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iesta/2012 Thailand

[태국여행_2012/01/20] 2. 왕궁과 씨암 관광.

by 여름햇살 2013. 4. 7.
반응형





일기만 보면 남미 여행보다 태국때가 더 재미있었던 기분이다 ㅋㅋㅋ 이런 재미로 일기를 써두는 건가? 내 일기를 낸가 훔쳐보는 중인데도 나는 왜이렇게 즐겁단 말인가 ^0^ 그런데 너무 속상한 것이,, 하드 날리면서 사진도 엄청나게 많이 날아가버렸다. 흐어엉. 다시 내놔 내 사진. 엉엉.




방콕에서의 첫날은 너무도 지나치게 일찍 시작되었다. 원래가 낯선 곳에서는 잠이 잘 이루지 못하지만 이날은 새벽 다섯시부터 눈을 말똥말똥 뜨고 아침이 오기를 기다렸다. 조용한 새벽에 책을 읽어보던게 얼마만인지, 그 졸립고 몽롱하고 조금은 피곤하기도 한 그 시간이 좋게만 느껴졌다. 이번 여행기간동안 나와 함께한 책은 알랭 드 보통의 '공항에서 일주일을 - 히드로 다이어리'이다.


1시간 정도 책을 읽고 있는데 동생이 부스럭 거리며 일어났다. 호텔 드목의 아침은 6시부터 10시까지였는데 우린 빨리 돌아다닐 생각으로(실제로 여섯시가 되기 전에 해가뜨고 출근차량이 돌아다녔다.) 6시 30분에 식당으로 내려갔다. 하지만 반전이 있었으니, 누군가 음식을 먹었다는 흔적이 남겨진 접시만 남은 테이블, 그리고 다른 테이블엔 중년 백인 부부가 식사를, 그리고 또다른 테이블에는 동양인 가족들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아.. 졸지에 게으른 인간이 되어버린 느낌이었다. 뭔가 패배한 기분이었다...........ㅎㅎㅎ





6일간 먹었던 푸짐한 아침식사들. (절대 이날 하루만에 다 먹은 것은 아니다........) 목구멍까지 음식이 차오르게 아침식사를 하고, 침대에서 좀 뒹굴거리다가, 인증샷을 찍고  방콕에서의 둘째날 일정 시작!



푸른 교복입은 아이들을 싣고 가는 방콕의 버스.



너희들 학교 안가고 길에서 뭐하니!



신호가 바뀔때마다 방콕 시내의 도로는  폭주족 경연대회가 벌어진다. 파란 불로 바뀌자마자 엄청나게 요란한 오토바이의 엔진 소리들이 들려오는데 ㅎㅎ  그 엄청난 소음은 옆에서 열심히 말하고 있는 동생을 벙어리로 만든다. 처음 방문한 곳은 왓포(Wat pho)는 사원! 가는 길에 어떤 아저씨가 다가와서 친한척 말을 걸고 관광코스를 안내해주었는데, 결국은 그냥 삐끼였다. 자기가 아는 여행사의 배를 타고 강을 따라 풍경을 구경하라며............. -_-




처음 간 곳은 왓포라는 사원. 그렇게 비싼 돈은 아니었지만, 여행책자에는 50 바트라고 되어 있었는데 매표소에서 1명당 100바트씩 달라고해서 (무려 2배!) 깜짝 놀라고 와불상의 규모에 또 한번 놀랐다. 인자한 미소를 짓고 있는 와불상의 크기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나와 동생은 보자마자 감탄의 소리를 내질렀다.



불상의 발바닥은 자개로 세공이 되어 있는데 이것은 브라만교의 우주관을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브라만교의 우주관을 모르는 나로서는 그저 그 아름다움과 정밀함에 감탄만.




본당은 천장부터 벽면 곳곳까지 장식되어 있었는데, 그 세밀함은 나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이 것은 동전들이 가득 들어 있던 항아리. 동전을 넣으며 소원을 비는 용도 같았다.




우왕ㅋ 완전 높아 ㅋ





이 놈, 바트를 내놓고 가거라.






