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구에 있을때는 지인들에게 농담삼아 달동네라고 할 정도로 산 밑이라 경사가 심했다. 그럼에도 매일 유모차를 끌고 밖으로 나갔다. 오래된 동네라 시장도 있어서 장보기가 좋았고, 역근처라 북적북적한 분위기에 사람구경하는 재미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사온 아파트 단지는 전부 평지에, 심지어 단지밖을 벗어나도 경사도 없고, 유모차 친화적인 거리에, 공원도 많다. 그럼에도 되려 잘 나가질 않는다. 장은 인터넷배달을 주로 시키고, 아파트 단지 앞 상가는 천편일률적인 모습에 재미가 하나도 없다.
관악구에 있을때는 거주하는 사람도 다양했다. 동네 토박이 어르신부터 근처 대학교의 학생들과 나같이 몇년 안 살고 나가는 젊은 층까지. 온갖 군상들의 집합체라서 나름의 활기와 에너지가 있었다. 그러나 이사온곳은 대부분이 우리 가정과 비슷한 모습이다. 나이 든 사람조차 많이 없고, 신혼부부나 미취학 아동이 있는 집이 많다. 그래서 소아과와 놀이터만 엄청 붐빈다. 낮에는 사람들이 더 없어서, 좋게 말하면 단지가 조용하고 나쁘게 말하면 유령도시같다.
그나마 사람이 북적북적한 스타필드가 차로 10분거리에 있어서 좋다. 그래서 사람 구경을 하고 싶으면 아기와 함께 스타필드를 가서 이것저것 구경을 하다 온다. 트레이더스도 있어서 장보고 오기도 좋다. 네스프레소 부띠끄도 있어서 다 쓴 캡슐도 반납하고 그 김에 새로나온 캡슐도 구매하고 온다.
이상 새로나온 캡슐 구매한 이유에 대해서 구구절절히 적어보았다. 빌드업이 쉽지 않군. 하도 자주 가니 남편이 네스프레소 vip인거 아니냐며 놀린다. 요즘의
나의 방앗간이다.
페스티브 시즌 한정커피가 나와서 맛보고 싶어서 사왔다. 순서대로 언포게터블 에스프레소, 피넛&세서미향, 아몬드 크루아상향. 뒤에 2개는 가향커피라서 한줄씩만 구매했다. 90캡슐 이상 구매하면 바리스타 카푸치노 컵을 사은품으로 준다고 해서 100캡슐을 구매했다. 지난 번에 하나 받은 걸 써보니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안은 유광 겉은 무광. 볼수록 예쁘다. 네스프레소는 컵이 참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예쁘다. 견고하기도 하다. 사은품이 아니라 돈을 주고 구매할만함 퀄리티다. 그나저나 이 컵을 사은품으로 계속 뿌리는걸 보니, 재고 있는거 다 털어내면 다른 라인으로 만들거나 단종시킬셈인가보다.
날이 추워지니 커피를 자주 마신다. 보통 하루에 카페인
캡슐 1개+ 디카페인 캡슐 2개 혹은 카페인 캡슐 2개+디카페인 캡슐 2개로 하루에 3-4번 커피를 내려마신다. 그렇게 마시다보니 은근 캡슐을 헤프게(?) 소모한다. 그래도 나가서 마시는 커피 한잔 가격보다 저렴하고(계산해보면 캡슐에 따라 대략 2000원에서 3000원 정도다), 다양한 맛을 즐겨서 더 좋다.
날이 추워져서 요즘은 우유거품기를 탐내고 있다. 가향커피는 확실히 우유랑 궁합이 좋기 때문이다. 우유로 거품을 내서 요즘 ‘나도 커피’ 타령하는 첫째에게 베이비치노를 만들어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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