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Korea/2014 Korea

2014/02/15 청계천

by 여름햇살 2014. 3. 1.
반응형


박노해 사진전에 갔다가, 날씨가 너무 좋아서 청계천 산책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2013년 12월 31일에 점핑위드러브 사진전을 보러 왔다가, 잠시 청계천 꼬깔콘을 보고 갔던거 외에 청계천을 최근에 방문한 것이 언제일까... 생각해 봤더니, 무려 2013년 5월 17일. 강남사는 여자라고 어지간히 강북으로 올라오지 않는구나. 확실히 회사도 집도 다 강남에 있으니 강북에 올라올 일이 잘 없다. 서울에 친구가 많은 것도 아니고 말이다. 생각해보면 친구들을 만나더라도 교통편이 좋은 강남역에서 자주 만나게 되는 것 같다. 


이야기가 또 옆으로 샜다. 올해에는 산만함을 버리도록 노력해야겠구만! 똑딱이조차 가져오지 않아서, 아이폰 5로 대충대충 찍어지만, 구도 따위 전혀 모르지만 내 마음에 쏙드는 사진들.



따뜻한 햇살에 청계천에서 산책하기 딱 좋다. 이제 정말 봄이 왔나보다. 산책하는 다른 사람들도 오늘 날씨가 왜이렇게 좋냐며, 따뜻한 햇살에 감사하고 감탄을 한다. 역시 따뜻한 햇살만큼 기분 좋은 것은 없다. 박노해 사진전에서 보고 왔던 글귀가 생각난다. 우리 삶에서 정말 소중한 것은 다 공짜다. 봄을 알리는 따뜻한 햇살역시 공짜다.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축복임을 햇살 아래서 느낀다.



물가에 반짝이는 햇살이 값비싼 다이아몬드보다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 날. 아마 내 마음이 그러한가보다. 






벤치에서 나이든 노부부가 집에서 챙겨온 약밥을 나누어 먹고 있었다. 그 모습이 어찌나 예쁘던지 절로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서로 아무말 하지 않고 맛있게 약밥을 먹고 있었을 뿐인데, 세월의 끈끈함이 느껴졌다.





배오개다리에서 올라와서 을지로4가역까지의 길.  어렸을 때에는 이런 풍경이 너무 싫었다. 낙후된 건물과 길가, 빈곤함과 노화가 느껴지는 분위기가 말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이런 풍경들이 반가워지기 시작했다. 경쟁사회에 내몰리기 전인 나의 고국의 모습이, 느릿느릿 여유있는 삶의 그때의 모습이 보이는 것만 같아서.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