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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커플라이프

[결혼준비] 5. 결혼반지

by 여름햇살 2019. 1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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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허례허식을 상당히 싫어한다. 과장이 아닌 정말 격하게 싫어한다. 결혼식이 올리기 싫었던 것은 허례허식의 끝판왕인 한국형 결혼식이 그 이유였다. 그 과정에는 여러가지가 헉하는 과정이 많지만 그중 하나가 예물예단이었다. 일단 남녀가 서로 사랑해서 결혼하는데 집안끼리 돈이 오가는 것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심지어 예물 예단의 순서는 신부측에서 신랑측으로 예단을 보내고, 그러면 답례로 신랑측에서 신부측으로 예물을 보낸다고 한다. 아니 내가 팔려가는 것도 아닌데 왜 신부측에서 신랑측으로 돈을 보내야돼...-_-? 나 그정도로 후지지 않은데? 라는 반발감이 생겼기 때문이다. 

 

 예단비를 보낼때 식기 수저 및 이불도 함께 보낸다는데 여태 밥숟가락이 없어서 손으로 퍼먹고 이불이 없어서 신문지 덮고 잔 것도 아닌데 도대체 왜...? 그러면 다들 예물로 받으니깐 상관없어~ 어차피 그돈이야 그돈으로 하는데 아니 그럼 나는 또 왜 예물로 잘 하지도 않을 각종 귀금속 세트를 받으며 고마워해야 하는 것인가. 비싼 귀금속 세트를 결혼할 때에야 장만해야 할 정도로 돈을 아껴쓰며 살지 않아 내 돈주며 열심히 쇼핑하며 살아왔고(....), 비산 것보다는 막상 만원짜리 피어싱을 더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더이상 비싼게 필요하지도 않다. 


 이렇게 삐뚤어질대로 삐뚤어진 생각을 갖고 있었지만, 예물예단이 집안의 싸움의 씨앗(?)이 될 소지도 엿보았기 때문이다. 분명 예단비를 보내는 쪽에서는 최소 돌아오는 돈이 비등비등하기를 바랄 것이다. 적게 돌아온다면 적게 돌아온다고 난리, 동일하게 들어온다 한들 동일하게 들어왔다고(!) 감정이 상할 것이다. 그러면 예단비를 받고 답례를 하는 쪽은 어떨까? 기대한 금액보다 적게 들어왔다고 감정상해, 예상보다 많이 받으면 또 얼마를 보내야 할지 또 고민일 것이다. 이러든 저러든 분란이 일 것인데 도대체 왜 이걸 요구하는것이지..?

여하튼 그래서 결혼준비 당시 남자친구에게 나는 예물예단을 주고 받고 싶지 않다고 말을 했다. 그랬더니 남자친구 본인도 그런 것에 돈을 쓰느니 집에 돈을 쓰고 싶다고 했다. 당연하지! 요즘 집마련(구매가 아니다.. 전세다)에도 얼마나 돈이 드는데! 그렇게 예물예단에 돈을 쓰는 대신에 돈을 아껴 집을 쓰는데 보태기로 했다. 이 부분 모두 남자친구는 물론이거니와 양가부모님 모두 흔쾌희 동의해주셔서 아무 분란없이 지나갔는데.. 만약 여기서 스텝(?)이 꼬였다면 왠지 다툼이 있었을 것 같다. 이런걸 보면 난 참 운이 좋은 것 같다. 


그렇게 우리의 예물(?)은 반지 하나가 끝이다. 커플링도 없었던 우리(커플링만 하면 헤어져서 커플링 하기 싫었다고 남자친구가 최근에 밝혔...ㅋㅋㅋㅋㅋㅋㅋㅋ) 는 커플링 겸 웨딩 밴드가 생겼다. 

압구정 현대 백화점에서 만나 1.티파니 2.불가리 3. 까르띠에를 방문하고 이거다 하고 결정한 요놈.


 프로포즈링을 사면서 티파니 민트박스의 매력에 빠진(?) 남자친구가 티파니에서 커플링을 하고 싶다고 하여 제일 먼저 방문했는데 사실 딱히 마음에 드는게 없었다. 그리고 불가리를 갔는데 우리 둘의 취향을 너무 벗어났다. ...디자인이 중국부자 스타일로 너무너무 화려했다. 그렇게 남자친구가 그냥 티파니에서 봤던 반지(가장 최근에 새로 나온 디자인.. 이름 까먹음) 하자~ 라고 하는데 내가 까르띠에를 끌고 들어갔다. 사실 프로포즈링을 비싼걸 받아서 남자친구에게 그에 상응하는(이상하게 빚지고는 못사는 타입) 가격대의 시계를 선물로 해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계는 정말이지 비쌌고(..남자것은 천만원이 후울쩍.. ) 남자친구가 자기 이런것 필요 없다고 거절하셨다. 그렇게 그림의 떡 구경을 마치고 커플링을 구경하는데 요게 너무 이쁜 것이 아닌가!! 남자친구의 눈이 갑자기 급 반짝이며 이 것이 마음에 든다고 하셨다. 직원분이 남자들은 보통 다이아 없는 것을 많이 한다고 솔리드타입을 줬는데 다이아 하나 있는 걸 껴보고 싶다고 하더니 그게 마음에 든다고 하는데 귀여웠다. ㅋㅋ 역시 내남자친구는 깔롱쟁이. 반지의 재질 종류로는 핑크 골드, 플래티늄 이 있었는데 플래티늄으로 골랐다. 애시당초 골드 컬러를 좋아하지 않고, 또 제일 변색되지 않는 것이 플래티늄이라 고민의 여지가 없었다. 이렇게 순식간에 고른 결혼 반지. 아니 다들 왜 웨딩 밴드 투어를 하다는 것이지..? 우리는 30분 만에 끝났는데...? ㅋㅋㅋㅋ 세상 단순하게 사는 커플이다.


 그렇게 감사하게도 시계를 거부하신 덕에 지출이 덜했고, 상품권으로 사면 싸다는 정보를 겟하여 아~~주 조금 돈을 아낄 수 있었다. (상품권을 싸게 파는 곳에가면 현대백화점은 10만원권 기준으로 97,500~98,000원 정도에 살 수 있다. 그러면 100만원 기준으로 20,000원에서 25,000원 할인받는 격!) 반지가 예상보다 싸서(???) 구매한 상품권이 좀 남았는데 남은 것은 신랑 예복을 구매하라고 선물로 주었다. 이렇게 예물예단 클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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