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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esta/2013 Laos

[라오스여행_2013/07/12] 7. 루앙프라방, 도시탐험의 하루.

by 여름햇살 2013. 9.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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렇게 토요일도 가고~ 아무것도 안한 기분이지만 블로그에 글은 쌓였네 :)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탁발을 보려고 했다. 그러나 여태 빡센 일정으로 강행군을 계속 했더니, 피로와 함께 몸의 상태가 너무 안 좋았다. 어차피 특별한 일정이 있는 날도 아니었기에, 자고 싶을 때까지 잠을 자기로 했다. 그래도 난 그래봤자다. 원래도 잠이 없는 편인데 잠자리만 바뀌면 정말이지 잠이 오지 않는다. 8시에 일어나서 샤워를 하고 동네 산책 준비 완료. 첫 목표지 르반느통을 향해 고고씽.


르반느통은 베이커리로 루앙프라방에서 유명한 맛집이라고 한다. 프랑스식 빵을 만드는 곳으로 매우 인기 있는 곳이라고 하는데, 다른 곳보다 더 호기심이 가서 먹어 봐야 겠다고 결심을 했다.



아침 일찍 부터 장사를 시작하는 노점상들.




루앙프라방에서 처음으로 사원의 모습을 제대로 보게 되었다. 사원의 도시 루앙프라방답게 끝없이 사원이 이어진다.




르반느통을 향하는 길에는 예쁜 건물이 많았다. 고급스러운 기념품 가게와 옷가게도 많았다. 내가 있었던 곳은 루앙프라방의 할렘이었던 것인가????



그리고 도착한 르반느통. 달콤한 빵의 향기가 가게에 도착하기도 전부터 길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갓 구운 먹음직스러운 빵들이 진열대에 가득히 쌓여 있다. 가게를 보니 서양인들이 대부분 아침식사를 하고 있었다. 맛집은 맛집인가 보아~?



내가 고른 것은 크로와상과 살구 파이, 그리고 에스프레소. 생각해보니 호치민 공항의 카페 릴리에서 마셨던 에스프레소 이 후로 처음으로 제대로 된 커피였다. 



이 곳에서 가지고 온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끝냈다. 책을 다 읽고나서는 할게 없어서 주변 구경을 시작했다. 배달을 하는지, 배달 오토바이도 구경하고, 지나가는 사람들도 구경을 했다. 그런데... 다시 쏟아지는 비. 아아, 이놈의 비,비,비.




전혀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현지인 마냥 비를 맞으며 걸어 갔다. 쏟아지는 폭우는 아니었기에 비는 맞을 만한 정도였고, 그리고 은근히 비를 맞으며 걷는 것이 기분이 좋았다. 생각해보니 한국에서는 비를 맞으면 곤란한 것들(비싼 가죽 가방과 가죽 구두, 드라이크리닝을 맡겨야 하는 의류, 비맞으면 곤란한 셋팅된 머리와 화장)떄문에 비를 오는 것, 비를 맞는 것을 끔찍히도 싫어했던 것 같다. 이렇게 비를 맞건 말건 상관없는 복장으로 비를 맞으니 되려 기분이 좋았던 것이다.




북샵의 표지판을 따라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그랬더니 아이들이 굉장히 많다. 가만 보니 루앙프라방의 도서관이었다.







안을 둘러보니 오지의 마을 아이들에게 책과 문구류를 보낼 수 있는 기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었다. 2불을 기부하여, 책 한권을 보내주는 시스템. 달러가 없어서 20,000 K 을 기부하고, 마법의 물약 이야기로 추정되는 동화책 한 권을 Book bag에다 꽂았다. 그러고 건물을 나서는데 나 자신에 대한 급 혐오감이 몰려왔다. 매달 삼만원씩 나가는 월드비젼과 방금의 책 기부의 모습이 위선적이라는 생각이 했다. 정작 내 나라에서의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기부를 한다거나, 휴일에 봉사활동을 하러 간다 거나 한 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한때 야학을 한 번 해볼까 하는 마음에 찾아 보긴 했었지만, 생각도마 많은 성실함과 책임감을 요구하는 자리였고 외근이 많은 나는(지방 외근시에는 거의 밤에 서울에 떨어지는 날도 있었기에) 생각도 해 볼 수 없는 프로그램이었다. 여하튼 나의 가식적인 모습을 나 스스로 발견(?)하여 기부를 하고도 기분이 안 좋아지는 상황에 당착했다. 그래도 이 나라에서 받았던 좋은 인상과 그들의 친절에 대한 작은 호의라고 생각하기로. (그리고 돈도 얼마 되지도  않는다...)



