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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esta/2012 SA

[남미여행_2012/04/14] 13. 히우, 그 마지막 밤.

by 여름햇살 2013. 3.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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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3일의 히우 이야기를 마지막으로 남미에서 여행기를 작성했던 것은 끝이 났다. 그 이후로는 정말 노느라 바빴던 것 같다, 생각해보면 ㅋㅋ. 이 글은 귀국 후에 여행기를 다 쓰겠다는 의지가 충만할때 네이트 블로그에 썼던 글이다. 여담으로, 요즘 같은 기세라면 정말이지 남미 여행기를 블로그에 다 쓸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이걸 다 쓰면 이번 겨울에 다녀온 프랑스 여행기를 써야겠다. ㅋㅋ 휴. 할일은 끝이 나질 않는구나.

 


 

휴양의 도시에 오니깐 맘껏 게을러졌다. 아침 늦게까지 퍼질러 자고 아침을 먹었다. 항상 먹는 사진은 놓치지 않고 찍는데, 이빠네마 호스텔의 아침식사 사진은 한장도 없다. 과일은 세종류(수박,파파야,그리고 이름모르는 과일)에 빵과 치즈와 햄이 뷔페형식으로 제공된다. 커피, 우유, 수꼬도 있다. 근데 맛은 없다. ㅋㅋㅋㅋㅋㅋㅋ 그냥 먹는 것에 의의를 두는 아침. 저렇게 많이 제공하면서 맛이 없기 쉽지 않은데 이상하다. 날이 갑자기 더워서 입맛이 없어져서 그랬던 건가?

 

테이블에 혼자 앉아 꼬르꼬바도(Corcovado)에 어떻게 가나 여행책을 뒤지고 있는데 어떤 남자가 와서 같은 테이블에 와서도 먹어도 되냐고 물어본다. 상관없다고 그랬더니 혼자서 조용히 밥만 먹는다. 뻘쭘해서 말을 걸었더니 브라질사람이란다. 브라질 여행다니는거냐니깐 공부중이란다. 응? 자세히 물어봤더니 머뭇거린다.  그래, 다들 개인에겐 복잡한 사정이란게 있는거니깐 ㅋㅋㅋㅋㅋ

 

알겠다고 넘어가고 꼬르꼬바도 어떻게 가냐고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그 놈의 얼굴에 물음표가 떠오른다. 내가 뭐 잘못했나 싶어서 다시 꼬르꼬바두 어떻게 가냐고 물어 보았다. 또 다시 "what?"을 반복하며 물어본다. 포기하고 팔을 옆으로 벌리며 "big jejus?"라고 했더니 이 놈이 박장대소 하면서 본토 발음으로 "Corcovado"를 발음한다. 흥, 순간 비웃음에 빈정이 제대로 상했지만 잘생겨서 용서해줬다. ㅋㅋㅋㅋㅋ 자기도 안가봐서 잘 모르지만 호스텔 앞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한번에 갈 수 있는 것으로 안단다. 알겠다고 고맙다고 맛있게 먹으라고 하고 호스텔을 나섰다.

 

 

 

전날도 느꼈지만, 확실히 이빠네마는 부촌이다. 그냥 주택가인데도 이렇게 명품 매장이 아무렇지도 않게 떡하니 건물마다 있다.

 

 

 

큰길로 나가서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렸다. 여행책에서 나와있는 573번을 기다리는데, 이놈의 버스들이 정류장에 제대로 서지 않고 막 지나간다. 손님이 기다리는 것은 정차하고, 손님이 기다리지 않는 버스는 지나가버린다. 아니 손님과 버스기사 간에 텔레파시라도 통한단 말이가? 손님이 어떻게 타려는 줄 알고 이렇게 백발백중으로 정차하거나 지나간단 말인가. 하지만 아무리 관찰해도 모종의 암호 같은건 알아낼수가 없었다. 저러다가 내가 기다리는 버스는 나의 의도를 읽지 못하고 지나가면 어쩌나 고민이 됐다. 아니나 다를까, 20분을 기다리던 573번버스가 쿨하게 정류장을 지나가버렸다. 황당해하며 이미 지나간 버스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아오, 그냥 택시를 타야되나. 나 이거 어떻게 해야되는거야. 옆에서 지켜보던 여자가 웃으면서 저 버스는 여기서 정차하지 않는단다. 그럼???????????? 다음 정거장에서 설꺼란다. 그리고 뒤를 가르치며 버스정차시스템을 알려준다.

