 짐을 맡기고 관람을 해야 했다. (폴란드 만세!)
밖에 나와서 쉬고 있는데, 단체 관람객중에 대다수가 학생들이다. 폴란드 초중고생의 소풍시즌이 확실하다는 확신이 들었다. 시끄럽고 요란스러운 양기덩어리들.
이 것은 바벨성 안에 있는 교회이다. 여기를 방문하려면 따로 티켓을 구매하고 들어가야 하는데 과감하게 포기했다. 궁금하지 않았던 것은 아닌데, 다리를 움직이지 못할 만큼 너무너무 피곤했다. 관람을 하는 곳의 조도가 전체적으로 어두워서 구경하는 내내 피곤하고 졸린 기분이었다. 거기에 3일 연속 장기 비행과 강행군으로 인해 몸이 많이 지쳤었던 것 같다. 평양감사도 제 싫으면 그만이라고, 보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아서 그냥 건너 뛰었다. 다른 블로거분의 사진을 보니 구경할만한 곳이었던 것 같긴 한데, 사실 후회는 없다......... 그 정도로 정말 힘들었었다. ㅠ_ㅠ
벤치에 앉아 물을 꿀꺽꿀꺽 마시며 사람들을 구경했다. 여행을 하면 할수록 느끼는 것인데, 정말 사람 사는 모습은 똑같다. 난 이게 왜이렇게 신기한걸까.
바벨성에서 다시 시내로 내려가는 길. 성벽을 따라 걷는 데 쉬다가 걸어서 그런지 기분이 참 좋았다. :)
그리고 세탁소를 찾아 열심히 가는 길. 올드타운 보다는 조금 낙후된 기분이다. 낙후되었다기보다, 좀 더 사람 사는 모습에 가까웠겠지?
좀 더 차가 많고, 트램이 자주 지나다니며, 그에 따른 신호등과 횡단보도가 많았다.
그리고 드디어 세탁소에 도착! 지도에 표시한 곳을 찾았는데, 술집이라서 3초 놀랬다. 당황해서 여기가 아닌가 두리번 거리고 있었더니, 술마시고 있던 손님이 지하로 내려가면 세탁소가 있다고 안내를 해준다. ㅋㅋㅋㅋㅋ 손님을 따라 계단을 내려 갔더니, 여전히 안은 술집이다. 리셉션에 앉아 있던 금발머리의 여직원에게 세탁을 하고 싶다니깐 안쪽으로 따라 오라고 한다.
술집에서 손빨래라도 하는 걸까 하며 따라 들어갔는데 이렇게 세탁기가 늘어서있다. 아래가 세탁기, 위가 건조기인 것 같았다. 비어 있는 세탁기에다가 나의 세탁물을 넣으라고 한다. 세탁물의 양과 상관없이 가격이 같은 것인지, 아니면 나의 세탁물의 양이 적었던 것인지 보자마자 26zlt라고 말을 해준다. 장부에다가 이름과 나의 번호(62번이었는데, 아마 방문한 순서를 의미하는 것으로 오늘 내가 62번째 손님인 것 같았다.)를 적더니 돈을 내자 또 뭐라고 기재를 한다. 아마도 선불이라고 기재했던 것 같다....ㅋㅋㅋㅋ 교환권에 62라고 적어 주면서 언제 올 수 있냐고 물어본다. 2시 30분이었던 시점. 7시? 라고 물었더니 충분하다고 말을 한다.
홀가분해진 몸으로 길을 걷는데 발걸음이 상당히 가볍다. 티셔츠 두개와 레깅스 하나, 속옷들, 그리고 양말밖에 없었는데 뭐가 그렇게 무거웠던 걸까. ㅋㅋㅋㅋㅋ 확실히 신이 났던지, 하늘 사진을 찍게 된다.
갈증이 나서 길거리 상점에서 콜라를 사려고 들렸다. 요 놈은 폴란드 전역에서 볼 수 있는 상점인데, 서울시내 곳곳에서 볼 수 있는 도로가에 위치한 컨테이너 박스 가게와 동일한 기능인 것 같다. 필력이 딸려서 그 상점들을 설명하기가 난감하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콜라를 사려고 가게 밖에 있는 냉장고 문을 열었더니 잠겨있다. 생각해보니 당연히 잠겨 있는게 맞는 것 같다. 주인에게 콜라를 사고 싶다고 했더니, 웃으면서 카운터 위에 놓여 있더 빨간 버튼을 누른다. 그러고 난 뒤에는 냉장고 문이 열린다. 우와! 완전 신기한 시스템이다. 알고 있었지만, 이 때 다시 놀랐던 것은 콜라 가격이었다. 250ml의 가격이 4.65zlt 였는데 500ml 4.99zlt 정도였던 것 같다. 우리나라로 치면 200원 정도도 차이가 나지 않는 가격인 셈. 놀라워라 유럽식 계산법이여. ㅋㅋㅋ
호스텔로 돌아 가는 길에 중앙 광장보다는 조금 작은 광장을 만났다. 이 곳에서는 무슨 행사라도 벌어졌는지 무대가 설치되어 있었고, 노점들이 늘어서서 먹을 거리와 기념품 등을 판매하고 있었다. 나중에 세탁물 찾으러 갈때 다시 자세히 봐야지라고 마음을 먹고 그냥 지나쳤다.
