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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불친절한 감상자

책 일주일 안에 80퍼센트 버리는 기술

by 여름햇살 2018. 1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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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안에 80퍼센트 버리는 기술
국내도서
저자 : 후데코 / 민경욱역
출판 : 학산문화사(아이누리) 2018.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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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니멀리즘에 대해서 알게 된지 4년차에 접어 들었지만 그럼에도 정리정돈과 미니멀리즘에 대한 책에 관심이 많다. 처음에는 그 개념과 방법 및 효과에 집착을 했다면, 그 것들을 모두 다 안 지금에서는 에세이 읽듯이 저자의 이야기에 관심이 있다. 이 책도 다른 책과 똑같다. 정리 정돈과 먼 생활, 그리고 물건을 끝없이 사들이던 과거에서 정리 정돈되고 홀가분한 현재로 변화하게 된 과정, 그리고 그 과정은 모두 공통적으로 물건을 적게 소유하는 삶이었다는 것이다.


 이 쯤 되면 물건을 많이 소유해서 불행했는지 불행했기에 많이 사들였는지 닭과 달걀의 문제처럼 그 인과관계가 모호해진다. 나름 출간된 미니멀리즘 및 정리 정돈에 대한 책을 많이 읽은 장본인으로서는 후자에 더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불행했기에 소비와 물건의 소유에 대해 집착을 했고, 불행을 끝내고자 마음을 먹고 실천했기에 무의미한 소비와 소유욕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이다. 또한 이 것은 악순환을 불러 일으키기도 한다. 행복하지 않은 상태, 불만족이 많은 물건의 소유를 야기했고, 많은 물건의 소유로 인해 매일의 일상이 결단 피로와 청소, 정리 정돈이라는 허드렛일에 치여 행복할 수 없었던 악순환 말이다.


 몇년 전 '미니멀리즘'이 유행하기 시작되었던 것에 비교해보면 지금은 보여주기 식이 많다. 책 말미에 언급되었던 것처럼 서로 경쟁적으로 얼마나 적은 물건을 가지고 있는지에 집착하고 있지만, 미니멀리즘의 본질은 이 것이 아니다. 적게 가졌다고 미니멀리즘인 것도 아니고 물건의 가짓수가 많다고 미니멀리즘이 아닌 것도 아니다. 정량 가능한 수치인 물건의 개수로 기다 아니다를 평가하는 것은 미니멀리즘의 본질을 위배할 뿐이다. 가짓수가 아니라 그 사람을 봐야 한다. 그러니까 그 사람의 마음 상태가 본질인 것이다.


 극도의 절제로 물건의 가지수는 줄였지만 항상 남과의 경쟁에서 이기고자 하는 마음을 가득 품고 있다면 그것도 미니멀리즘인가? 옷의 개수는 좀 적지만 항상 부정적이고 냉소적인 생각이 마음에 넘친다면? 물건의 개수는 좀 더 많을지언 정 삶 자체를 홀가분하고 가볍게 살아가는 것이 미니멀리즘에 가까울 것이라고 감히 생각한다. 그렇기에 미니멀리즘이란 것은 물건의 가짓수가 아니라 삶의 방향성의 문제가 되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퇴사를 하고 2개월이 지난 지금의 나는 소득이 없지만 퇴사 하기 전보다 더 많은 물건을 가지고 있다. 책상과 의자를 구매했고 스탠드도 두개나 더 들였다. 공부를 하기 위해 책도 더 구매했다. 겨울이라 옷도 몇벌 샀으니 총 가짓수로 따지자면 30개 정도 물건이 늘어났다. 그럼 나는 30개의 물건만큼 미니멀리즘에서 멀어진 것인가? 30개의 물건은 늘었지만 삶을 비관적으로 보는 마음과 우울함을 버렸다. 나는 이전 직업의 타이틀에 집착하고 있었고, 그 타이틀이 가져다 주는 연봉에 집착했고, 다른 이들이 선망한다는 이유로 회사에도 집착했다. 그 모든 것을 다 갖고 있었지만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삶이 아니라는 생각에 괴로웠고 무기력했다. 그리고 안정한 삶을 살아야 한다 혹은 남들에게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연봉을 주는 회사에 있어야 한다는 그 집착을 버리고 마음이 가벼워졌다. 물건은 조금 늘어났을지언정 가벼운 마음으로 사는 것이 좀 더 미니멀리즘에 가깝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갖고 있어서 그런지 이 책은 다른 책들보다 조금 더 마음에 들었다. 그와 함께 타인(함께 살고 있는 가족)을 자신이 옳다고 믿는 신념을 따르도록 바꾸려고 하지 않는 그 모습 또한 멋있었다. 자기 생각이 맞으니깐 주변인까지 자신의 생각에 맞추려고 하는 고집불통이었다면 나는 이 책을 끝까지 읽지 않았으리라.


또 다른 관점으로 책의 이야기를 보면 '지금 현재에 집중하는 것'이다. 우리가 지나친 물건을 갖고 있는 것은 지금 현재에 쓰는 것 뿐만 아니라 과거에 즐겨 썼던 것 그리고 혹시나 모를 미래에 사용할 것들까지 함께 보관하기 때문이다. 특히 미래에 대한 물건을 저자는 '야망 잡동사니' 라는 재미있는 표현을 쓴다. 그녀의 야망 잡동사니는 28년동안 보관하고 있었던 통신판매로 구입한 뜨개질 바늘세트였는데, 그 것을 버리지 못한 이유는 '언젠가 뜨개질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바람 때문이었다고 한다. 그 것을 버리는 것은 자신의 희망과 꿈을 버리는 마음이 들기에 사람들이 쉬이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정리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살아가기 위해서는 아름다운 과거에 대한 집착도 예측 불가능한 미래에 대한 불안이 아닌 현재에 머무르는 마음만이 필요하다. 그리고 현재에 있기 위해서는 과거와 미래를 정산해야 한다. 그것의 시작으로 물건의 정리 정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다시 한 번 집안을 둘러보며 버릴 만한 물건들을 점검했고, 오랜기간 입지 않았던 옷들을 정리했다. 아래에는 저자가 제안한 방법인데, 마음에 드는 부분을 발췌했다.


- 옷 

  1. 1년간 입지 않은 옷

  2. 사이즈가 맞지 않는 옷

  3. 소화하기 어려운 옷

  4. 더이상 좋아하지 않는 옷

  5. 시대에 뒤떨어진 옷

  6. 추억만을 위해 남긴 옷


- 가방 

  1. 1년간 사용하지 않은 백

  2. 곰팡이가 생긴 백

  3. 무거운 백

  4. 단순히 허영 때문에 산 백

  5. 너무 싸서 산 백

  6. 기념으로 산 추억의 백

  7. 쓰기 불편한 백

  8. 안좋은 기억이 있는 백


- 식기

  1. 사용하지 않는 식기

  2. 이가 빠지거나 더러운 식기

  3. 사용하기 힘든 식기

  4. 겹치는 식기

  5. 무거운 식기


- 책

  1. 읽지 않은 책

  2. '또 살까' 라고 자문 했을 때 사지 않을 책

  3. 전자책으로 살 수 있는 책

  4. 지금 현재 손에 들지 않는 책

  5. 언젠가 되고 싶은 내가 되기 위해 가지고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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