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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다는 행위는 인간 삶에서 그 어떤 것보다 가장 중요한 행위일지도 모른다. 일단 음식을 섭취 하지 않으면 삶을 영위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니 말이다. 그래서인지 먹는다는 행위는 쉬이 탐욕의 대상이 된다. 더 많이 먹고, 더 좋은 것을 먹으려 드는 사람들의 열정과 욕망이 이해가 된다.
하지만 이 책 시인의 밥상에 나오는 이들은 되려 인간 본성을 거스르는(?) 면모를 보이고 있다. 제철의 음식을 즐기되, 적당히 섭취하며 가진 것에 감사하며 식탁을 차린다. 나눔의 미학이 있고, 더불어 살아갈 줄 아는 모습 또한 읽는 이의 가슴을 촉촉하게 만드는데, 이 책을 읽는 내내 나의 결핍이 너무 적나라게 드러나고 있어 한편으로는 조금 힘들었다. 얼마전부터 인생에서 중요한 것들을 결정짓고, 그에 따라 불필요한 것들을 내려 놓는 삶을 지향하고 있었는데 여전히 나는 부족하고 갈길이 멀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아마 항상 무언가를 이룩해 내는데만 초점을 둔 삶을 살아 왔기 때문인 것 같다. 나는 항상 뭔가 노력하고 성공하는 것만 우선시 하고 그러한 스토리에만 감동을 하고 있었다. 사람 사이의 따스한 인정, 삶 자체에서 오는 아름다움에서 오는 감동을 어느샌가 잊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에 이 책은 치열한 경쟁속에서 너덜너덜해진 나에게 조금은 쉬어가도 좋다며, 따뜻한 밥과 국을 한상 차려주는 듯했다.
* 또 이렇게 글쟁이의 화려한 수사에 홀딱 넘어가서 조만간 지리산을 방문하게 생겼다. 하지만 너무 추운데 내년 봄에 방문하는게 좋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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