그 다음 향한 곳은 다라 시장 방면. 사원과 여행자들, 그리고 여행자들을 위한 가게가 북적이는 메인 도로와 달리 매우 한산하다. 도시 전체가 관광지화 되어 있어서 어딜 가나 여행자 대상의 장사이긴 한데 현지인들만 가는 가게나 음식점도 눈에 많이 띄였다. 그리고 대충 둘러 보니 술집이 많은 것으로 보아 밤문화가 화려한 지역 같았다.(요기에 숨어 있었구만! ㅋㅋ)




중고책을 살 수 있는 레스트랑제 북스 앤 티. 가지고 온 책을 다 읽고, 또 다른 책이 읽고 싶어서 고르는데 생각보다 재미있는 책도 없고 책의 종류도 많이 없다. 예전 남미를 여행할때는 중고서점에 가면 어마어마한 양의 책들이 있었으며, 신간도 엄청 많았는데. 확실히 그쪽에 비해 여행객의 수도 적고, 혼자 여행 하는 사람보다 친구, 가족단위로 온 사람이 많아서 여행지에서 책을 읽는 사람도 많이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고심끝에 한권을 골랐다. 모르는 작가의 모르는 소설이었는데,,, 읽다보니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러브스토리. (그래도 미드를 보는데 질려서 계속 읽었다... 스토리가 있는건 왠만해선 재미있으니깐) 책을 구입했더니, 매일 저녁에 영화를 상영하니깐 보러 오라며 일정표를 준다. 봤더니 당일에 상영되는 영화는 내가 모르는 영화이다. 일요일에 상영되는 midnight in paris는 다시 봐도 좋을 것 같았지만, 내가 그때 까지 있지 못하는 군 ㅠ_ㅠ





딱히 정해진 일정도 없고, 가게에서 차를 마시며 책을 읽다 가기로 했다. Mak Toom이란 Local tea를 주문했는데, 주방에 갔다 오더니 해당 차가 없다고 다른 것을 주문하라고 한다. 그래서 Smoked Black을 주문했다. 어차피 둘다 무슨 차인지는 모르니... 향이 조금 독특했지만, 부담스럽지 않고 꽤나 좋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어느 금발의 외국이 앞자리에 자리를 틀고 앉았더니 열심히 독서 중이던 그녀가 나에게 대뜸 시간을 물어본다. 시간을 알려줬더니 고맙다고 하더니 이내 자리를 뜬다. 


내부는 에어컨을 틀지 않아서 라오스의 날씨를 온전히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피부 표면이 촉촉해질 정도로 습했는데 그래도 기분이 좋았다. 몸이 릴렉스 되는 기분, 따뜻한 차와, 편안하게 기대어 독서. 꼭 여행을 오지 않더라도 할 수 있는 이런 모든 행위들에 대해서 더 행복감을 느낀다.





그곳에서 시간을 보내고 다시 역주행(?) 하여 숙소로 향했다. 확실히 이쪽 길은 한산하다.



그리고 다라 시장. 여행객들의 기념품 장사가 아닌 정말 라오스인들을 위한 시장. 저렇게 평상시에도 전통의상을 고수하는 나라를 만나게 되면 그저 신기하다. 한국에서는 출근할때 한복을 입지 않는데, 그런 점에서 독특했다. 이 곳에서 출근할때의 커리어 우먼들을 보면, 단정한 칠부 셔츠에 저런 전통문양이 수놓아진 치마를 입고 있었다.




숙소가 있는 사카린 거리로 왔더니 뚝뚝이 한대가 날 기다리고 있다. 주인집 아들(순진한 그 남자는 주인집의 아들이었다. ㅎㅎ)이 어쩔 줄 몰라 하는 표정으로 서 있다. 무슨 일이냐고 물었더니 나를 공항으로 픽업하는 뚝뚝이가 왔다고 한다. 아 이놈의 폰트래블... 이티켓을 보여주며 내일이라고 말을 해 주었다. 그러자 뚝뚝이 기사는 아무일도 아니라는 듯이 쿨하게 다시 돌아간다.


