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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esta/2012 Thailand

[태국여행_2012/01/19] 1. 안녕, 방콕 그리고 카오산 로드.

by 여름햇살 2013. 4.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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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싸이월드에 올렸었던 방콕여행일기를 보는데 너무 재미있다. ㅎㅎ 남미여행기 쓰는 것을 잠시 미루어 두고, 예전에 써놨던 태국 여행기 옮겨 붙이기를 해야지 ㅎㅎㅎㅎㅎㅎ




방콕으로 날아가는 오전 10시 30분 발 비행편. 최소 두시간전인 8시 30분에 도착하려면, 역삼역 공항버스 정류소에서 7시 30분에는 공항 리무진에 올라야 했다. 회사 업무가 밀려서 여행책을 한번도 제대로 보지 못해서(ㅠ_ㅠ 고달픈 회사원이여) 여행 일정도 제대로 계획하지 못하는 바람에 2시가 넘어서 잠들었던 나는 새벽 여섯시에 일어나서 짐을 꾸리고 7시에 동생과 함께 집을 나섰다. 


인천공항은 아침 시간인 8시, 그것도 평일인 목요일 오전이었는데도 엄청난 인파로 붐볐다. 기다리는 도중 아빠에게 전화가 왔었다.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탑승수속도 아직 못밟았다며 투덜거렸더니, 이번 연휴에 사상 최대의 인파가 한국을 빠져나간다는 뉴스를 본 이야기를 해주셨다. 나도 그 인파중 하나였으니 불만이 쏙 들어갔다. 나도 누군가의 앞에 서서 그 사람의 짜증게이지를 높고 있었으니깐....ㅎㅎ 지겨운 탑승수속-무려 40분 넘게 기다렸다!-이 끝나고 나니, 인천공항은 다시 나의 사랑스러운(!) 장소로 변했다. 어수선한 분위기에 들뜬 나는 핸드폰을 동생에게 내밀며 사진을 찍어달라고 했다.



원래는 맥도날드에서 맥모닝으로 허기라도 채울 생각이었으니 시간이 너무 촉박하여, 이렇게 인증샷만 남기고 보안검색대를 통과해버렸다. 어찌나 정신이 없었던지, 면세점에서 화장품하나만 사고 셔틀트레인을 타고 122번 게이트로 달려갔다. 그덕에 인터넷 면세점에서 물건을 구입하고 1만원 선불카드 교환권을 출력해갔던 것도 까먹고 허둥지둥 비행기에 올라탔다. (ㅠ_ㅠ)  만약 그 교환권을 교환했더라면 면세점에서 구입한 물건들을 인도받지 못했을지도. 정말 어마어마하게 많은 사람들이 출국하는 모양이다. 여튼 거의 꼴찌로 비행기에 올라타고 자리에 착석. 그러자 여태 초조했던 몇시간을 까맣게 잊어버리고 다시 심장이 두근두근 +_+ 해졌다.



식단의 선택도 없이 각 트레이를 승객들의 선반에 내려다 주었다. 뚜껑을 열자 타이항공에서 기대하지 않았던, 장금이도 울고갈 정갈한 비빔밥이. 동원김치와 맛사랑 조미김과 황금참기름과 고추장볶음. 이런 디테일함이 날 웃게 만들었다. 꼼꼼함이 가카를 넘어서는구만 ^^ 하지만 이런 완벽한 식단에서도 좌절은 시작됐다. 허기진 채식주의자 앞에 곱게 다진 쇠고기 고명이라니.... 이 사태를 어쩔것인가 고민을 하다가 최대한 피해서 먹기로 결정했다. 나중에 나온 샌드위치도 햄만 쏙 골라내는 편법을! (지금와서 보니 이렇게까지 지켜놓고 뉴욕가자마자 채식주의를 벗어나버리다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남는 시간동안 나와 놀아준 아이들. 여행지의 정보를 알려주는 여행책자와, 룬마스터가 탑재된 아이폰, 그리고 지금의 내 심정을 기재해줄수 있는 여행수첩. (여담으로 지금 블로그를 하며 수첩을 들추어 보니, 기내 화장실에서 거울을 보다가 흰머리를 발견했다는 28살 먹은 여자의 슬픈 노화 이야기가 적혀 있었다.)  5시간 30분의 비행을 끝내고 수완나품 공항에 도착! 아무도 우리의 입국을 반기는이 없었지만, 입국수속을 하는데 한시간이나 걸렸지만 동생과 나는 흥분에 들떠 있었다. 방콕과 어울리지 않는 거추장스러운 겨울 후드티와 타이즈를 벗어버리고, 공항특유의 어수선함을 온몸으로 맞으며 택시를 타러 1층으로 향했다.



