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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커플라이프

[결혼준비] 1. 예식장 고르기

by 여름햇살 2019. 8.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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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결혼식이 참 귀찮다. 주변인들에게 미안한 말이지만, 주변인들의 결혼식에 참석 할때마다 정말 싫었다. 남 결혼식이니 츄리닝을 입고 갈 수도 없어서 그래도 아침부터 씻고 꾸미고 옷도 골라 입어야되고, 가서도 폐백 끝나고 인사 나오는 신랑 신부와 한마디라도 하려면 꽤 오랜시간 식장에 남아 있어야 한다. 그러면 안되는데 이렇게 따지다 보면 사실 온전한 나의 주말 하루는 다 지나가버렸다. 그래서 청첩장을 받으면 가고 싶은 결혼식만 골라 갔고, 축의금만 주고 참석은 잘 안했다. 사실 별로 안친한 사이면 축의금도 안줬다. 내가 ATM기계는 아니잖아 난 결혼도 안하고 축의금 받을 일도 없을텐데 라는 마인드로 말이다. 참 못났다.


 그런데 사람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더니, 어쩌다보니 결혼을 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결혼식을 올리지 않으려고 했다. 그냥 같이 살면 되지 왜 그런 결혼식이 필요하느냐, 라고 남자친구에게 말했지만 왠만하면 내 의견을 다 들어주는 남자친구도 결혼식만큼은 해야 된다고 한다. 이거 가지고 친구들에게 투덜투덜 거렸더니 일생에 한번인 공주놀이를 즐기라고 그런다. 그런데 공주놀이도 20대에나 재밌지 이건 뭐.. 내가 왜 남들이 한다는 이유로 이런 것들을 해야 돼? 라는 생각으로 거부감이 심했다. 그리고 이왕 결혼을 할꺼면 쫓기듯이 하는 예식장 결혼은 죽어도 하고 싶지 않았다. 다행히 요즘은 스몰웨딩이 트렌드라서 일반 예식장 말고도 선택지가 많았다. 그런데 문제는 선택지는 많은데 돈이 없다는 것이었다.


 원래 가장 바랬던 모델은 근교 예쁜 펜션을 빌려서 오후 반나절을 하객들과 놀고 먹는 형식의 결혼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그런 곳들 위주로 찾아봤는데 그런 곳이 꽤 많았다. 문제는 돈이었다. 예식장은 셋팅되어 있는 식장을 시간별로 쓰는 사람이 정해져 있으니 어떻게 보면 공유 플랫폼(?)이다. 그리고 음식도 한 커플의 하객들을 위해서만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팀의 하객을 위해 음식을 준비하니 음식이 모자랄 일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래서 번잡하더라도 단가가 낮아지는 장점이 있는데, 내가 바랬던 형식은 단가가 어마무지하게 치솟았다. 장식도 따로 케이터링도 따로 등등 모든 것이 다 따로라서 이건 뭐 결혼으로 억소리 나올 지경이었다. 허허.. 


 그래도 예식장이 아닌 야외 결혼을 하고 싶어서 찾아보고 외국처럼 그냥 시청에서 하는것 없냐고 알아보다가 발견한 시민청 작은 결혼식을 알게 되었다.


시민청결혼식 홈페이지


http://seoulcitizenshall.kr/es_all/?c=schwedding/weddingguide/weddingguide2




신청방법은 공고된 기간에(보아하니 상반기 하반기로 모집하는 듯) 홈페이지에 있는 서식(생각보다 작성해야 할 내용이 많아서 시간을 넉넉히 생각해야 할 것 같다. 나는 기한 맞춰서 벼락치기로 쓰느라 혼쭐남) 을 다운 받아서 작성 및 원하는 날짜와 장소를 지정해서 신청하면 된다. 나는 야외 결혼을 하고 싶어서 서울연구원으로 신청을 했는데, 운이 좋은 것인지 신청자가 적었던 것인지 선정이 되었다. (시민청 홈페이지에 있는 사례집을 보면 정말 어마무지한 사람들이 많다. 결혼 준비 하고 컨셉 잡는데 도움도 많이 되고, 재미난 사람들이 많아서 읽는 재미도 있다, 시민청에서 결혼 하지 않더라도 읽어보면 좋을 듯) 


