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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완독했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뿌듯한 책. 뭐 그렇다고 지루했단 것은 아니다. 책은 매우 재미있었지만, 프로젝트가 바쁠때에 시작하면 너무나도 괴로운 분량의 책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너무나도 재미있게 읽었다. 저자 유발 하라리에게 극찬을 보낸다.
책의 전체적인 내용은 호모 사피엔스 종의 시작부터 지금까지의 모습을 서술한 책이다. 책의 내용이 100% 진실은 아니고, 작가의 엄청난 상상력(신뢰성이 꽤나 높은 evidance를 바탕으로)이 가미되어 있다. 하지만 기발한 그의 상상력에 감탄을 금치 못하며, 왠만한 소설책보다 더 강력한 흡인력을 갖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놀랐던 것은 네안데르타르인이 호모 사피엔스의 조상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중학생때 인류의 진화를 배우며 오스트랄로피테쿠스-네안데르타르인-호모 에렉투스-호모사피엔스 순으로 달달 외웠고, 이 책을 읽기 전까지 그렇다고 알고 있었는데, 내가 알고 있던 진실이 깨어졌다. 네안데르타르인은 호모 사피엔스의 덜 진화형이 아니라, 여러 인간 속 중 하나였는데, 어느 순간엔가 멸종되고 호모 사피엔스만 남은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 원인으로 저자는 호모 사피엔스의 뇌속에서 이루어진 '인지 혁명'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호모 사피엔스의 역사를 인지 혁명, 농업 혁명, 과학 혁명에 따라 서술하는데, 그 중 호모사피엔스가 현재처럼 지구에서 가장 우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상상력'에 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는 그 근거로 화폐와 종교, 제국을 예로 드는데, 정말이지 단 한 번도 그런 관점에서 생각해보지 못했던 문제라 너무나도 흥미로웠다.
화폐, 종교, 제국 모두 우리의 상상에 의해 만들어진 것인데, 이는 다른 이들이 그렇게 믿기에 나도 그렇게 믿고, 이러한 믿음으로써 그 모든 것이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그의 말이 맞는 것이, 화폐를 예로 들면 그 것은 공공의 약속일 따름이다. 5만원짜리 화폐를 발행하는데 드는 비용은 1원의 오차도 없이 5만원이 들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그 것을 5만원의 가치가 있다고 믿는다. 그럼 5만원이라는 물가는 또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인가. 이것 또한 우리가 그러자고 합의한 상상의 산물이지 실체는 아니다.
살아가면서 딱히 이런 것에 대해 생각해 본적이 없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일상의 모든 것이 새롭게 보이기 시작했다. 그의 책 자체의 내용도 매우 좋지만, 그의 책이 나의 인지능력을 넓혀준 것 또한 매우 좋았다. 호모 사피엔스에게 인지혁명이 왜 생겨났는지는 알 수 없으나, 나에게 생긴 인지 혁명(?)은 분명 그의 책 때문이라 확신한다.
그리고 또 책 외적으로 생각한 것이 그의 전공이다.(난 꼭 책 읽으면 이상한거에 꽂혀하는 듯..) 우리나라의 인문학을 전공하면 밥 굶어 먹기 딱 좋다고 그런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베스트셀러가 된 이 책의 저자는 중세 전쟁사를 전공했다. 이걸 보고 코난 오브라이언의 다트머스대학 졸업 축사 연설 동영상이 생각났다. 순수 예술이나 철학 등을 전공한 자녀가 있는 부모님들은 자녀들의 미래에 대해 걱정하라고 말이다. 그들이 직업을 구할 수 있는 곳은 고대 그리스라는 농담 ㅋㅋㅋ. 하지만 유발 하라리는 그 대사에 한방 먹인다.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어 많은 돈을 벌었고,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었다.
* 참고로 그 동영상이다. 매우 유쾌해서 보는 재미가 있다. ㅋㅋㅋ
여하튼 요즘 만나는 사람마다 강력 추천하는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 다들 꼭 읽고 뇌에서 반짝 하는 경험을 하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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