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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불친절한 감상자369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 ​ 멜번에 있을때 멜번 시티 라이브러리에서 돈키호테를 빌려서 완독한 적이 있다. 평상시에는 읽지도 않는 고전이지만, 특정한 장소에서 특정한 시기가 맞물리면 읽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때가 그때였다. 그리고 나에게 돈키호테는 오지들의 알아듣기 힘든 발음만큼이나 모호한 책으로 남았다. 글을 읽은 것이 아니라 글자를 읽었다는 말이 더 적당한 표현일 만큼 말이다. 나는 도통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알아 들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이 뮤지컬을 통해서 다시 돈키호테를 만났다. 그리고 나서야 그 모호한 이야기들을 이해 할 수 있게 되었다. 그 전에는 돈키호테를 미치광이 남자의 이야기라고 여겼다면, 이제서야 그 것은 우리 인생의 이야기라는 것이 온전히 이해가 된 것이다. 우리는 풍차를 향해 돌진하고 이발사의 면도.. 2018. 6. 4.
책 맨 박스 Man box ​ 맨 박스국내도서저자 : 토니 포터(Tony Porter) / 김영진역출판 : 한빛비즈 2016.08.10상세보기 맨 박스 Man box. 남자다움이라는 미명하에 남성들에게 씌워진 고정관념을 의미하는 용어이다. 타의적으로 맨 박스에 갖힌 남자들도 있지만, 반대로 우월감이나 권위를 위해 맨박스를 강화시키는 삶을 살아오는 남자들도 있으며, 성별전쟁에 참전하지 않는 평범한 아니 착하기까지 하지만 맨박스를 강화시키는데 일조하는 남자들도 있다. 책은 그 모든 남자들에게 맨박스에 대해 알려주고, 어떻게 맨박스에서 벗어나 남녀 모두 좀 더 자유로워질 수 있느냐의 문제이다. 구체적인 일화등은 조금은 뻔한 내용이라, 기존에 갖고 있던 의견을 강화시키는 용도로밖에 사용하지 못한 책이다. 맨박스를 읽으며 생각했던 첫번째는.. 2018. 6. 4.
책 이갈리아의 딸들 ​이갈리아의 딸들국내도서저자 : 게르드 브란튼베르그 / 히스테리아역출판 : 황금가지 1996.07.01상세보기 난 페미니즘에 관심이 없었다. 나는 페미니즘이 뭔지 정확히 지각하지 못한 상태로 미디어가 재포장한 페미니즘만을 접했는데, 여자인 내가 봐도 밥맛이었다. 억압되어 있는 여성의 권리를 위한 운동이 아닌, 밥그릇 싸움으로 묘사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둘째로 살아오면서 내가 성차별을 겪어보지 못한 것에 그 이유가 있었다. 학창시절 성적이 좋았다는 이유로 부모님은 '남성'인 동생보다 나를 편애하셨다. 주변에서 우쭈쭈 해주니 정말 스스로가 잘났다고 착각하며 살았고, 내편이 있었기에 행여나 손해볼일이 있을 것만 같으면 항상 맞서 싸우며 나의 정당한 권리를 주장했다. 내가 겪은 좁은 삶 덕택에, 나는 성차별을.. 2018. 5. 28.
영화 리틀 포레스트 청소부터 음식까지 결벽증이 있으셨던 엄마는 외식을 하는 것을 끔찍하게 여기셨다. 햄버거 같은 패스트푸드 같은 음식은 거의 먹지 못하게 하셨고, 우리집 냉장고에는 사이다나 콜라 같은 탄산음료가 있는 경우도 없었다. 탄산 음료를 먹었던 기억은 소풍날 김밥과 함께 가져갔던 캔음료가 전부였다. 집에는 과자도 잘 없었다. 김치는 물론이거니와 간장을 만드는 메주마저 집에서 만드셨던 엄마덕에, 공장에서 제조된 음식은 우리집 식탁에 오를 일이 잘 없었다. 후각과 식욕을 자극하는 그 맛있는 라면은 친구들은 하루 걸러 먹는다는데, 나는 엄마를 졸라 가끔 주말 점심에 한 번씩 맛을 볼 수 있었다. 대학교때문에 서울로 상경하면서 혼자 살게 되었다. 작은 원룸에서의 생활이었고 낯선 타지에서의 삶이 어색하고 두렵기도 했지만, 내.. 2018. 5.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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