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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esta/2012 SA

[남미여행_2012/04/15] 14. 24시간 버스덕에, 한 템포 쉬어가기.

by 여름햇살 2013. 3.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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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것도, 작년에 남미에서 갔다온지 얼마 되지 않았었을때 작성했던 글. 이날은 하룻동안 버스를 탄 일 밖에 없다. 그리하여 사진도 몇장 없고, 간만에 매우 짧은 포스팅이~ ㅎㅎ

 


 

밤 늦게까지 놀다가 잤는데도 아침 일찍 눈이 번쩍 뜨였다. 아침을 가져다 놓고 느긋하게 먹으면서, 노트북으로 숙소를 예약했다. 아니 다시 정정한다. 와이파이가 어마어마하게 느려서 본의 아니게 느긋함을 강요당했다...ㅋㅋㅋㅋ 한참 노트북을 들여다보고 있는데 어제밤에 수다 떨던 나의(ㅋㅋ) Fabricio가 온다. 히우에서 커뮤니케이션 스킬 관련 강의를 듣고 있던 그. 9시 수업이라서 아침에 칼같이 일어난다. 그는 마지막 작별인사를 하고 수업을 받으러 갔다. 이렇게 아쉬운 이별이다. 이제 다시 못보겠지. 잘생긴 Fabricio 영원히 안녕 ㅜㅜ

 

* 이날의 포스팅은 매우 짧을 것으로 예상되니, 이쯤에서 우리(ㅋㅋ) 잘생긴 Fabricio의 사진을. 아쉽게도 함께 찍은 사진은 없고, 이것은 페이스북 친구 추가 후에 본인이 보여준 페이스북에 업데이트 되어 있던 사진들.

 

 

 

이건 바텐더를 할때 당시의 사진. IT 회사를 다니면서도, 이 바텐더 업무를 너무 하고 싶어서 하루에 잠을 1~2시간 자는 생활을 하며 바텐더를 했었다고 한다. ㅎㅎ 대단해 정말. 그정도의 열정이라면 뭐든 하겠군. 나도 나름의 열정으로 요즘 블로그 업데이트에 열을 올리고 있긴 하지만 ㅋㅋㅋㅋ 비교는 안되는 군. 

 

 

휴, 지금 봐도 훈남이구만 ㅋㅋㅋㅋㅋㅋ

 

 

무거운 짐을 낑낑거리며, 버스를 타고 터미널에 도착했다. 터미널에 가는 버스 안에서 아르헨티나 남자애를 만났다. 금발에 태닝된 피부. 내가 생각하던 아르헨티나 남자의 모습. 꺄아. 완전 내스탈이었다. 남미 여행중에서 봤던 외국인중에서 제일 잘생겼던 그 남자 ㅋㅋㅋ 나 스페인어 한마디도 못하는데 끝까지 스페인어로 계속 말을 걸던 그. 어찌나 꿋꿋한지 ㅋㅋㅋ 터미널까지 짐을 들어다 준 것은 너무 고마웠지만, 스페인어를 알아 듣지 못해서 계속 웃기만 할 수 밖에 없었다. 스페인어를 배워왔어야 했는데 ㅜㅜ 여행하면서 제일 아쉬웠던 순간이다. ㅋㅋㅋㅋ 진심으로 따라 갈뻔.

 

버스는 1시 30분 출발인데 너무 일찍 도착해버렸다. 3시간은 대기해야 되는 상황이다. 이럴줄 알았으면 호스텔에서 느지막히 있는건데 싶었다. 그런데 이놈의 성격때문에 항상 지나치게 일찍 오게 되버린다. 할일 없어서 무거운 짐을 이끌며 터미널 구경. 하지만 터미널이 너무 작고, 지난 새벽에 실컷 구경했던 터라 색다를게 없다. 갈증이 나던 그 시점에, 아이스크림 가게가 보였다.

 

 

종업원 여자애가 신기한 듯이 날 쳐다보며, 계속 웃으며 주문을 받았다. 눈만 마주치면 웃음을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린다. 내가 그렇게 신기하게 생겼나?? ㅋㅋㅋㅋㅋㅋㅋ여행책을 들여다보며 터미널에서 예약한 숙소까지 어떻게 가는지 연습한다. 그리고 다른 여행지들도 훑어본다. 내가 가기로 마음 먹었던 곳 사진을 들여다 보지만 실감이 나지는 않는다. 가독성의 이유로  멀리(ㅋㅋ)했던 론니플래닛도 간만에 꼼꼼하게 읽게 된다. 플랫폼은 1층에 있는데 내려가기전에 화장실을 들렀다. 히우 터미널 화장실은 유료. 1.5헤알이나 냈다. 비싸다.ㅠ_ㅠ

 

 

그리고 간식거리도 하나 샀다. 과일 그림이 그려져 있어서 맛있을 거라 생각하고 샀는데 진짜 맛이 없었다 ㅜㅜ

 

 

어수선한 플랫폼의 풍경. 이른시간이라 그런지 사람이 그렇게 많지는 않다.