 

내가 기다리던 버스번호는 작은 2번 박스안에 기재되어 있었는데, 그건 정류하지 않는다는 뜻이란다. 커다란 1번,3번 박스안에 기재된 버스들만 정차한다고 말해준다. 고맙다고 인사하고 다음 정거장을 향해 달려갔다.

 

 

 

이렇게 1번에 기재된 버스만 선다는 뜻.

 

 

 

요렇게 2번 정류장이라고 표시되어 있다. 바보. ㅠㅠ

 

 

 

내가 원하는 버스가 큰 박스에 기재되어 있다. 하아, 요 몇일 사이에 눈치가 늘어난 줄 알았는데. 아직 멀었다. ㅋㅋㅋ  20분 정도를 기다리니깐 다음 573이 왔다.  버스요금은 3헤알. 버스 요금은 버스마다 다른데, 버스 앞에 기재되어 있다. 2.85헤알 부터 3.1헤알까지 보았다.

 

 

 

 

버스 요금은 이렇게 버스 안에 있는 승무원이 요금을 받는다. ㅎㅎ 전날 탄 장거리버스터미널에서 타고 온 버스보다 좋지는 않았지만, 시내버스스럽다. 30분을 넘게 달려서 꼬르꼬바두에 도착했다.

  

 

 

버스는 이 횡단보도 앞에서 정차한다. 어딘지 몰라서 두리번 거리면 건너 편에 사람들이 모여있는 것이 보인다. 호객꾼들이 들러붙는다. 지금가면 1시에 열차를 탈 수 있으니 자기네 벤을 타야 된다고 그런다. 살짝 고민이 됐지만, 그래도 열차를 타고 싶어서 티켓판매소로 갔다.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다. 토요일이라서 타국의 관광객뿐만이 아니라 브라질내에 관광객들도 함께 붐비는 것 같았다.

 

 

 

티켓판매소 유리에 저러한 문구가 적혀져 있다.  문구도 웃기지만, 저걸 붙여 놓았다는 것은 환불을 요구하는 관광객들이 있었다는 것 아닌가? ㅋㅋㅋㅋㅋ

 

 

 

호객꾼의 말이 틀리길 바랬지만 역시나 1시로 배정. 2시간이나 남았다. 읽을거리도 없고 그냥 멍때리며 있기로. 남미 여행다니면서는 모든 것이 내가 원하는 대로 되기를 포기해버렸다. 사실 유럽여행할때는 유레일 시간표가 있어서 내마음대로 일정을 짤 수 있었지만(시간대도 매우 다양하니깐), 남미에서는 버스시간표를 꼬박꼬박 구하기도 힘들고, 미리 알았다고 해도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되는 타임테이블이 많다. 뭐 여하튼 남는시간 아이폰에 넣어둔 미드나 보자며 대기소로 들어갔다.

 

 

 

대기소 안으로 들어갔더니 천장에 각국의 태극기가 걸려 있다. 저렇게 많은 국기 속에서 한눈에 들어오는 태극기. 한국에 있을때는 우리나라 국기가 참 예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저렇게 보니 또 예뻐 보인다. 고만고만한 다른 나라 국기 사이에서 단연 돋보이는 흰색 태극기 :)

 

대기소에 있다보니 입이 심심하여 아이스크림을 먹기로 했다.

