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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불친절한 감상자

영화 엑스맨 아포칼립스

by 여름햇살 2016. 6.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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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히어로물에 대해서 잘 모른다. 친구들 중에서도 히어로물에 탐닉해 있는 친구들이 많이 없다. 내가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이유는 선입견 때문이었다. 건물들을 때려 부숨며 지구인을 괴롭히는 악당에 맞서 지구를 구하는 히어로들. 내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장르얐다. 그런데 이것이 알다보니 재미가 있었다. 내가 생각했던 단순한 선악의 대립이 아니라, 인간이라는 관점에서 한 영웅의 삶을 해석하는 것이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누가 누구고 누가 마블소속인지 디씨소속인지 이런거에 대해서는 무지하다.

그래, 내가 이 정도로 배경지식이 없으서였다.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 아니 보는 도중에도 나는 엑스맨이 슈퍼맨이나 배트맨처럼 한 영웅을 지칭하는 줄 알았다. 내용 흐름상 찰스가 엑스맨이인데 반신불구가 되서 변신을 못하는 거구나!(히어로물들은 시리즈로 나오니, 이전 내용은 그냥 내가 못봐서 그런거려니..) 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영화 중반쯤에 미스틱이 엑스맨을 표현할때 복수동사를 쓰길래 깨달았다. 아... 아무리 기다려봐야 가슴이나 등 뒤에 엑스마크를 단 엑스맨은 영화가 끝날때까지 나오지 않겠구나, 라고...

어벤져스가 내 스타일이라 그랬던 걸까. 이 영화는 그와 달리, 내가 예전에 생각하고 있었던 히어로물의 전형이라 그런지 크게 감흥이 없었다. 돌연변이로서의 삶의 고독함과 성찰 혹은 인간이 돌연변이를 대하는 모습에 대한 심층적인 취재(?) 등등의 이야기가 있었다면 좀 더 내 스타일이어었을 것이다. 그런데 몇 개의 평을 읽어보니 팬들에게는 꽤 잘 만들어진 영화로 간주되는 것 같다. 나야 뭐 누가 누군지도 모르고, 줄거리도 잘 모르는 상태로 봐서 악당 때려 부수는 영화에 지나지 않았지만 말이다.

그런데 이걸 또 유치하다고 간과할 수 없는 것이, 은근 인생을 살아가면서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내용들이 영화에 있었다. 첫째 선의가 항상 선의 결과를 가져다 주지는 않는다. 둘째 뻘찟하면서 욕심부리면 뼈도 안 남을때까지 여러명에게 얻어 터진다. 셋째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더 우리와 다른 사람을 배척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이상 ​엑스맨이 뭔지도 모른 상태로 본 감상문 이야기. 그나저나 요즘 히어로물에 관심이 제대로 가서 만화책으로 읽어보고 싶은데(영어공부할 겸 영어판으로) 어디서 구해야 하나. 아마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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