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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불친절한 감상자

[Review] 영화 우리도 사랑일까(Take this waltz)

by 여름햇살 2013. 4.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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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사랑일까 (2012)

Take This Waltz 
8.3
감독
사라 폴리
출연
미셸 윌리엄스, 세스 로겐, 루크 커비, 사라 실버맨, 제니퍼 포뎀스키
정보
드라마, 코미디 | 캐나다, 스페인, 일본 | 116 분 | 2012-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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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의 추천으로 보게 된 영화 '우리도 사랑일까(Take this waltz)' 입니다. 영화 리뷰에 앞서 제목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개인적으로 원래의 제목 Take this waltz가 이 영화의 주제를 더 함축적으로 잘 표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굳이 의역을 했더라면 '우리도 사랑일까' 보다 '지금도사랑일까' 라는 식으로 두 사람을 지칭한다기 보다 시점을 지칭하는 것이 왠지 더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라고 괜히 딴지 한 번 걸어 봤습니다. 그냥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영화는 마고가 주방에서 케잌을 굽는 장면부터 시작합니다.  오븐을 등에 기대고 무표정하게 앉아 있는 그녀를 보고도 말을 건네지 않는 남자가 창가로 향합니다. 이 장면은 영화의 마지막에서도 등장하는데 의미가 다릅니다. 그 다른 의미를 찾는 것은 보는 사람의 몫으로 남겨 놓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장면에서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바닥에 앉아 있는 마고를 보면서도 남자는 말을 건네지 않습니다. 그리고 마고 또한 다가오는 남자를 향해 시선을 옮기지 않습니다. 둘이 다투었다고 하기에는 감정의 움직임이 없습니다. 무관심, 무의미, 그 말외에는 생각나지 않는 장면이었습니다.



마고와 루는 아무 문제가 없는 다정다감한 결혼 5년차 부부입니다. 하지만 두 부부가 겉으로만 문제가 없는 부부를 나타낸다고 생각하게 만든 부분이 2가지가 있었습니다.


 하나는, 서로를 죽이는 잔인한 방법을 이야기를 하며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총 2번에 걸쳐서 나오는데, 첫 번째는 두 부부가 침대에서 아침잠을 깨며 잔인한 말을 주고 받습니다. 그리고 매우 즐거워합니다. 두번 째는 요리를 하는 루를 뒤에서 껴앉은 채 마고가 그 놀이를 다시 시작합니다. 그리고 루가 한 말에 더 이상 받아 칠 것이 없는 마고가 항상 이 게임은 루가 이긴다고 말을 합니다. 음식의 맛을 보던 루는 별 생각 없이 '내가 더 당신을 사랑하나보지' 라는 말을 합니다.


루의 말대로라면, 더 잔인한 말을 많이 생각해낼 수 있는 사람이 더 많이 사랑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실제로도 루는 마고를 여전히 사랑했지만, 마고가 대니얼을 사랑하면서 둘은 헤어지게 됩니다. 강아지를 키울 생각을 하는, 권태라는 것이 시작된 부부에게는, 그 잔인한 말들이 결혼생활을 유지시켜주는 활력소의 역할을 했던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머지 하나는, 루를 유혹하는데 실패했다고 느낀 마고가 하는 대사였습니다. 마고는 루에게 루를 유혹하는데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을 합니다. 그런 마고의 말에 루는 남편인 자신을 유혹하는데 용기가 필요하냐고 되 묻습니다. 루의 말이 맞습니다. 왜 마고는 루를 유혹하는데 용기가 필요한 걸까요? 부부의 사이에 권태가 느껴졌기에 루가 자신을 거절 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 때문일까요? 아니면 반대로 마고는 루가 권태롭지만,  부부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의무감이 들었기에 자신의 마음과 반대 대는 행위에 용기를 냈던 걸까요?