좀 쉬려고 테라스 테이블에 앉아 있는데 주인집 아들이 맞은 편에 앉아 말을 건다. 그저 손님을 기다리는 일이 영 지루한 모양이었다. 틈만 나면 말을 건다. 그런데 그것이 수작질이 아니라 정말 심심하고 지루함을 못 견뎌 하는 것이 눈에 보인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나이 이야기가 나왔는데, 한국 여자들은 외모가 어리다고 한다. 그러면서 내가 29살이라는 것에 깜짝 놀란다. 자기는 26인데 자기가 나보다 더 나이가 들어 보인다는 이야기를 한다. 확실히 피부가 검고 자외선에 많이 노출되어서 그런지, 그런 면이 없지 않아 있는 것 같다.




전날 써둔 엽서에 우표를 붙여 우편함에 넣었다. 한국으로 보낸다고 했더니 우표를 한 엽서당 두개씩 붙여야 된다고  한다. 아마, 중앙 우체국으로 가는 국내용 우표와, 외국으로 보내는 국제용 우표가 아닐까 라고 추측해 보았다.





그리고 할 일이 없어서 거리를 돌아 다니다가 간 곳은 마사지샵. 라오 전통 마사지를 1시간 받았다. 감상은... 이건 마사지를 하는건지 간지럽히는 건지 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안 받는 것보단 나았다. 가격도 터무니 없이 쌌고 말이다.




허술한 베드와 달리 내부 인테리어가 은근 예뻤다.





그리고 도착한 라오스 전통 요리를 맛볼 수 있는 타마린드. 꽤나 유명한 곳으로 외국인들이 많이 가는 곳이라고 한다. 타마린드로 가는 길에 또 다시 그분들을 만났다. 마지막 그날까지 통성명을 하지 않았던 그분들을 ㅋㅋㅋ 뭐하시냐고 물어 봤더니 타마린드에서 식사를 하고 오는 길이라고 한다. 물어 봤더니 여러가지 소스에 밥을 찍어 먹는 것이 가장 유명하여 그것을 먹었는데 생각보다 별로 였다고 한다. 그러면서 기념품으로 차만 잔뜩 사왔다고. ㅋㅋ 


다음 일정을 물어 보니 동네 구경을 좀 더 하다가 비엔티엔으로 비행기를 타고 돌아간다고 한다. 생각보다 할 것이 너무 없어서 심심하다고 하시며 나보고는 뭘 하냐고 물어본다. 나는 그냥 계속 먹부림 투어 중이라며, 아침에 베이커리가서 커피에 빵을 먹고 그 후에는 차를 마시고 또 이번에는 타마린드를 간다고 답을 해주었다. 그리고 투어보다 백배 재미 있다고. 그랬더니 날 이상하게 쳐다 보신다. ㅎㅎㅎㅎ 진짜, 진짜,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다른 음식점고 달리 너무 현대적인 인테리어. 장사가 잘 되긴 잘되나 보구나~ 라고 생각했다. ㅎㅎ 강변 근처에 위치한 타마린드는 경치도 좋은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타마린드에서 드디어 시켜본 라오 커피. 달다. 진짜 단 맛이 강한데 전혀 기분 나쁜 단 맛이 아니라 정말 맛있는 단 맛이었다. 이래서 라오비어와 비견할 정도로 라오커피가 인기 있는 것이구만!



라오 전통 요리는 손으로 먹기 떄문에 저렇게 손수건이 나오는데... 저건 행주 아닌가요? ㅎㅎㅎㅎㅎㅎ




메뉴판을 보니 종류도 다양했다. 그분들이 먹었다는 메뉴를 보는데 전혀 끌리지 않는다. 역시 난 유명하건 말건 내가 먹고 싶은 걸로. ㅋㅋ 내가 고른 것은 다진 고기를 저 식물(그떈 이름을 알았는데 지금은 기억에 나지 않는다. 연잎이었던가?)의 잎에 싸서 계란 물을 묻혀 기름에 구어 낸 것으로, 그걸 밥이랑 같이 뭉쳐서 소스에 찍어 먹는 방식이었다. 웨이터가 친절하게 먹는 것을 설명해줘서 열심히 먹고 있는데 다른 테이블(서양인들이 앉아 있던 테이블)은 포크와 나이프가 같이 서브되었다..... 망할 왜 나만 ㅋㅋㅋㅋㅋㅋㅋ


식사를 하고 가게에서 판매하고 있는 티와 커피를 지인들 선물용으로 잔뜩 샀다. 티는 일일이 사람이 거즈 같은 것에 가내수공업(?) 방식으로 티백을 하나하나 만들어 정성이 돋보이는 상품이었다. 가격이 생각보다 싸진 않아서 나중에 계산할때 보니 3박 게스트 하우스 비용보다 훨~씬 맛이 나왔다..