1층으로 내려가는 길에 포착. ㅎㅎㅎㅎ 한글이라 반갑고 경희대라 또 반갑고. 김수중교수님은 팝콘과 잘 만나셨을까? ㅋㅋㅋㅋ



1층에 내려가면 이렇게 카운터들 뒤로 택시들이 늘어서있다. 아무 카운터에나 가서 목적지를 말해주면 택시로 안내해준다.불친절하게 생긴 아저씨가 웃지도 않고 내 캐리어를 낚아채더니 자신의 택시로 끌고가버렸다. 하지만 생김새와 달리 책임감 있으신 분이었다. 호텔의 주소를 보여주자 모르는 곳이었는지, 호텔에 직접 전화를 해서 그 위치가 어디인지 물었다.(라고 추측했다.) 통화가 끝나고는 우리를 향해 돌아보더니, 고속도로를 이용해야하니, 고속도로 이용료까지 450 바트를 달라고 했다. 태국으로 가기전에 지현이가 전부다 바가지니 무조건 깍아야 한다고 신신당부시켜줬건만,,,, 한국에서도 흥정을 못하는 나는, 태국에 왔다해서 달라질리 없었다. 알겠다며 제발 날 안전한 곳으로 데려가 달라는 눈빛을 쏘아보내며 고개를 끄덕일뿐이었다. ㅎㅎ





차 안에는 관광정보들과 음식점의 주소와 전화번호들이 적혀있었다. 택시 아저씨가 이곳 저곳을 추천해주기는 했지만, 비행에 지쳐있어서 리액션을 잘 해주지 않았더니, 나중에는 묵묵히 운전만 하셨다. 아저씨 죄송해요.. ㅎㅎㅎㅎㅎ 택시가 달린지 한시간이 좀 안되어 호텔앞에 도착했다. 낯선 타지의 우리를, 무사히 집-여행을 하는 동안 호텔은 언제내 내게 호텔이란 말보다 집이란 단어로 불렸다.-으로 데려다 준 아저씨에 기분이 좋아져서 20바트의 팁을 얹여서 택시비를 치르었다. 돈을 보더니 아저씨가 날 보며 미소를 지었다. 무뚝뚝한 택시기사도 웃게 만드는 800원 팁의 위력. 동남아 여행은 요맛이지! ㅎㅎ



호텔 체크인을 하고 방에 짐을 던져 넣다시피 하고 인증샷 한 컷 찍고 바로 거리로 튀어나왔다. 예약했던 호텔은 호텔스닷컴에서 찾은 호텔 드목. 카오산 로드 근처에 있는 레지던트 호텔이었는데, 삐까뻔쩍한 호텔은 아니었으나 가격대비 꽤나 괜찮은 호텔이었다. 다음에 가더라도 묶고 싶을 정도였으니 말 다 했다. :)



