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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esta/2014 Viet Nam & Cambodia

[캄보디아여행] 15. 씨하눅빌로의 머나먼 여정

by 여름햇살 2014. 1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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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Oct 2014



씨엠립을 벗어나는 날이다. 휴양의 도시 씨하눅빌에서 모든 스트레스와 차단되고 싶었다. 이유없이 씨엠립에서 지쳤기 떄문이다. 아침에 체크인을 하는데 멍청한 직원이 이미 아고다에서 지불 완료된 숙박비를 내라고 했다가, 픽업 차량이 오지 않아서 버스 회사 사무실에 전화 좀 해달라고 했더니 버스를 보트로 알아 듣고 보트 시간 언제냐고 사무실에 물어보고.. 하. 끝까지 내 속을 썩이는 씨엠립이여.


약속 시간이 지나도 오지 않는 픽업차량때문에 마음을 졸였지만 -얼마나 많은 뒷통수를 맞았더란 말인가- 다행히 픽업차량은 숙소로 와주었다.




전날 일찍 간다고 하니깐 도시락까지 싸준다. 최고의 숙소. 너무 만족한 서비스에 아고다에 리뷰 만점을 주었다. 흐흐, 도시락은 별거 없었지만, 그 마음 씀씀이가 참 고마웠다.



버스는 먼저 씨엠립 외부에 있는 버스정류장에 도착하여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을 태웠다. 버스는 좁았고 불편했지만, 씨엠립을 떠난다는 이유 만으로도 뭔가 기분이 좋았던 것 같다. 버스 안에서는 계속 잠을 잤다. 뭘 했다고 이토록 피곤한 것일까. 동남아의 습기는 나를 참 나근하게 만든다.



첫번째로 도착한 휴게소. 다들 밥을 먹으며 끼니를 때우는데 별로 먹고 싶은 것이 없다. 깔끔떠는 성격은 절대 아니고 음식이라면 특정 육류 및 부산물 외에는 특별히 가리는 것도 없는데 캄보디아 현지식은 잘 손이 가지 않는다.



그 와중에 발견한 말린 과일들. 바삭바삭한 것이 맛있어 보여서 2봉지나 샀다.



프놈펜에서 만났던 치킨집 사장님의 말대로 프놈펜과 씨엠립을 오가는 길은 철저하게 비포장도로였고, 버스여행을 하는 승객을 지치게 만들었다. 속도는 또 어찌나 느린지, 아무것도 모르고 잠을 잤던 지옥의 슬리핑 버스가 차라리 나은 선택사항으로 느껴졌을 정도였다. 



바나나와 포테이토 말린 것이라고 한다. 꽤 많이 들었는데 각각 $1씩 줬다. 물가는 참 마음에 든단 말이야. 감자를 그냥 말린 것은 먹어본 적이 없어서 기대하고 입에 넣었는데, 고구마다. 그럼 그렇지.. 그래도 달달한 고구마칩을 맛있게 먹어 치웠다. 고구마가 너무 달아서 바나나를 먹었을때는 너무 맛이 없을 정도였다.



그리고 도착한 프놈펜의 버스 정류장. 여기서도 Ratha 말은 틀린 것으로 판명 되었다. 내가 씨엠립에서 씨하눅빌로 바로 가는 버스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정말 네 말이 맞냐고 10번은 넘게 확인했는데, 자기가 예약해주는 버스는 다이렉트로 가는 것이라고 말해서 그에게 예약을 부탁한 것이었다. 하지만 버스는 환승 버스였고, 내가 탄 버스가 15분만 늦게 프놈펜으로 도착하였으면 나는 씨하눅빌로 떠나지 못 할뻔 했다. 하아.. 프놈펜에서 정확히 2시 30분에 씨하눅빌로 향하는 버스가 출발했다.


그리고 프놈펜에서 씨하눅빌로 향한 머나먼 여정. 5시면 씨하눅빌에 도착할 것이라는 Ratha의 말과는 달리 9시가 넘어서야 씨하눅빌에 도착했다. 버스는 가다서다를 반복했고, 계속 다른 차들에게 추월당하고 있었다. 버스 내 모든 승객들이 무엇인가 잘못된 것을 느끼고 창밖을 보았으나, 다행히 버스에서 연기가 올라오거나 하지는 않았다. 말이 통하지 않으니 무슨 일인지 물어 볼수가 없어서 무슨 일인지는 아직도 모르지만, 분명 버스에 문제가 생겼었다. 아아, 왜 나는 캄보디아에서 항상 이렇게 일이 꼬이는 것일까. 


'나는 000랑 맞지 않는 것 같다'는 식의 말을 싫어하는 편이다. 하지만 그런 내 입에서 저절로 나는 캄보디아랑 맞지 않는 것 같다는 소리가 새어나왔다. 아아, 애증의 캄보디아여.


깜깜해서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씨하눅빌의 버스정류장. 어딘지 짐작도 할 수 없었기에 호객행위를 하는 뚝뚝 기사에게 흥정도 하지 않고 달라는 대로 다 주겠노라며 숙소로 향했다. 6불. 6000원이면 우리나라에서 택시를 타도 한참 타는 금액인데, 탑승과 동시에 하차를 했다. 하아...... 캄보디아는 다들 도둑놈들만 있단 말인가.



씨엠립의 숙소가 너무 좋았던 것일까. 씨엠립 숙소보다 더 비쌌는데도 시설은 후지다. 심지어 더블로 예약했는데 트윈룸이.. 허허, 따지기도 귀찮아서 그냥 말았다. 방 청소 상태도 깨끗하지 않았다.



이런 곳에서 잠을 잘려면 술이 필수다. 샤워를 하자마자 숙소 리셉션에서 맥주를 샀다. 앙코르 맥주는 맛이 부드럽고 좋다. 역시 맥주는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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