 

  

 

 

원하는 토핑 세개를 올려주는데 무려, 20헤알이 넘는다. 휴, 그래도 먹어야지. 난 먹고 싶은거 못 먹으면 병나는 사람이니깐 ㅋㅋㅋㅋㅋ

 

 

 

혼자서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그 시원함에 기분이 좋아 콧노래를 흥얼거리는데 동양인 아줌마 아저씨들이 단체로 나타난다. 중국인인가 한국인인가 쳐다보는데 왠지 한국인스럽다. 한국인 아닌척 하면서 (ㅋㅋㅋㅋㅋㅋㅋㅋ) 아이스크림을 먹는데 한국인이네 아니네 하고 웅성거리는 아줌마들의 목소리가 들린다. 휴, 한국말까지 들었는데 모른척 할수는 없지 싶어서 먼저 말을 건넸다. "한국에서 오셨어요? ^^" 내 말 한마디에 웅성거림이 더 커지면서 한 아주머니가 아주 반갑게 말하신다.

 

 

 

"아이고 한국 사람맞네. 보니깐 한국 사람 같더라고." 그리고는 다가오셔서 혼자 왔는지, 어디서 왔는지 이것저것 물으신다. 처음엔 너무 관심을 가져주셔서 약간 부담스러웠는데, 대화를 하다보니 고향동문 분이셔서, 의외로 즐겁게 대화를 나누었다. 그리고 지겨운 기다림의 시간이 지나고 열차에 탑승!

 

 

 

 

도심의 풍경이 보이는 것은 1-2분, 바로 열차는 산으로 돌진한다.

 

 

 

 

그리고 산을 올라가는 도중에 열차가 서는데, 일종의 밴드(?)가 타서 음악을 연주하며 노래를 부른다. 처음엔 그저 신기하기만 했는데 나중에는 같이 흥에 겨워서 고개를 까딱까딱이게 된다. 어떤 외국인 여자분은 자리에 일어나서 함께 춤을 추기도 ㅋㅋ 그분이 일어나 춤을 추자 너도나도 일어나서 열차 안은 순식간으로 춤판이.  이거 아주 묻지마 관광차인데? ㅋㅋㅋㅋㅋㅋㅋ  우리나라사람들은 눈치본다고 절대 그럴일이 없었을텐데, 풍경도 풍경이지만 이런 사소한 것들덕에 내가 지금 타국에 있구나 라고 느끼게 된다.

 

 

 

 

 

그리고 한 삼십분을 덜덜거리는 열차를 타고 올라가면 산 정상에 도달하게 된다. 예수상 바로 코앞에 내리는 것은 아니라서 한 5분정도 도보로 계단으로 올라가야 한다. 날씨가 맑지는 않다. 풍경이 선명하게 보이지는 않는다.

 

 

 

아래에서 보이는 예수상. 열차에서 내리면 보이는 모습인데, 바로 코앞까지 가지 않더라도 예수상의 그 크기는 중압감이 느껴질정도로 어마어마하다. 이러한 큰 예수상을 여기 꼭대기에 올려 놓을 생각을 하다니, 정말 신기할따름이다.

 

 

 

사진을 찍으려고 해도 무서워서 이렇게 멀찌감치 떨어져서 사진을 찍는다. ㅎㅎ 진짜 아찔하게 높은 고도이다.

 

 

 

 

그리고 어마어마한 크기의 예수상, 꼬르꼬바도. 고소공포증이 너무 심해서 높은 곳에 오래 있지 못하는 편인데, 이번은 더욱 심했다. 높이도 높이지만, 어마어마하게 큰 예수상땜에 당장이라도 땅이 내려 앉을 것 같은 공포가 들어 식은땀이 났다. 사람들도 너무 많아 정신 없었다. 진짜 제대로 공황상태를 경험했다. 평양감사도 자기가 싫으면 그만이라고, 남들에게는 히우의 명소이지만 나에게는 지옥이었다. 1시간을 넘게 기다려 올라온 이곳을, 10분만에 내려갔고, 히우보다 더 전망이 좋다는 빵산은 쿨하게 가지 않기로 결심했다. 정말 그 어떤 곳보다 강렬했던 꼬르꼬바도의 기억 ㅋㅋ

 

 

 

 

 

