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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신간 코너를 기웃거리다가 발견한 책. 사축이란 단어가 기발해서 그 자리에서 책을 다 읽어버렸다.(크기도 작고 두께도 꽤 얇다) 4년 하고도 6개월이라는 짧지도, 길지도 않은 회사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공감도 많이 가고 몇 가지 배운 점도 있는 괜찮은 책이었다. 물론 책의 내용에 전적으로 동의하지는 않지만 말이다.
이 책을 읽다가 가장 기본적인 사실을 잊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건 너무나도 당연한 사실인데 회사에서는 '성과'가 최우선이라는 점이다. 이건 그 어떤 회사라도 마찬가지일것이다. 하지만 우리는(혹은 나만?) 종종 이 사실을 잊어버린다. 종종 나의 시간 대다수를 회사에서 보내는 것만으로 월급을 받는다고 간주한다. 회사는 우리의 시간을 사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성과(결과물)을 사는 것인데도 말이다.
이렇게 보면 회사와 나는 지극히 비지니스적인 관계이다. 이 당연한 사실을 왜 나는 계속 잊고 있는 걸까? 회사에서 당당해지기위해 성과를 많이 내는 직원이 되어야겠다. (그렇다고 충성도가 높다는 것은 아님)
그리고 근무시간. 이 부분에 관련해서는 나와 저자가 전적으로 의견이 같았다. 가끔 회사에서 만나는 사람들 중에, 밤늦게까지 야근을 밥 먹듯이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러면서 그들은 하나같이 자신들에게 주어진 업무가 너무 많다고 했다.
처음에는 그들의 업무가 정말 많은 줄 알았다. 그에 비해 나는 바보같은 회사덕에 배정된 일이 적은 행운아(?)라고 생각을 했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들과 차별해주는(?) 이 회사에 오래오래 다녀야지 라는 충성심을 갖기도 했다.
하지만 실상은 아니었다. 그들 중 대다수가 늦게 출근해서 시작 시간이 늦었을 뿐이었다. 이전 회사와 지금 회사 모두 플렉서블 타임제라서 10시까지만 출근 하면 되는데, 심지어 11시에 출근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11시에 출근하니 정시에 퇴근하더라도 8시 퇴근이 될 수 밖에.
그리고 그들은 근무시간 중간 중간에도 자리를 비우기 일쑤였다. 사실 이건 잘 몰랐는데(내가 그들의 생활을 tracking 하는 HR 팀도 아니고 말이다), 하루는 물어볼 것이 있어서 특정 동료의 자리에 찾아간 적이 있었다. 그런데 자리에 없었다. 화장실을 간 걸까 하고 십오분 뒤에 다시 갔는데 그래도 없었다. 그리고 삼십분 뒤에 다시 가도 없었다.(조금 급한 건이라 그 날 수시로 찾아갔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1시간동안 남자친구와 통화를 하고 왔던 것이었다, 근무시간에! 그 이후로 알게 되었는데, 그 동료는 수시로 근무시간에 동료들과 커피타임을 장시간 갖곤 했다.(나에게도 제의했지만 나는 수다떠는 것은 점심시간 한 시간으로 충분했다)
이러니 야근을 하지 않고 주어진 업무를 끝낼 수 있을리 만무했다. 그 동료는 항상 밤에도 남아서 야근을 했고, 주말에도 일을 해야한다며 금요일마다 일거리를 껴안고 가곤 했다.
내가 항상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다. 일은 재미없는 것이라고. 회사가 우리에게 월급을 주는 것은 재미없고 하기 싫은 일을 시키기 위해서이다. 아무도 하지 않으려니깐 돈을 주고서라도 자리에 앉히고 일을 시키는 것이다. 즐겁고 재미있는 일을 하려면 내가 돈을 내야한다. 게임이나 악기 배우기, 꽃꽃이 같은 모든 즐거운 취미생활은 돈을 지불해야한다.
요즘엔 이러한 사실들을 나 스스로에게 상기시키면서 근무시간 내에 최대한 집중해서 일을 끝마치려고 한다.(그럼에도 능력 부족으로 나도 overtime 으로 일하게 된다) 그리고 그런 회사생활이 내 자신에게도 경제적으로만 아니라 다른 방면으로도 득이 되는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중이다.
말은 이렇게 하지만 월화수목금토일 모두 휴일이길 바라고, 어떻게 하면 월급루팡이 될 수 있을까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는 1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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