선정된 사람들은 시민청에서 주최한 간담회에 초대되서 작은 결혼식에 대한 설명 및 업체에 대한 설명을 받는다. 그런데 업체에 대한 설명(각각 업체 분들이 PT하는 방식)이 주이다. 보아하니 셀프로 하려면 셀프로 하는데, 업체를 끼고 할 꺼면 시민결혼식 협력업체와만 해야 하는 듯 했다. 모든 업체들이 다 오지는 않았는데, 대체로 작은 결혼식을 하고자 하는 예비부부들의 취향을 맞추어 주는 듯 했다. (ex.에코 웨딩, 뮤지컬 웨딩 등등) 가격은 태평홀에서 하면 좀 더 저렴하고 연구원쪽이 더 비싸다. 야외 웨딩은 이러나 저러나 좀 더 돈을 더 지불할 수 밖에 없다. 


장소는 2곳으로 시민청 지하 2층 태평홀과 서울연구원이다. 두 곳 다 가봤는데 태평홀은 사진보다 좀 더 좋다. 새하얗게 인테리어한 것이 애시당초 이 곳을 식장 대여 공간으로 사용하려고 한 듯하다. 무대의 아치도 괜찮고 식사를 하면서 식을 볼 수 있게끔 무대가 설치되어 있다. 서울연구원은 양재쪽에 있는데, 산으로 둘러 쌓여 있는 풍경 때문에 예쁘긴 한데 장소가 조금 협소하다. 사진에서 보이는 공간이 전부이다. 잔디 외에 근처 공간에 푸드트럭을 세우는 등 공간활용을 좀 더 할 수는 있지만 일단 기본적으로 좀 작다. 그래서 당일에 보고 맘이 돌아섰다. 물론 이 곳에서 많이들 하긴 하는데, 내 기대 보다 작아서 포기했다. 


우리는 당일에 협력업체를 정했다. 남자치구나 나나 둘다 이리저리 재보고 알아보는 것을 귀찮아 하고, 일단 맘에 들면 오케이. 루디아 프로젝트(인스타그램 ludia_project) 인데 야외 웨딩을 잘하실 것만 같은 느낌 + 대표님의 딱부러진 성격이 마음에 들었달까? 추천해주시는 것들 중에는 저렴한 것도 있고 예상보다 비싼 것도 있어서 선택적으로 골라서 견적을 받으면 된다. 


여하튼 협력업체를 정했는데 장소를 서울연구원에서 하기 애매하다고 하니 루디아 대표님이 용산가족공원 연못광장을 추천해주셨다. 교통 위치도, 사진을 찾아보니 괜찮아서 하고 싶다고 했더니, 이것도 시민청처럼 신청서를 작성해서 제출하는 방식이었다. (다행히 우리가 하려고 했던 날 아무도 예약한 사람이 없어서 신청을 할 수 있었다. 운이 좋았다.) 이 곳도 하루에 한 커플만 결혼식을 올리고, 더 좋은 것은 대관료가 0원이었다. 대신 공원이라 음주는 술의 반입은 금지 되고 있었다.


야외 예식을 치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서울에 야외 예식이 가능한 곳 안내를 리스트업 해둔다. 생각보다 꽤 많다.  서울시 공식 블로그에 자세히 나와 있다. 양재시민의 숲, 월드컵공원, 용산가족공원, 남산 호원당 요렇게 4군데. 전부 대관료는 무료이다. 


http://blog.seoul.go.kr/221460117739


혹시 공고 주소를 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따로 링크도 올려 놓음. (상반기지만 같은 게시판에 업로드 되겠지..?) 


http://spp.seoul.go.kr/main/news/news_notice.jsp#view/268827


귀차니즘 극복하고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겠지 싶어서 올려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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