이런건 몇 명의 장인이 몇 년을 붙들고 있어야 가능한 걸까?



태국의 사람들은 헌화를 참 좋아하는 것 같다. 모든 사당마다 사람들이 이렇게 무릎을 꿇고 꽃을 바치는 장면을 볼 수 있었다. 그 다음으로 이동한 곳은 왓포에서 도보 10분정도 거리에 있는 왕궁과 왓 프라깨오(Grand palace & Wat phrakaeo). 입장료 400B에 비만멕 궁전과 박물관의 입장료도 포함된다.




나도 태국인 하고 싶다. jpg (고작 그 돈 얼마라고 국적을 팔아먹는...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처음에 왕궁에 들어가게 되면 거대한 황금 물결에 놀라게 된다. 방콕에선 왕궁 구경이 1순위라는 말을 실감하던 그 순간!















힘겹고 고된 왕궁 투어를 마치고 호텔로 돌아가기 전에 카오산 로드에 들러서 발마사지를 받고 갔다. 여행기간동안 카오산로드는 매일 가다시피했는데, 갈때마다 흥겹고 설레게 만드는 매력을 지닌 곳이다.





그냥 제일 맘에 드는 곳에 들어갔는데, 여행책에서 추천한 곳! 하지만 시설이 좋거나 하지는 않다. 하지만 매우 매력적인 가격, 100바트에 무려 30분! ㅎㅎ 백인 여성분 3분이 누워 있었는데, 나란히 나와 동생을 눕히더니 폭풍 발 마사지를. 마사지를 받는 기분이 너무 좋아서인지, 왕궁에서 너무 돌아 다녀서 피곤해서인지 10분쯤 받다가 도중에 잠이 들어 버렸다. 막판엔 서비스로 어깨까지 주물러 줬는데 너무 몽롱해서 팁을 주는걸 잊어버렸다. ㅜㅜ



곧 식사를 하러 갈 것이었지만, 우리의 위장을 유혹하는 팟타이의 냄새로 인해 또 한접시 흡입. 이번엔 스프링롤도 같이 먹어봤는데, 확실히 한국에서 파는 것보다 기름졌다. 하지만 그만큼 맛이 있는 것은 사실. 아주머니 기름 넣는 것 좀 보소. ㅜㅜ



돌돌 말려 있는 스프링롤. 




난 팟타이보단 망고가 땡겨서 추릅추릅 망고를.  그리고 택시를 타고 번화가 씨암 지역으로. 택시비가 너무 타서 항상 택시를 탈 수 있는 것이 너무 좋은 방콕 여행:) 호텔에서 씨암지역까지는 88바트 정도 나왔던 것 같다. 나머지 동전들은 팁이라며 쿨하게 ㅋㅋㅋㅋㅋ 100바트를 택시 기사분께 드리고 내렸다. 한국에서는 택시비 100원에도 벌벌벌 ㄷㄷㄷ 이면서, 외국에 있어서인지 씀씀이도, 마음도 함께 후해졌다. 씨암스퀘어에서 내렸는데 내리자마자 우리를 반긴 것은 이 엄청난 오토바이들. 태국의 명동, 젊음의 거리 씨암이라더니 biker의 거리라는 별칭도 하나 지어 줘야 할 듯. 







큰 길 따라 끝이 보이지 않게 늘어 서 있는 노점상들. 정말 방콕의 명동 맞나 본데?




빠지지 않는 먹거리. 사진을 미처 찍지 못했지만 회오리 감자도 팔고 있어서 명동생각에 빵터졌었다.



