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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생각이 없었다가 건너 아는 사람이 나온다고 해서 보게 된 영화. 기대보다 더 재미있었다.
정의 VS 불의의 대립은 매체와 장르를 따지지 않고 항상 재미있다. 책 혹은 영화를 보면서 내가 겪었던, 그렇지만 나는 승리해내지 못했던 그 불의를 그 순간에 대입하기 때문이리라. 그렇기에 신파다 어쩌다 해도 승리호는 재미있다. 우리의 주인공들이 사회의 부조리한 이면을 발견하고, 그것에 맞서 싸워 이기기 때문이다.
지구는 인류가 생존하기 힘들정도로 황폐해졌고, 인류는 우주에 그들의 또 다른 지구를 만들었다. 여유로운 생활, 아름다운 자연 등으로 대표 되는 이 곳은 우리가 꿈꾸던 유토피아의 모습이다. 그러나 이 곳을 만든 설리반은 유토피아에 지낼 수 있는 조건을 내세워 사람들을 선별했다. 그렇기에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 이들은 2등 시민이 되어 우주를 떠다니거나 끔찍한 지구에서 살아가야 한다. 육질에 따라 쇠고기를 1등급 2등급 나누는 것 마냥, 인류 또한 자원이 한정적인 재난 상황에서는 평가되고 그것이 생존의 확률에 영향을 미친다. 그렇기에 전체적으로는 디스토피아를 그리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설리반이 악당이라 다행이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주인공들은, 선택되지 못했던 이들은, 그리고 영화를 보는 우리는 누구에게 분노를 느끼고 현재의 잘못에 대한 책임을 물릴 수 있었겠는가. 그런 점에서 어찌 보면 승리호는 되려 유토피아를 그리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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