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생활인을 위한 자유의 기술 일상기술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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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기술 연구소 국내도서 저자 : 제현주,금정연 출판 : 어크로스 2017.05.17 상세보기

 알라딘에는 '작가와의 만남'이라는 서비스가 있다. 주기적으로 출간한 저자들의 강연회를 마련해주는데, 삶이 무료해지거나 자극이 필요할 때에 나는 가끔씩 강연회에 신청하여 참석한다. 몇달전에도 그냥 아무 생각없이 제목에 이끌려서 신청을 했었다. 일상기술연구소. 뭔가 굉장히 삶에 필요한 기술을 알려줄것만 같은 이름이다. 금정연 작가님이 강연하는 것에 참석하였다가, 그의 재미있는 삶의 이야기를 듣고 그'도' 진행한다는 팟캐스트 '일상기술연구소'에 관심이 생겨서 그 내용을 책으로 엮은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사담으로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보려고 검색을 했는데, 구비되어 있지 않길래 희망도서 서비스를 통해 '일상기술연구소'와 '실패를 모르는 멋진 문장들' 두권을 역삼푸른솔도서관에 입고시켰다. 이 정도면 내가 구매하지는 않았어도 인세에 보탬은 되었겠지? 푸핫.

일상기술연구소는 '일상의 천재들이 들려주는 생활력 강의'라는 컨셉을 가지고 생활의 전문가들을 초대하여 그들의 노하우를 안내해주는 내용이다. 팟캐스트의 대화를 엮은 것으로 총 10가지의 주제가 있는데 내용은 아래와 같다.

1. 내 욕망을 존중하는 적정 소비 습관 : 돈 관리의 기술

2. 시너지를 만드는 일-들의 조합법 : 일 벌이기의 기술

3. 배움의 동력을 확보하는 '어른의 공부법' : 배우고 가르치는 기술

4.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함께 산다는 것 : 함께 살기의 기술

5. 몸의 감각을 깨우는 몰입의 즐거움 : 손으로 만드는 기술

6. 잘 쌓고 잘 찾는 나만의 심플라이프 : 축적과 정리의 기술

7. 운동 자존감을 키우는 보디 멘토링 :  생활 체력의 기술

8. 야심 없이 시작하는 : 나만의 작은 가게 꾸리기

9. 자아와 통장 사이의 끝없는 균형 잡기 : 프리랜서로 먹고 살기

10. 홀로 선 개인들의 멀리 가는 기술 : 새로운 방식의 무리 짓기

제목만으로도 솔깃솔깃한 것이, 어떻게 이렇게 궁금했던 내용들만 골라서 모았는지 신기할 따름이었다. 이런 것이 기획의 힘인 것이겠지? 나도 좋은 기획자가 되고 싶다. 어느 분야에서건. 글이건 일이건 나의 인생이건.

가장 공감이 컸던 분야는 돈 관리의  기술이었다. 돈 관리의 기술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가는 사람 모두가 공감할 내용이었다. 가장 큰 위안이 되었던 것은 커피 값이 많이 나가는 분에게 한달간 커피를 끊게 했던 일화였다. 그 분이 커피를 끊었더니 정말 죽을 것만 같았다는 이야기에 이 기술자는 이렇게 답변을 했다고 한다. "그냥 커피 드세요. 대신에 예전처럼 돈을 주고 커피를 먹으면서 이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은 하지 마세요" 라고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흔히 우리는 커피같은 음료 등에 사용되는 돈을 아까워 한다. 그 개별의 단가는 적은 금액이나 쌓이고 보니 큰 돈인 것을 인식하고는 그 것을 아까워 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 것은 정말 '돈' 만을 생각하는 행위라는 것이 요즘들어 더더욱 느낀다. 후에 금액만을 생각하고, 그 때 커피를 마시면서 즐겼던 그 시간들을 폄하하는 생각인 것이다. 친구와 만나서 수다를 떨며 한 잔 했다면 음료와 함께 그 공간을 일정 시간 대여한 비용이고, 혼자 테이크 아웃으로 즐겼다면 그 순간 따뜻한 혹은 차가운 음료로 위로를 받았을 것이다. 그 때의 경험과 감정들은 결코 돈으로 살 수 없는 순간들인데 왜 우리는 모든 것들을 돈으로 환산하는 나쁜 습관을 갖고 있는 것일까? 

그 외에도 일 벌이기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일 벌이기의 기술의 내용도 참 좋았고, 손으로 뭔가를 하는 것을 좋아해서 그런지 손으로 만드는 기술의 이야기도 좋았다. 그래서 나도 목공예를 배워서 이사갈 집에서 필요한 식탁이라던지 선반이라던지 등등을 직접 만들어 볼까 라고 일을 벌여 보려다가 일단은 참았다. 지금 만들어봤자 이 좁은 집에서는 껴안고 자야 할 지경이다. 일 벌이기도 좋지만 타이밍 또한 중요하지. 암암. 

 삶이 만족스럽지만 약간은 무료한 사람들이 뭔가를 해볼까 싶을때 읽어보면 좋은 책인 것 같다. 팟캐스트 방송으로 들으면 더 좋겠지만, 시간이 넉넉하지 못해서 조금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