기념으로 호텔 간판밑에서 동생에게 사진을 찍어 달라고 했는데..... 동생이 찍은 사진을 보고 나는 이번에도 혼자 여행 온것마냥 엽서사진작가가 되겠구나 하는 슬픈 예감이 들었다. 호텔에서 카오산 로드까지 뚝뚝이라는 개조된 오토바이로 데려다 주는 서비스가 있었지만, 장시간 앉아 있었고 걸어갈 수 있는 정도의 거리였기에 우리는 걷기로 했다. 그리고 카오산로드로 가는 길을 알려준 친절한(?) 방콕인들 덕에 우리는 둘러서 가게 되었고, 방람푸 시장을 지나서 카오산로드로 가게 되었다. 방람푸 시장을 보지 못하고 바로 카오산로드로 가게 될까봐 20분은 더 걸리는 길을 알려주다니! 어찌 이리 친절할수가. 서울에 오면 복수해줄테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시장 답게 노점상은 대부분 먹거리를 파는 곳이었다. 




너무 먹음직스러워 보여 하나를 사 먹었다. 가격은 30바트에서 50바트사이. 맛은 그냥 과자 맛! ㅎㅎㅎㅎㅎ



쌓여진 중고 여행책들을 보니 아무거나 하나 집어들고 해당 나라로 훌쩍 떠나고픈 충동이 들었다.




그리고 도착한 카오산 로드! 인기 거리인 만큼 초입부터 엄청나게 복잡하다. 




저기 우리도 사진 좀 찍게 비켜 주...........



30바트에 코코넛 한통을 내 주시는 통 큰 카오산 로드. 난 코코넛을 매우 좋아하는데 동생은 먹고 인상 작렬 ㅎㅎㅎㅎ



 팟타이의 그 기름진 냄새느님은 여행자들 모두를 멈추게하고 다들 50바트씩 내놓게 만드셨다. 그리고 그 맛은, 내가 먹어본 그 어떤 팟타이보다 맛있었다. 꺄오, 잊을 수 없어 그 기름진 팟타이를. >_< 배도 부르고 딱히 해야 할 일도 없어서 카오산의 분위기를 즐겼다. 세계 각지에서 모인 배낭여행자들의 천국인 카오산로드. 자유로운 영혼들이 쏘다니는 그 곳은 이번 여행중 내가 가장 좋아한 장소였다. 실컷 카오산로드에서 다른 여행자들과 함께 잉여짓을 하고 난 뒤 사원쪽으로 산책을 나섰다.



둘다 슬리퍼를 질질 끌며 나와서 도중에 잠시 쉬었다도 가며, 동생은 학업에서 나는 일에서 도망나와 제대로 해방감을 즐겼다.



멀리서 사원의 형태만 감상. 내일 가주겠어~ 흐흐. 사원으로 가는 길은 공원이 근처여서 가는 길이 산책하기에 매우 좋았다. :)



국방부로 추정되는 건물. 노란색 건물은 조명을 받으니 참 예쁘다.





길가를 따라 늘어서는 노점상들. 잡다한 물건도 팔지만 거의다 먹을 거리다. 그렇게 가벼운 산책을 마치고 맥주를 한 잔 하기 위해 다시 카오산로드로 돌아 왔다. 카오산로드의 진정한 매력은 밤에 빛나는 듯 했다. 더 많아진 여행자들과 화려한 네온사인이 어우러지는 카오산로드의 독특한 분위기는 당장이라도 회사를 떄려치고 이곳에서 한 두어달 살고 싶게 만들었다. 











여행책자에 소개된 바로 가는 도중에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것을 발견했다. 가까이서 가보니 술집앞에서 어떤 남자가 축구공으로 묘기를 보이고 있었다. 그 남자의 재주 탓이었는지 우리는 그 술집에서 태국 맥주 싱하를 맛 보았다. 드라이한 맛이 아주 일품이었다. 딱 여름맥주!




마지막으로 동생이 배고프다 하여 팟타이를 한번 더 먹고 호텔로 돌아왔다. 방으로 들어오자마자 씻고 잠들어 버린 우리, 아니 정확히는 뻗어 버렸다는 말이 정답이겠다. ㅎㅎ 그렇게 태국에서의 첫 날이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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