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 Nov 2015
이 날은 치앙마이에서 북쪽으로 버스로 3시간 걸리는 곳에 위치한 치앙라이를 가는 날이었다. 10시 15분에 출발하는 버스로 예약을 했기에, 아침 시간이 조금 여유로웠다. 그렇다면 내가 바로 달려간 곳은.. 헤헤 커피 마시러.
결국엔 한번도 가보지 못한 맛집. 하지만 미련은 없고.. ㅋㅋㅋㅋ
그리고 시그니처 커피 두잔. 너무 좋았지만, 마지막에 입이 바짝바짝 말랐다. ㅎㅎ
그나저나 왜 여기 우유는 달달하게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사실 이 곳에서 처음 커피를 마실때부터 우유에서 단 맛이 느껴진다고 생각했었는데..원래 태국 우유가 약간 단맛이 도는건지, 원두때문에 그런 것인지 끝까지 알 수가 없었다.
기념품으로 머그나 티셔츠 텀블러를 판매하고 있었는데, 또 텀블러에 환장하는 나는 10분동안 살까 말까 고민을 했다. 그리고 결국 초인적인 인내심으로 참았다. 그 전까지 나 스스로를 설득 시켜야했다. 짐도 많고, 집에 텀블러가 발에 차고 넘치는데 또 무슨 놈의 텀블러냐며. 앞으로 미니멀리즘을 추구하겠다는 결심은 어디로 간거냐며 혼꾸녕 내기까지. 하하.
썽태우를 잡아타기가 힘들것 같고, 전날처럼 빙빙 둘러 가기라도 하면 큰일이라서 택시를 부르려고 했다. 호스텔에 부탁을 했는데, 택시가 잡히지 않는다. Grab taxi 어플을 사용해서 팁을 100밧(호스텔에서 버스터미널까지 가는데 택시요금이 100밧이 조금 넘었다)까지 올렸는데도 택시는 오지 않고. 완전 조바심나서 혼났다. 하지만 겨우겨우 썽태우 하나를 잡아 타고 버스터미널로 갈 수 있었다. 100밧을 달라고 했는데 흥정 없이 그대로 주었다. 버스만 놓치지 않는다면야.
그렇게 출발했는데.. 사실 이날 배낭이 너무 가볍게 느껴지는 것이다. 왜 그렇지 왜 그렇지 생각을 해보니 아뿔싸, 목욕타월과 목욕용품파우치를 두고 온 것이다. 그리하여 황급히 썽태우를 호스텔로 다시 돌려 남겨둔 물건을 가지고 왔다. 아이고 이놈의 정신머리로 무슨 여행을 한다는 것인지.
버스를 기다리면서 아침을 해결하기로 했다.
꼬치가 맛있어 보여서 주문. 완자처럼 생긴것은 맛이 없었고, 그나마 튀긴 것이 좀 맛있었다.
그리고 그린버스 VIP 탑승. 우리나라 우등버스처럼 1열에 3좌석이 있는 버스였는데, 물론 우리나라 버스보다는 좋았다. 항상 느끼는 것이 외국의 버스는 차체가 다소 높고, 승차감도 좀 더 쾌적한 것 같다.
자리에 앉았더니 여승무원이 물도 주고 빵도 주고 물티슈도 준다. 감동의 서비스. ㅎㅎ
티비까지!! ㅎㅎ
그리고 차만 타면 꿀잠 자는 나인데, 헝거게임에 정신 팔려서 잠도 안자고 주구장창 읽었다. 차멀미가 심한 편인데, 책이 너무 재미있어서 차멀미 마저 하지 않는 기현상이 ㅡ,.ㅡ
그리고 치앙라이에서 묶었던 호스텔. 가격도 저렴하고 시설도 참 좋았다.
가장 맘에 든 수영장! 한번도 입수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탁 트인다.
그리고 호스텔에서 다음날 떠나는 1박 2일 정글 트레킹을 신청을 했다. 얼마나 거지 같을지 혼자 들떠 있었다.
그리고 가볍게 동네 산책. 사실 치앙라이는 관광지가 아니라서 시내 내부에 볼거리가 없는 편이다. 대신 치앙마이보다는 살기에 더 적합한 곳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관광지 냄새도 덜하고, 관광객도 적은데 개인적으로는 그래서 훨씬 좋았다. 관광지 풍경에 약간 피로감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치앙라이의 유일한 볼거리(?)라고 할 수 있는 시계탑만 구경하고 식사를 하러 갔다.
트립어드바이저 상위 랭킹의 음식점. 그런데 손님이 한 명도 없었다. -_-; 점심시간 지나서 와서 그런 것 같았다.
깔끔하고, 직원분이 영어를 매우(!) 잘해서 주문하는데 도움을 많이 받았다.
급 꽂힌 라임쥬스.
앉아 있었더니 와이파이 비밀번호를 적어주신다. ㅎㅎ 완전 친절하다.
그리고.. 얌운센 진짜 작은 사이즈라고 하길래(두번이나 물어봤는데!!! 내가 너무 잘먹게 생겨서 작다고 하신 듯...) 디쉬 두개 시켰는데 생각보다 양이 많았다 ㅡ,.ㅡ 결국 밥은 다 못 먹고 남겼다. 이럴줄 알았으면 샐러드만 시키는 것인데!!!! 저 밥이 있는 디쉬는 북부 전통 요리라고 하는데 돼지고기 볶음 같은 요리였다.
가게에 걸려 있던 그림. 위트가 있다.
독특한 것이 꼭 세븐일레븐 옆에 이렇게 체중계가 있다. 도대체 왜 그런거지?
이런 것은 알고 싶지 않습니다.
세븐 일레븐에서 물과 모기약을 샀다. 정글 트레킹을 갈때 모기약을 필수라고 한다.
슬금슬금 동네 산책. 예전 할아버지 동네같은 허름함(?)이 묻어 있는데 그게 왜인지 참 정겹고 좋았다. 전날 다녀왔던 빠이와는 달리 매우 조용한 동네였다. 여행자들 특유의 그 열기에 약간 지친 것인지, 조용한 치앙라이가 참 좋았다. 숙소로 돌아와서는 블로그에 글 좀 쓰고 책 좀 읽고 일기를 쓰고 하루를 마감했다. 매우 평화로운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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