 

우리가 태국 음식을 먹으러 간 곳은 "inter" 라는 음식점. 원래는 그 근처에 씨푸드 음식점인 씨파(seefah, 욕 같아서 꼭 영어 이름을 표기...)에 가려구 했는데 찾지 못해서 못갔다. 사실 여기에 에피소드가 있었는데 주위를 두리번 거리니 어떤 영어 잘하시는 아주머니가 어디가냐고 물어보셔서, 씨파라는 씨푸드 레스토랑에 갈꺼라고 혹시 아냐고 했더니 거기 없어졌다고, 씨푸드레스토랑 말고 다른 맛있는데 많기는 한데, 굳이 씨푸드레스토랑 갈꺼라면 뚝뚝이를 타고 5분 이동하면 있는 씨푸드 레스토랑에 가라는 것이었다. 한 3초간 솔깃했지만 모르는 곳으로 가고 싶지는 않아서 고맙다고 말하며 근처에 있는 다른 음식점을 찾아 들어왔다. 여행책에 맛이 강하지 않아 여행자도 즐길 수 있는 태국음식을 선보인다고 하여 당첨. 에뛰드 하우스를 정면에서 바라보고 왼쪽으로 가다가 첫번째 골목에서 오른쪽으로 꺾으면 바로 보인다!



맙소사, 창가쪽 자리에 앉았더니 우리가 그렇게 찾던 레스토랑이, 아니 이런 씨파(seefah)! 다시 생각해보니 그 아주머니도 삐끼였다는 생각이...-_-



음료를 시키면 이렇게 얼음이 갈린 컵을 준다.



부담스럽게 직원들이 테이블을 보며 서 있다.



세계 4대 요리중 하나라는 똠양꿍. 매우면서도 시다. 뭐라 형언할수 없는 독특한 맛에 놀라게 된다. 동생은 먹자마자 인상 팍, 그리고 두번 다시 입에도 대지 않았다. 나는 첨엔 어색했는데 먹다보니 그 매력에! 진짜 묘한 매력이 있다.



파인 애플 볶음밥. +_+



계란과 치킨과 넓은 면을 넣은 볶은 면이라고 메뉴판에 설명이 되어 있었는데, 막상 메뉴의 이름은 태국어로 되어 있어서 정식 명칭은 모르는 요리. 매우 기름지다. 그래서 맛있다. ㅋㅋㅋㅋㅋㅋ



그린파파야로 만든 태국식 샐러드 쏨뚬. 예전에 친구와 대학로 태국 음식점에서 이걸 시켜었는데, 김치속 맛이라며 묘하다 해놓고 정신없이 먹었었던 그 쏨뚬! 그때보다도 더욱 맛있었다! ^0^



 이건 쏨뚬이랑 같이 먹으라고 나온 듯, 양배추는 알겠는데 나머지 저 오묘한 나뭇가지 같은 것들은...


실컷 배를 채우고 씨암의 유명 쇼핑센터 3곳 차례로 관광. 처음 간곳은 씨암 디스커버리. 약간 고급스럽고 부유층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한다는 여행책자의 설명이 있었지만,,,,,,, 영등포 타임스퀘어가 열배는 더 고급스러웠다. 하지만 씨암센터에 비해서는 고급스러웠고, 씨암파라곤쪽이 훨씬 더 고급의 분위기가 물씬.



여행 책자에서 나라야를 엄청 광고하던데 나는 솔직히 태국에 와서 처음 알게된 브랜드. 퀼팅제품으로 우리나라에서도 매우 유명하다고 하는데 워낙 브랜드에 문외한이라 들어보지는 못했다. 선물용으로 많이들 사간다는 책의 설명이 있었지만 내가 모르는 것은 관심이 없어서 패스.



유쾌한 악기점.




대체적으로 평범한 쇼핑센터.




동생과 나의 발길을 멈춘 것은 아시아 북스. 둘 다 홀려서 30분도 넘게 머물렀다. 동생도 사고 싶은 책이 있었고, 나도 사고 싶은 책이 있었지만,,둘다 원서였다. 이걸 과연 읽게 될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토론을 하고 빈손으로 나왔다. 그리고 다음날 가서 구매했...........기념품으로 남기자며.......ㅋㅋㅋㅋㅋㅋㅋ


어머, 태국까지 진출한 탐앤탐스. ㅎㅎ





 

세 쇼핑센터를 구경하고 나온 다음 간 곳은 망고디저트 가게 망고탱고(Mango Tango) 여러가지 디저트를 맛볼수 있는 망고탱고세트가 인기라고 해서 그놈으로 주문. 나의 책엔 100 바트, 동생의 책엔 130바트라고 기재되어있었지만 현재 망고탱고세트의 가격은 148바트. 얼마 차이가 안나서 상관은 없지만 갈수록 내 책의 신뢰성에 의구심이....