마고는 대니얼과 비행기 옆좌석에 앉아 대화를 나누는 장면에서 무언가의 사이에 갇히는 것을 두려워 하는 것이 두렵다고 말을 합니다. 그 말을 기억하는 대니얼이 마고에게 루와 자신의 사이에 갇혀 어떤 것도 선택하지 못하는 두려워 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그러나 되려 그의 대사에서 저는 마고가 두려운 것은 두 남자 사이에 위치한 상황이 아닐지도 모른 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랑이라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사랑이 아니라고도 할 수 없는 자신과 루의 그 불안정한 관계를 두려워 했던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두려움이 싫었기에 대니얼을 선택한 것은 아니었을까요?



대니얼을 향한 마음을 스스로 속일 수가 없게 된 마고. 둘은 낮에 술집에 들어가 마티니를 시킵니다. 그리고 대니얼은 언어로 마고와의 sex를 묘사합니다. 그녀를 만지지 않고 바라만 보고 sex에 대해서만 이야기 합니다. 마치 시켰지만 마시지 않는 마티니처럼요. 여담으로, 제가 감독이었으면 마냥 에로틱한 이 장면에 위트를 더해 마티니 대신에 더티마티니를 주문하게 했을 것 같기도 하네요. ㅎㅎ



대니얼과 마고는 놀이공원에서 현란한 불과 흥겨운 음악이 함께 흘러 나오는 흔들리는 놀이기구를 즐깁니다. 즐거운 그들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 음악과 조명, 그리고 놀이기구는 멈추게 됩니다. 그들의 사랑의 결말에 대한 복선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은 이렇게 뜨겁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마고와 루처럼 서로를 권태로워 하겠지요. 놀이기구가 덜커덩 소리와 함께 멈추는데 제 심장도 함께 덜커덩 내려 앉는 기분이었습니다.


스틸컷이 없어서(당연히 없어야 하겠지만) 사진을 올릴 수는 없지만, 수영장에서 샤워신 중에서 명대사가 하나 등장합니다. 


"New things get old."


이 대사가 절 가장 심란하게 만들었던 대사였습니다. 그 덕에, 그 이후에는 영화에 집중을 거의 못하다 시피 했네요.(물론 노골적인 노출 장면 때문만은 아니구요. ㅎㅎ) 처음과 같은 것은 없습니다. 사랑에게도 예외가 아닙니다. 그 것은 저도 알고 상대방도 알고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아는 진실입니다. 하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진실이 아니길 믿고 싶은, 진실이 아닌 척 하고 싶은, 그리고 그런 가식에 상대방도 동참해주길 바라는 진실입니다. 상대와 나 둘다 아닌 척 계속 연기를 해 주었으면 하는 데 이 사실을 인정을 하는 순간, 나와 상대방의 그 모든 행동에 구속력 없는 면죄부를 주게 되어, 두번 다시 나와 상대방이 함께 할 수 없을 것만 같은 두려움을 안겨다 주기 때문이라고 할까요. 여하튼 그렇게 모른 척 하고 싶은 진실을 굳이 언급하게 하는 이 영화, 정말이지 밤잠을 못자게 절 뒤 흔들어 놓았습니다. ㅎㅎ


그리고 저 대사를, 젊은 여인들이 샤워하는 장면과 늙은 여인들이 샤워하는 장면을 번갈아 가며 비추다가 늙은 여인들이 말하게 하는 것도 재미가 있더군요.


영화는 반전 없이(?) 마고와 루는 헤어지고, 마고와 대니얼의 사랑이 시작됩니다. 그리고 마고와 대니얼도, 마고와 루가 그랬던 것 처럼 사랑의 불꽃이 사그라 들고 권태로운 커플로 변하게 됩니다.



그리고 혼자 놀이기구를 타는 마고. 두 번의 사랑에서 마고는 무엇을 깨달았기에 혼자 놀이기구를 타는 것일까요? 두려움 때문에 대니얼을 선택을 했지만 상황은 똑같아 졌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그 상황을 두려워 하고 있을까요?


아무 생각 없이 토요일 밤에 보다가 날벼락 맞고 심란함에 날 밤 샌 영화. 잠이 너무 많아 걱정이시라면 추천해 드립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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