열차를 타고 다시 지상으로 내려가자 심장이 좀 진정되자 배가 고팠다. 눈앞에 보이는 팝콘을 낼름. 캐러맬을 입힌 팝콘은 0.5헤알이 더 비쌌다. 버스를 기다리며 달달한 팝콘을 먹자 기분이 금새 좋아졌다.그리고 백배에 나와 있는대로 572번을 기다리는데 573번이 왔다. 그러자 관광객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모두다 그 버스를 타는 것이다. 이상해서 그걸 타는 사람에게 이빠네마 해변으로 가는거냐니깐 그렇단다. 타는 사람이 맞다니깐 맞나보지 하고 그냥 버스에 올랐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그 버스는 이빠네마에 가긴 간다. 하지만 엄청 오래 걸려서. 끝까지 가보지는 않아 모르겠지만 1시간 30분에서 2시간은 걸리지 않을까 예상.ㅋㅋ 그런데 정말 운이 좋았던게, 그 버스는 식물원에도 가는 버스였다. 버스 잘못타서, 이빠네마에 언제 가나 오매불망 기다리는데 다른 승객 한명이 차장에게 식물원은 언제 도착하냐고 물어본다. 완전 솔깃해서 들어보니, 차장이 도착할때 자기가 알려줄테니 기다리란다 아직 멀었다고. 귀를 쫑긋하고 있는 나를 보더니 나보고도 거길 가냐고 물어본다. 그렇다고 고개를 끄덕였더니 웃으면서 기다리란다. 아싸. 운이 좋았다.

 

그리고 도착한 식물원!

 

 

 

 

사람들을 따라 입구로 향했다. 결제할떄 카드를 내밀었더니 카드는 안받느다며 쿨하게 거절당했다. 식물안 안은 잘못하다간 길 잃어버릴 정도로 넓었다. 실제로도 길을 잃어버리기도 했지만.... 흠흠.

 

 

 

어마어마한 길이의 나무들. 이색적인 식물에 또 신기함이 솟구치며, 기분이 좋아진다.

 

 

 

 

 

이렇게 인공폭포도 조성해 놓고,

 

 

 

아빠가 장난으로 딸을 빠뜨리려는 모습.ㅋㅋ 아기가 너무 귀엽다.

 

 

 

기분 좋아서 이렇게 셀카도 한장 찍어주시고.

 

 

 

넓디 넓은 인공호수도. 이 식물원은 딱 한가지 일 말고는 모든 것이 좋았다. 그 일은 왠 브라질 아저씨가 자꾸 자기랑 여행하자고 들러 붙었다는 것. -_- 아놔, 내가 아저씨랑 놀 민번은 아니라구요..... 진짜 너무 끈질기게 쫓아와서, 사람들이 많은 쪽으로 뛰어 가버렸다.  ㅋㅋㅋㅋㅋㅋ 아래의 사진들은 계속 식물원 사진!

 

 

 

 

 

 

 

 

 

 

 

 

 

 

 

 

아주 지네끼리 좋아 죽던 커플들. 꼴값이야 정말 ㅋㅋㅋ 공공장소에서 그러는거 아니라고~~~~~~~

 

 

 

 

낙서도 참 많이 했다. 저건 또 언제 저렇게 파고 있었는지. 그런 끈기로 너네는 뭐가 되도 되겠어 ㅋㅋㅋㅋ

 

 

 

아마존에서 자란다는 식물들.

 

 

 

이것이 나무라니! ㅎㅎ

 

 

 

 

 

요렇게 꽃이 펴있다. 신기하다.

 

 

 

넓기도 엄청 넓고, 기이한 식물들이 많아서 시간이 꽤 많이 걸린다. 막판에는 폐장시간이 다되어 가는데, 입구를 찾지 못해서 똥줄 타들어갔다... 넓어도 너~무 넓어.

