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ction Rooms

멜번 내에서 Top 5 안에 꼽힌다는 Auction Rooms 에 다녀왔다. 빅토리아 마켓에서 걸어갈만한 거리에 위치해 있어서, 토요일에 일 끝나고 혼자 다녀왔다. :)

Auction Rooms

103-107 Errol Street

North Melbourne VIC 3051

Auction Rooms.  이름에서 느껴지다시피, 예전 경매장을 개조해서 만든 카페라고 한다. 

가게에는 총 3개의 바가 설치되어 있었는데, 입구에 서서 보았을때 왼쪽에는 드립 커피를 내리는 바, 가운데는 에스프레소를 내리는 바, 오른쪽 바에서는 음식이 나오고 있었다. 뭔가 효율적이면서도 굉장히 전문성이 느껴지는 구조였다.

멜번의 유명 커피숍의 인테리어는 왜 다 비슷비슷 한 것일까. 가게 내부가 좁았던 BBB 를 제외하고는 모든 곳이 높은 천장과 넓은 가게, 원목 테이블, 큰 창문으로 쏟아지는 환한 햇살의 컨셉을 가지고 있었다. 신기하다. 같은 인테리어 시공 업체에 맡긴 걸까 라는 짖궃은 상상을 했다.

여태 가본 곳 중에 가장 다양한 음료를 판매하고 있었다. 아침에 플랫화이트를 한 잔 했던 터라, 다시 플랫화이트를 마시고 싶지 않았다. 이에 간만에 내가 좋아하는 예가체프 드립을 마시기로 했다. 이 곳에서는 핸드드립을 Filter 커피라고 칭한다. 다른 커피에 비해 가격이 좀 있다. 그런데 한국 커피 가격 생각하면 비싼 편도 아니다. 한국에서도 드립커피는 이 정도 가격이었으니.. 물가대비 생각해보면 멜번 커피는 확실히 한국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 정말 좋다!

메뉴는 한참을 골랐다. 한번도 먹어보지 않았던 것을 먹고 싶어서 Persian lentil 어쩌고 저쩌고를 골랐다. 커피도 커피인데, 음식 맛보는 재미에 빠졌다. 

이 곳이 핸드드립 커피를 내리는 곳이다. 동양인 분이네.. 라고 생각했는데 한국 분이셨다! 이분이 내가 내린 커피를 자리에 서빙해주셨는데, '한국분이시네요' 라고 말을 걸어서 깜짝 놀랬다. '아,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라고 했더니, 책 때문에 알았다며 말을 해주신다. 테이블을 내려다 보니, 여기서 읽고 갈꺼라고 꺼내 놓은 한국어로 된 소설책(시티 라이브러리에서 대여했다) 떡하니. ㅋㅋㅋㅋㅋ 민망했다.

투명한 저그에 담겨 온 예가체프. 간만에 드립커피를 마셔서 그런건지, 원래 훌륭한 것인지, 아니면 내가 예가체프를 좋아해서 그런 것인지, 커피 향이 정말 좋았다. 간만에 우유가 들어가지 않은 커피(롱블랙은 좀 별로다. 확실히 에스프레소 음료는 우유가 들어간 것이 내 입맛에는 잘 맞았다)를 마셨더니 황홀하기까지 했다. 역시 커피는 핸드드립 커피라며.. 혼자 감탄했다.

그리고 내가 주문한 메뉴. 팬케잌 같은 것 위에 렌틸콩 샐러드가 올라 가있고, 수란과 크림치즈 같은 것이 올려져 있었는데 맛있었다. 지난번에 seven seeds에서 먹은 메뉴보다 더 낫다는 생각을 했다. 가격이 비싸긴 하지만, 굳이 이 곳까지 찾아와서 먹는 거니 아끼지 말자는 생각으로 주문했는데 잘 주문한 것 같았다. 

이상한 것에 감동받았다. 화장실에서 사용하는 핸드워시, 핸드크림 제품이 Aesop 제품이었던 것이다. 어째 화장실에 들어갈때 향기가 너무 좋더라니.. 이 곳에서 구매한 것 같지는 않고, 저렇게 옆에 안내도가 있는 걸로 보아서, 협찬(?)이 아닐까 추측했다. 워낙에 인기 있는 커피숍이니 말이다.

정말 좋았다. 다시 한 번 방문하고 싶다.

플랫화이트를 마셔보지 못했지만, 드립커피는 가히 일품.

감히하는 주관적 평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