이 곳은 올드 타운 바깥 쪽.
동상으로 남겨진 걸로 보아 뭔가 위인일텐데 전혀 알 수가 없다. 무식한 여행자의 여행기구만............ㅋㅋㅋㅋㅋㅋㅋㅋ
여기까지 숙취상태(-_-..)로 빨빨빨 돌아다니며, 오전(?)관광을 완료했다. 오전이라지만 이미 3시가 넘었다. 이 날의 점심은 투어를 예매하면서 받은 Free lunch coupon을 사용하기 위해 묶고 있는 호스텔의 레스토랑으로 돌아갔다.
아침에 서빙을 보던 웨이트리스가 계속 있다. 서로 웃으면서 인사를 했다. 이거 반나절만에 '어어~ 거기 내가 아는 폴란드에서 자주 가는 곳이야' 라고 지인에게 거들먹거리리는 단골집이 생긴 것 같은 기분이다. ㅋㅋㅋ 쿠폰을 보이며 사용하고 싶다고 했더니. 메뉴를 따로 가지고 온다고 한다. 쿠폰으로 쓸 수 있는 메뉴는 따로 정해져 있었으며, 고기 요리, 또 고기 요리, 그리고 마지막 파스타 3개 중에서 하나 골라야 했다. 오늘의 수프(이날은 컬리 플라워 수프)는 5zlt
를 내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음료도 필수로 주문해야 한다고 한다.
오늘의 수프, 파스타, 그리고 맥주를 하나 주문했다. 도저히 무슨 맥주인지 알 수 없어서, 웨이트리스에게 추천을 부탁했다. 자기가 생각하기엔 요것이 제일 낫다며 하나 추천을 해준다.
그리고 나온 컬리 플라워 수프. 생각보다 맛있다. (폴란드 식이 아니라서................)
그리고 나온 맥주. 에일 맥주로 전날 마신 라거 맥주와는 또 다른 맛인데 이게 진짜 제대로 맛있다. 다른 곳에서도 요놈을 먹고 싶어서 메뉴를 상세히 살펴 봤었는데, 이 맥주는 이 집에만 있었다. 아마 이름이 brackie 였나? 이 집에서만 만드는 맥주는 아니었는데, 다른 일반적인 음식점에는 전날 마신 라거 타입의 맥주만 있었다.
그리고 나온 파스타. 진짜 솔직히 기대를 하나도 하지 않았는데 너무 맛있어서 깜짝 놀랐다. 너무 신선한 느낌의 파스타! 이런 스파게티를 만들 수 있다니 라며 깜짝 놀랐다. 진짜 맛있게 제대로 먹방했다. 많이 먹는 타입임에도 양이 너무 많아서 남기기까지했다. 흐, 아직도 생각나는 스파게티여~~~~~~~!!
식사를 하고 난 뒤에는 기차역에 있는 쇼핑몰로 갔다. 옷을 사야 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왠만한 쇼핑몰을 방불케했던 쇼핑몰. 한국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브랜드도 꽤 많았다. 하지만 내가 간 곳은 H&M. 이유는 싸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추가적인 지출이 생겼다고 투덜투덜 거렸는데, 또 막상 구경을 하다보니 완전 신나고 재미있게 물건을 쓸어(...)담았다. 민소매 2개, 치마 1개, 그리고 속옷세트 2개, 그리고 엄청 큰 스카프!를 구매했다. 습한 날씨는 아니라서, 햇살만 피부로부터 차단하면 덥지 않은 날씨에 스카프만큼 적당한 것이 없어보였다.
그리고 마트에 들러서 바디용 선크림과 향수와 아이라이너를 하나 샀다. 원래는 선크림 하나만 딱 사고 나오려고 했는데, 또 구경하다보니.........ㅋㅋㅋㅋ 유럽은 재미있는 것이 향수가 발달해서 구경하다보면 정말 시간이 잘간다. 문제는 시간만 잘 갈뿐 아니라 지갑도 잘 열린다는 것이다... 흠흠.
숙소로 돌아와서 시원하게 샤워를 하고 새로 산 옷으로 갈아 입었다. 땀도 씻고, 새 옷을 입으니 제대로 뽀송뽀송한 기분이다. 기분이 좋아졌다. 무거운 카메라도 내려 놓고 똑딱이만 가방에 챙겨 넣고 다시 나들이를 나섰다.
카시미에슈로 가기 전에 다시 한 번 여행사 사무소에 들렀다. 소금광산의 투어 예약이 지금은 가능하다고 한다. 가격은 110 zlt. 그리고 또 다시 무료 점심 쿠폰을 얻었다. 다 쓰고 가지도 못하겠네 -_-;;;
다시 지나게되는 중앙광장. 몇번을 봐도 그림 같은 풍경이다. (글쓰는 지금에도 그 때의 풍경이 잊혀지지 않는다. 정말 좋았다!)
