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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탄의 도구들'이라는 책을 나쁘지 않게 읽어서 같은 저자인 이 책을 다시 읽게 되었다. 내용은 전작에 미치지 못했고 씁쓸한 면도 있었다. 아니 책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직장인인 내가 적용가능한 내용이 적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이다. 자동화 및 단순화등의 기술로 자신이 현재 하고 있는 사업에 들이는 시간을 최소화하고 이윤은 극대화 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는데, 자신의 일이 아닌 기업에 종속당해 노예같이(?) 일을 하고 있는 직장인들을 위한 책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와 함께 두번째로 불편했던 이유는 자기계발서라는 특성에 기인한다. 저자와 같이 획기적인 방법을 도입하지 않아서 성공하지 못한 현실의 나와 마주하기가 바로 그것이다. 이 책 또한 잘살고 있는 나에게 묘한 패배감(?)을 안겨다 주는 면이 없지 않아 있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면 이 책이 잘못한 것이겠는가. 저자와 같이 되고 싶은 나의 욕망이 나를 비난한 것이니, 그렇게 만든 내 마음을 탓해야겠지만.
저자가 소개하는 구체적인 기술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지만, 그럼에도 저자의 가치관은 마음에 들었다. 일하는 시간을 줄여서 자신이 원하는 것들(여행, 배움 등등)에 시간을 사용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궁극적으로 봉사와 사회 구성원으로써 사회에 긍정적인 기여를 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삼고 있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돈을 많이 벌고 여가 시간이 생기면 오로지 자신을 위해서 사용할 생각만 한다. 자신이 노력해서 얻어낸 시간과 돈이므로, 고생한 자신에게 사용함으로써 자신의 노력을 보상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말도 맞는 말이다. 왜냐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이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며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돈 때문에 자신이 하고 싶지 않을 일을 하며 시간과 노력을 보냈으니, 나머지 시간은 그 돈으로 자신의 삶을 보상받아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이 점에서 다르다. 우선 자신의 일을 즐기고 있기에, 보상받아야 할 부분이 없어진다. 그렇기에 자신의 사회와 세계에 관심을 가질 '여유'가 생겨나는 것이다. 요즘 시대에 억소리 나게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은 많다. 하지만 그 들 중의 많은 이들이 돈은 많이 벌지언정 '시간'에 관해서는 가난하고, '타인에 대한 애정'에 대해서는 황폐하다. '돈'만 많은 삶과 저자가 정의내린 '뉴리치'로서의 삶은 확연히 다르다. 그래서 그의 삶의 모습과 삶에 대한 태도가 이다지도 많은 관심을 받는 듯 하다. 많은 관심을 받는 다는 것은, 현대인들도 이런 류의 삶에 더 많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말일테고, 그러면 몇십년뒤에는 우리는 조금은 다른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로 구성된 사회에서 살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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