 

식물에 그렇게 관심없는 사람이라도, 공원 조성이 잘 되어 있어서 와볼만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특히 나에게는! 우습게도 꼬르꼬바두보다 훨씬 더 좋았다. 한적하고 사람없고, 무엇보다 평지이고!ㅋㅋㅋㅋㅋ

 

 

 

식물원에서 기분좋은 릴렉스를 경험하고 이빠네마로 가는 버스에 다시 올랐다. 한 30분정도 걸렸는데, 기가막힌 타이밍으로 저녁노을 무렵에 해변가에 도착. 석양을 바라보며 길을 따라 걷는데 센치한 기분도 들고, 이런저런 생각들이 많아졌다. 가장 많이 생각한 것은 역시 회사를 때려치고 오길 잘했어였다 ㅋㅋㅋㅋㅋㅋㅋㅋ

 

한참을 구경을 하고, 저녁 장거리를 보러 zona sul 마트로 가는 도중에 내 평생 제일 황당한 일을 경험했다.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길가였다. 내 맞은 편에 흑인 꼬맹이가 걸어 오고 있었는데 다섯살?여섯살 정도 되었으려나? 아무렇지도 않게 걸어오면서 풀스윙 주먹으로 내 목을 때리는 것이 아닌가.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가 패닉상태에 빠져 제자리에 멈추었다. 아니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거지? 주위를 살폈다. 뒤를 돌아보니 흑인 꼬맹이가 계속 갈길을 가고 있었고 나를 한번 쓱 뒤돌아보고는 그냥 간다. 뛰어 도망가는 것도 아니고 그냥 아무일도 없었던 것 마냥 걸어간다.

 

너무 황당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거지 주위를 살펴보지만, 아무도 그 상황을 목격하지 못한 것 같다. 내가 꿈을 꾼건가. 아 정말 황당하다. 아니 어떻게 세상에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있지? 어이없어 하며 마트로 향했다. 날이 더워서 히우에서는 계속 먹고 싶은 것이 없었다. 그리하여 맥주와 과일, 그리고 잔뜩 쌓아져있는 치즈더미에서 하나를 골랐다. 맥주는 BRAHMA 라는 브라질 맥주였는데 맛이 좋았다!

 

 

 

망고를 먹고 싶은데, 칼이 없어서 호스텔 부엌에서 기웃대니깐 미국 흑인 여자애가 자기가 들고 있던 나이프를 줬다. 파스타 먹을꺼라서 자기는 필요 없다나, 여행자들은 정말 다들 착한 듯. 서로 서로의 어려움을 너무 잘 알고 있어서 그런가 ㅋㅋ

 

간촐하지만 완전 만족스러운 저녁식사를 끝내고 수영장 근처 선배드에 누워서 여행책자를 읽었다. 내일 포스두 이구아수로 떠나기에 어디서 묵을지부터 하루 일정을 짜기 위해서 열심히 책을 들여다보고 있는데 누가 와서 말을 건다. 고개를 들어보니 아침에 그놈이다. 아침에 하지 못한 통성명을 하고 어설픈 영어로 떠듬떠듬 대화를 시작했다. 물론 그의 영어실력은 매우 훌륭했다.

 

이야기하다보니 서로 완전 말이 잘통해서 맥주도 서로 세캔씩 마시고, 페이스북 친구추가에 새벽 1시 넘어서 까지 수다를 떨었다. IT회사를 다니다가 때려치고 지금은 하고 싶은것 한다던 Fabricio. 회사를 다니는 도중에도 바텐더 일이 너무 해보고 싶어서, 몇개월간 잠을 거의 자지 않고 바에서 알바 했다던 그. 한국에서는 만나기 힘든 사고를 가진 그. 모든 것이 신기하고 새로웠고, 반짝반짝 빛나보였다.

 

 

대학생이 아니라서 그런지 정치 이야기도 하고, 세상 사는 이야기도 하고, 간만에 대화가 통하는 사람을 만나서 너무 즐거운 시간이었다. 그리고 여행와서 처음으로 외국인과 길게 이야기해보는 첫 시간. 이 일 이후로 외국인 친구들과 이야기 하는데 스스럼이 없어졌던 것 같다. 그렇게 밤조차 뜨거운 히우의 마지막 날이 끝났다.

 

* 아래의 동영상은 Corcovado로 올라가는 열차 안을 촬영한 것 ㅎㅎ 지금들어도 음악이 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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