다시 지나게 되는 작은 광장의 마켓. 애기들이 신나하며 비누방울놀이를 하고 있다. 지난 번에 서울숲에서 가지고 놀았던 비누방울 총이라도 보여주면 영웅이 될 수 있었을텐데.. 라는 생각을 했다. ㅋㅋ
다시 도착한 세탁소. 나의 세탁물들을 접수했던 직원은 없고, 또 다른 직웠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이전 직원처럼 영어가 잘 통해서 수월했다. 받았던 교환권을 전달했더니, 깨끗이 세탁후 곱게 접힌 나의 세탁물들을 돌려 준다.
요롷게 전달 받은 세탁물. 아, 바벨성을 구경했던 것보다 세탁을 한 것에 에너지를 더 많아 쏟았던 하루였다. ㅋㅋㅋㅋ 흰 봉투에 곱게 접힌 세탁물을 보니,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세탁소를 처음 이용했을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났다. 여행하면서 처음 세탁물을 맡겼었는데, 누군가가 날 위해 빨래를 하고(물론 돈을 지불하긴 했지만), 건조물들을 곱게 접어준다는 것은 옛 향수를 불러 일으키면서 매우 기분 좋은 경험이었다. 처음 맡겼던 그때와 같은 감동의 크기는 아니지만, 여전히 기분이 좋다. 아, 이 맛에 사람들이 악착같이 돈을 벌고, 펑펑 쓰는 것인가? ㅎㅎㅎㅎ
그냥 지나치려는데, 작은 광장의 노점들 중에, 아이스크림을 판매 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지금까지 계속 봐오던 Lody와는 다른 브랜드이다. 그렇다면 먹어봐야지 하면서, 줄서 있는 사람들 뒤에 나도 따라 섰다.
영어를 전혀 못하는 직원에게, 폴란드어를 전혀 모르는 나 사이의 손짓 발짓이 오간 뒤 드디어 아이스크림을 손에 넣었다! 항상 맛을 선택할때마다 빠지지 않는 코코넛, 그리고 어울리지 않게 초콜렛을 주문했다. 가격은 6zlt 였는데,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해보니 정말 싸다. 아이러브폴란드! >_<
코코넛은 상상했던 맛 그대로 좋았는데, 초콜렛은 생각보다 너무 찐해서 깜짝 놀랐다. 장판마냥 얇은 맛이 아니라 찐득하고 깊은 초콜렛 아이스크림이라 맛은 있었는데, 배가 부른 상태라서 조금 잘 못된 선택을 했다고 생각을 했다.
딱히 더 보고 싶은 것도 없었고, 기다리는 이 하나 없는 숙소로 돌아가봤자 할일도 없었다. 밴드가 공연을 하려는 것 같아서 사이드쪽 계단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가지고 있던 세탁물로 푹식푹신한 방석도 만들었다. ㅎㅎㅎ
꽃미남 3인조의 밴드 공연. 어찌나 운치가 있던지. 한참을 그들의 음악을 들으며 휴가를 즐겼다. 역시, 힘들게 박물관 미술관 빨빨빨 싸돌아다니는 것보다 이렇게 맛있는 아이스크림 쪽쪽 빨면서 사람들 지나가는 거나 구경하고, 음악이나 듣는 것이 최고다. 나에게 최적화된 즐거운 시간이었다.
자리에 앉아서 괜히 사진도 찍어보고. 계속 6D로 찍다가 똑딱이로 찍으려니깐 퀄리티가 확 떨어지는 것이 느껴진다. 그럼 어떠랴, 내눈에는 너무나 아름다운 사진이다.
열심히 비누방울을 불고 있는 꼬마의 비누방울도 뿅뿅 찍어보고.
해가 질 시늉을 할 무렵 다시 중앙 광장으로 돌아왔다.
정말 궁금한 것이, 크라쿠프에는 이렇게 정체 불명의 새들이 날아다니고 있었다. 처음에 날개가 움직이지 않는 것 같이 보여서 박쥐인가 했는데 모양새가 박쥐는 아니었다. 도대체 이놈의 새들은 뭐길래 이렇게나 가득 크라쿠프의 하늘을 채우고 있는 것일까?
관광객들을 기다리며 서 있는 흰마차들.
노을을 품은 붉은 벽돌. 참 예쁘다.
아무리 봐도 아름다운 중앙광장의 모습. 폴란드 인들이 자국내에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도시가 크라쿠프라고 한다. 왜 그렇게 말을 하는지 알 것 같았다.
혼자 똑딱이로 열심히 구도 연습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낮이나 밤이나, 이 곳은 항상 많은 관광객들로 붐빈다. 지나가다가 한국인 단체 관광객을 보았다. 역시, 한국인이 없는 곳은 없다.
나에게는 조금 신선한 것이, 마부가 여자였다는 점이다. 단정하게 차려 입은 여자 마부의 모습.
아름다운 저녁 풍경 크라쿠르. 아무리 기다려도 해가 잘 지지 않는다. 다음날 투어를 위해 일찍 침대에 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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