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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불친절한 감상자

책 인문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반야심경

by 여름햇살 2020. 10.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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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반야심경
국내도서
저자 : 야마나 테츠시 / 최성현역
출판 : 불광출판사 2020.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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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불교의 철학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 불교의 철학을 잘 읽고 공부하다보면, 인생이 새롭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불교의 주제는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그러면 일단 정의를 내려야 할 것이 2가지가 생긴다. 괴로움은 무엇이며, 어떻게 생겨나는 것인지가 그것이다.

 

 첫째, 괴로움은 무엇일까. 고苦는 산스크리트어 원문으로는 'Dukkha'인데, 이는 차축과 차륜 사이의 틈에 탈이 생겨 잘 돌아가지 않는 상태를 의미한다. 즉 '무엇인가 잘 안되고 있는 상태, 불만족한 상태, 어긋나 있는 상태, 조화롭지 않은 상태, 안정이 안 돼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둘째, 괴로움은 어떻게 시작될까? 붓다는 그것의 원인을 무명無明 이라고 말을 한다. 무명이란 무지한 상태로, 현재 자신이 어떤 상태인지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다는 말을 의미한다. 우리는 살면서 많은 것을 바란다. 어떤이는 좋은 물건을 바라고, 다른 이는 특정한 사람을 바랄 수 있다. 그리고 어떠한 상태에 도달하는 것을 갈망하는 사람도 있다. 그리고 우리는 이런 것을 우리가 바라고 있다라고 생각하며 산다. 하지만 붓다는 이것은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닌 '욕망에 사로잡혀 있는 상태'라고 말을 한다. 그거에 대한 근거로 우리가 욕망을 멈출 수 없는 상태를 설명한다. 진정 우리가 스스로 무언가를 바라는 것이라면, 그것을 바라지 않는 것 또한 가능하지만 우리는 우리 스스로 그 욕망을 멈출 수가 없다는 것이다. 특정 행위(여기서는 갈망하는 상태)를 멈출 수 있을 때에야 우리는 우리의 자유 의지대로 살고 있다는 것으로 본다. (ㅎ ㅏ 부처님은 분명 어마무지하게 말을 잘하시는 분이었으리라)

 

 그리고 그 이후에는 우리가 한번쯤은 들어본 색즉시공 공즉시색으로 논리를 굳힌다(!). 색色은 '바깥에 있는 물질 현상'을 의미한다. 공空은 '실체가 아니다'는 의미이다.  우리가 '자아'라고 여기는 것은 그 색에 반응하는 '몸과 마음의 복합체'이다. 그리고 우리가 세계라고 여기는 것은 우리의 감각기관을 벗어나지 않는다. 이걸 모두 종합하면 우리가 여기는 '현실', '사실' 이라는 것은 우리가 인식하는 것과 그에 따른 반응의 집합체이다. 그러니깐 실제를 보는 것이 아닌 나라는 필터를 거친 것을 우리는 실제라고 생각하고 있으니 색은 공이요 공은 색이 되는 것이다. (이정도면 붓다는 뇌인지과학까지.. ㅎㄷㄷ)

 그래서 이러한 괴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우리는 괴로운 상태를 알아차리고, 괴로움이 일어나는 현상 또한 알아차리고(조건지어진 나의 반응), 괴로움이 없는 상태가 어떤 것인지 깨닫고, 그 괴로움이 없는 상태를 향해 계속해서 나아가야 한다. 이것이 4성제 고집멸도의 이야기이다. 그 방법론이 8정도이고, 결국 '반야'는 이러한 4성제를 이해하고 8정도로 수행하는 지혜의 이야기인 것이다.

 

 예전의 불교는 어려운 용어의 나열이라 이해를 할래야 할 수가 없었는데(아마도 나의 노력 부족), 요즘은 과학이라는 도구로 불교를 설명해주는 책이 많아 접근하기가 좀 더 좋은 듯 하다. 특히 인지과학의 관점으로 수상행식(수:감각작용, 상:이미지, 행:마음과 몸이 조건 지어지는 작용, 식:인식작용)을 바라보면, 붓다를 위대하다고 칭송하는 이들이 이해가 가긴 한다. 그럼에도 종교가 불교가 아닌 것은 8정도 따를 수 없을만큼 탐욕이 나를 뒤덮여서 그런 것일지도...

 

 그럼에도 마음에 드는 부분은 '현재의 상태를 알아차리기'이다.  열반에 이르겠소~ 라는 거창한 목표로 그런 것은 아니다. 그저 현재 내마음을 잔잔하게 만들고, 중요한 것에 집중하게 만들며 매일 매순간을 행복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현란한 색으로 이루어져 매일같이 나를 유혹하는 스마트폰 때문에 나중에 나중에 라며 미루고는 있지만, 노력하고 또 노력하다보면 그래도 깨어있는 순간의 절반 이상은 평온한 상태가 될 수 있겠지 라고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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