망고탱고에선 지구환경보호를 위해 저렇게 에코 백을 판매하고 있었다. 마음씨도 착하여라.




가일망고, 망고 아이스크림, 망고푸딩, 그리고 sticky rice라고 되어 있었는데 끈적끈적거리는 밥? 무슨 디저트 종류인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표현대로 끈적거리는 밥이었다. 중간중간에 뭔가 바스락거리는 것이 씹히면서 달달하고 끈적한 것이 매우 맛있다. 처음 먹어 보는 것이라 그런지 가장 인상깊고 맛있었던 것 같다. 동생은 이상하다고 했지만 ㅋㅋㅋ






삐까 뻔쩍한 씨암의 밤거리.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택시기사 아저씨가 강조하던 MBK 씨암으로 데려다 달라고 했더니 자꾸 엠삐께이 엠삐께이라고 하시길래 도대체 저게 뭔소린가 했는데, 나중에 근처에 다와서 마분콩 건물을 가르치며 엠삐께이 라고 하는 걸 보고 아~ 하며 웃음을 터뜨렸다. 여튼 그놈의 마분콩에 도착!



마분콩에서 제일 좋았던 비행기모형 파는 곳. 저 쪼끄만한 아이가 1150 바트씩이나! 원래 그렇게 비싼건가? 마분콩은 덜도말고 더도말고 딱 동대문 쇼핑센터였다. 짝퉁 가방에서부터 저렴한 옷까지. 그래서인지 별로 새로운 것도 없어서 동생과 금방 둘러보고 말았다.



활기찬 마네킨을 만나 나도 이렇게 웃으며 ㅋㅋㅋㅋㅋㅋㅋ 사진 한장.




돌아다니다가 발견한 KFC. 동생이 아이스크림 먹고 싶다고 하여 나도 아이스커피나 먹을까 해서 들어갔는데, 끔찍하게 단 아이스커피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동생에게 줘버렸다. 일행있는 여행은 이런 것이 좋군 흐흐흐.



디에쎌라로 셀카도 한 껏. 카메라빨로 이렇게나 뽀샤시 하게 나왔지만, 실상은..



이렇게 눈풀리고 지쳐있었다. 회사원은 원래 만성피로가 머스트해브 아이템.



그렇게 둘째날을 마감하고 집으로 돌아가려 하는데, 택시가 죽어도 안잡히는 것이다. 번화가여서 그런지 지나가는 택시마다 손님을 태우고 있었다. 한 20분동안 낯선 타국의 도로에 서 있다보니 슬슬 무서워졌다. 방콕에는 12시 땡하면 택시 영업 접는거 아냐? 그럼 호텔엔 어떻게 가지? 온갖 공포가 내 머리를 휘저었고,다급함에 뚝뚝이를 하나 불러세웠다. 갈 곳을 말하니 흔쾌히 알겠다고 말하길래 낼름 올라탔는데.. 초 비싼 바가지를 뒤집어 쓰게 될줄이야. 너무 반가운 마음에 얼마인지도 물어보지 않고 타버리는 바람에 내릴때 300바트를 뜯겨야 했다. (미리 흥정도 안한 내 잘못이긴 하지만 ㅜㅜ) 하지만 정말 빨리 왔다. 미친듯한 스피드로 차들사이를 요리조리 빠져나가며 운전하던 그 레이서는 20분도 안되서 우리를 목적지에 데려다 놓았다.



숙소에 도착해서는 잘 정리된 새하얀 침구 위에 폭 파묻혀 가계부도 쓰고, 일기도 쓰고, 알랭드보통님의 책을 읽다가 잠이 들었다. 하루를 마무리 하는 그 시간이 그토록 기분 좋을 줄이야. 내일이 오길 두근두근 거리길 바랬던 마음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