 

 

내가 타려는 버스 앞. 저렇게 카운터앞에 운전수가 서서 손님을 기다린다. 비행기처럼 먼저 번호표를 붙인 짐을 싣고 체크인을 한다. 차장 아저씨가 표에서 코레아를 읽고는 반갑게 웃으며 인사를 한다. 몇마디 건네는데 아무말도 못하는 나를 보더니 웃는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아저씨들은 자기네 나라 언어를 한마디도 못하는 나를 답답해 하지 않고 마냥 귀여워라 해준다.

 

 

남미의 버스는 이렇게 운전석과 승객석을 구별하는 문이 있다.

 

 

오랜시간 동안 버스를 타야 했기에, 혹시나 멀미가 날까봐 제일 앞자리로 예약을 했다. 원래 옆에 할머니가 앉아 있었으나 버스가 출발하고 다른 빈 자리로 이동하셨다. 그덕에 널찍하게 버스를 탔다. 그리고 앞좌석은 다른 좌석보다 더 넓은 앞공간을 확보하고 있어서 더 좋았다. 포스두까지는 24시간이 걸린다. 남미에서 처음인 긴 버스여행이다. 생각해보면 숨막히는 시간이지만, 처음이라서 마음이 들뜨기도 한다.

 

버스는 길을 따라 끝이 없이 달린다. 가만히 앉아서 시시각각 변하는 창밖의 풍경을 구경하는 것이 무척 재미있다. 경치 감상이 지겨워지면 노트북으로 넣어 온 드라마나 영화를 본다. 그게 지루해지면 다시 경치를 본다. 너무 좋다.

 

저녁시간이 다가오면서 슬슬 배가 고파온다. 저녁은 어떻게 먹으려나 걱정하고 있는데 차가 휴게소에 선다. 차장이 뭐라뭐라 이야기 하는데 못 알아듣겠다. 멀뚱멀뚱 쳐다봤더니 밥먹는 시늉을 한다. ㅋㅋㅋㅋㅋ 나 완전 귀머거리 벙어리 수준이다. 밥 먹으라는 걸 보니 오래 쉬겠구나 싶어서 버스에서 쫄래 쫄래 내렸다. 휴게소는 생각보다 컸으며, 많은 사람들이 밥을 먹고 있었다. 어떻게 먹는건가 하고 사람들을 관찰해봤더니 먹고 부페식으로 되어 있다. 자기가 먹고 싶은 음식을 접시에 덜어 낸 다음에 무게를 재서 값을 치른다. 어떤 메뉴이건, 야채던 고기이건, 밥이건 디저트이건, 가격이 똑같다. 그저 무게에 따라 측정하고 값을 지불한다. 신기하다.

 

 

 

히우에서 먹었던 탄산 과라냐를 잊지 못하여 하나 챙겼다. 그리고 야채가 먹고 싶어 야채를 접시에 잔뜩 퍼올리고, 라비올리가 맛있어 보여서 퍼왔는데 실패 ㅜㅜ 정말 별로였다. 내가 여행지에서는 왠만해선 다 맛있어 하는데, 진짜 아니었다. 그래도 퍼온 야채들이 맛있어서 즐겁게 식사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식사를 마친 운전사 아저씨가 나에게 와서는 내가 식사하는 모습을 보고 또 흐뭇하게 쳐다보고 간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운전사 아저씨의 보살핌을 받고 있는 기분이야. 나 VIP네 ㅋㅋㅋㅋㅋㅋㅋ

 

저녁 식사 후 차는 또 끝없이 달렸다. 저녁부터는 어두워져서 책을 읽을 수가 없었따. 이어폰을 끼고 다운 받아두었던 팟캐스트를 들으며 눈을 감았다. 터덜터덜 거리는 버스에서 잠이 잘 오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억지로 눈을 붙였다. 피곤이 쌓였었는지, 그렇게 쉬는것이 좋아서 생각보다 지루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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