타마린드 주변의 길. 예쁜 가게도 많고 예쁜 집도 많았다. 이쪽은 루앙프라방의 부촌이구나.



숙소로 돌아 왔더니 세탁물을 건네 준다. 이틀에 걸쳐 자연광에 건조된 나의 빨래들 ㅋㅋㅋ 반갑구나. 당장 샤워를 한 후 뽀송뽀송한 속옷과 옷으로 갈아 입었다. 테라스 테이블에 앉아 또 오가는 사람들을 구경했다. 라오스에서 가장 마음에 들어 했던 장소! ㅎㅎ 가만히 지켜보니 은근히 혼자 온 여행자들이 눈에 띄인다. 커다란 배낭을 등에 메고 낯선 거리를 불안하게 둘러 보는 그들. 그 모습에 나도 저랬을꺼라는 생각이 들면서 웃음이 났다.


주인집 아들이 옆에 또 앉으며 지나가는 여자를 보며 저 여자는 아마 한국인? 이라고 물어본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스캔해본 결과 100% 한국인이다. 웃으면서 내가 어떻게 알았냐고 했더니, 여기서 일을 하다 보면 한중일의 여자들을 분간할 수 있다고 한다. ㅎㅎㅎㅎㅎ 역시 그냥 짬밥이 아니구나~






그 다음 간 곳은 해가 질 무렵에 맞추어 석양을 보러 푸시산 등반. 산이라고 해서 꽤나 높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너무 낮아서 놀랬다. 






아직 해가 지려면 한참 남았다. 사람들이 하나둘씩 올라 오면서 좁은 정상이 붐비기 시작했다. 멍하니 앉아서 마을을 내려다 보고 있는데, 현지인 남자가 말을 건다. 영어를 잘해서 꽤 오랜시간동안 대화를 나누었는데 이 놈도 날 한국인인지 바로 알아 보았다. 뭐하는 중이냐고 했더니 어느 도시 이름을 대면서 그 곳에서 법학대학을 다닌다고 한다. 그래서 영어를 잘하는건가? 또 계속 이야기를 나누어 보니깐 한국어도 배우고 있는 중이라고 그런다. 그러면서 내가 가지고 있는 여행책을 달라고 하더니 진짜 한글을 보며 읽는 것이 아닌가. 신기하고, 유치하게도 기분이 좋았다.



정상에 있는 조그마한 법당.






그리고 정말 짧은 일몰. 사람들이 해가 정말 눈 깜짝 할 사이에 산 너머로 사라져 버린다고 강조를 했었는데 이정도 일줄이야. 정말 해가 산 너머로 움직이는 것이 육안으로 가능하다니. 신기한 경험이었다.







정말 사라져버린 태양. 일몰 장면을 기다리던 사람들이 해가 사라지자마자 자리에서 일어나 기립박수를 친다. ㅋㅋㅋㅋㅋㅋ



푸시산을 내려 왔더니, 다시 야시장의 영업이 시작되었다. 엄마의 기념품으로 살만한 것이 없었는데, 요렇게 대나무 접시가 판다. 기념품으로 좋을 것 같아서 하나 구매했다. 수공예품이라 그런지 야시장에서 산 것 치고 싸진 않았다.




그리고 그전에 가보지 않았던 식자재 시장. 여기엔 여행객들은 거의 없고 현지인들이 장을 보고 있었다. 탐스런 야채들. 싱싱한 야채들을 보면 요리 욕구가 마구마구 샘솟는다. 잘 하지도 못하면서 말이다.


저녁 시간은 전날과 동일하게 숙소의 테라스 테이블에 앉아 비어 라오를 마시며 지나가는 사람을 구경하고 책을 읽었다. 똑같은 거리인데도 질리거나 하지 않는다. 그렇게 라오스에서의 마지막 밤도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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