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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오늘도 맑음

피곤하지만 그래도 웃을 수 있는 아침

by 여름햇살 2019. 5.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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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번에서 결혼을 해서 멜번에서 지내고 있는 지인이 풍경을 보내줬다. 약국 오픈 기념으로 선물을 해주고 싶다길래 그러면 풍경을 사달라고 했더니, 인터넷쇼핑을 이용하여 이렇게 예쁜 풍경을 보내줬다. 생각보다 크지만 그래도 모양이 심플해서 내 마음에 쏙 든다. 우리 한약국 이미지와도 잘 맞는다. 


오픈축하로 꽤 많은 사람들이 돈과 선물을 보내주었다. 내가 이런 것을 받을 자격이 있나 라는 생각에 처음에는 한사코 부인했지만, 이제는 선물해주는 것을 감사히 다 받고, 그리고 그들에게 축하하거나 힘든 일이 있을때에 옆에 있어 줄수 있게 잘 먹고 잘 살아 남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보답할 기회가 생길 수 있도록 주변인들에게 좋은 일이 생겨나라고 바라고 있다. 

약국을 인테리어를 해준 친구는 요즘 아파트 롯데캐슬의 현장에서 3개월간 계약직으로 일을 하고 있는데, 첫 월급 받은날 약국에 놀러와서 저녁을 사주었다. 약국에 파리 날리게 되면 굶지 않게 가끔 와서 밥을 사주겠다고 했는데, 현실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군... ㅋㅋㅋ


오픈빨이 떨어져서 약국은 심각하게 손님이 없다. 지난 금요일과 이번 월요일에는 탕전을 픽업하러 오신 손님 빼고는 그 누구도 오지 않았다. 처음에는 이래가지고 월세나 낼 수 있나, 망하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을 했는데, 참 어리석은 생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나는 돈은 적게 벌지언정 시간을 벌어서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하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데 그 시간을 쓰고 싶어서 약국을 오픈했던 것이었다. 그런데 막상 돈을 걱정해야 하는 입장이 되자 돈돈 거리고 있는 꼴보기 싫은 모양새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스스로를 반성하고 한가한 시간에 즐겁게 임상 공부도 하고 학교 공부도 했다. 확실히 시간을 그렇게 채우니 좀 더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돈이야 또 벌면되니 이 시간을 마음껏 누려야지.


요즘은 논문때문에 수요일 1시부터 수업이 있다. 1시부터 10시 10분까지 쉬는시간 없이(저녁시간 1시간이 있긴 하지만, 어제는 식사를 대충 떄우며 도서관에서 논문을 찾는데 모든 시간을 보냈다) 바쁜 일정을 보냈다. 4교시 쯤에는 허리가 아작나는 느낌이 들었지만, 그럼에도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바쁘지만 참 행복한 하루였다 라는 생각을 했다. 


내가 다니는 학교의 특징은 학문에 대한 공부뿐만 아니라 배우는 그 모든 내용을 당장 내 삶에 적용할 수 있다는 것에 있다. 그래서 수업을 듣는 수요일 내내 지난 일주일의 삶을 점검하고 돌이켜보며 나날이 성장해나가는 느낌이다. 이 학교에 들어오기 전에도 나 스스로를 나쁜 사람이라고는 생각하진 않았지만, 그전과 지금의 나를 굳이 비교한다면 지금은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된 것 같은 착각이 든다. 매번 교수님들의 말씀에서, 그리고 그 분들이 가르치는 학문에서 개선할 수 있는 내 모습이 보이고, 그걸 느리지만 조금씩 적용해나가고 있다. 좋고 나쁨으로 평가할 수는 없겠지만, 굳이 표현하자면 지금 좀 더 행복하고 마음이 안정적이니 그걸로 되었다고 본다.


벌써 5월이고 올해의 반이 지나간다.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 모르겠다. 천성이 게으른 나라서 자꾸 게으름을 피우지만, 그럴때마다 나를 다그치지 말고 어린아이 달래듯 어루며 살아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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