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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esta/2019 Bali

[발리여행] 9. Odysseys Surf school, Chandi 그리고 발리 공항

by 여름햇살 2019. 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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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01 


전날 여행이 피곤했는지 꽤 늦게까지 잠을 잤다. 날씨가 너무 더웠던 것이 요인이었다.. ㅡㅜ 날씨에 지쳐버렸다는. 느긋하게 일어나서 마지막 만찬을 즐겼다. 이제 조식 못 먹는다고 남자친구는 어찌나 서글퍼하던지...이건 뭐 조식 드시러 오셨나요 한국에 있을 때도 조식 뷔페 좀 가야겠네요...


미고랭이 없어서 슬퍼하며 팟타이 퍼옴.. ㅋㅋㅋ 

남자친구가 궁금하다며 만들어 달라고 한 와플. 쫀득쫀득 너무 맛있어서 남자친구가 날 시켜서 한 번 더 받아 오라고 함............

마지막 에그 요리는 베네딕트. 소스만들기만 쉬워도 집에서 해먹을텐데.. 영 손이 많이 가서 집에서는 별로다.

결국 한 번 더 먹.. ㅋㅋㅋ 

커피는 피콜로를 주문해봤다. 호주에 처음 갔을때 피콜로란 메뉴를 처음 봤었지. 옛날 생각 소록소록 느끼며 홀짝이는 즐거운 커피타임.


숙소로 올라와서 서핑을 예약했다. 블로그에 찾아보니 서핑업체 정보가 어마무지하게 많았지만, 가이드북에 나와 있던 오딧세이 서퍼스쿨에서 예약했다. 머큐리 호텔 1층에 위치해있다. 그래서 호텔 입구로 들어가면 경비분이 웃으면 "서핑?" 이라고 물어본다. ㅋㅋㅋ 아저씨 대박 귀여우심.


https://www.odysseysurfschool.com/


일요일은 1시부터 수업이 있었다. 수업은 그룹, 프라이빗으로 나뉘었는데 프라이빗은 1:1 로 455,000 루피였고 그룹은 1명의 강사에 최대 4명의 수강생으로 780,000 루피였다. 같이 수업을 받을 사람이 있을 경우에는 1:2로 1명당 585,000 루피가 되는 수업이 있었는데, 요것이 좋아보여서 요걸로 예약을 했다. 픽업 서비스도 있던데 그냥 알아서 택시를 타고 갔다. 어차피 택시비도 얼마 안하고...(라고 생각했는데 스미냑에서 꾸따가 은근 막혀서 예상보다 2배는 더 나왔다. 껄껄껄........


여하튼 그렇게 인터넷으로 당일 예매를 마치고 호텔 옥상으로 올라갔다. 이 날은 귀국하는 날이니 아무것도 안하고 잉여롭게 보내기로 마음 먹었기 때문이다. 그와 함께 다시 한 번 우파샤호텔의 시스템을 극찬했다. 보통은 체크아웃하기 위해 허둥대야 하는 시간인데 귀국하는 날까지 이렇게 여유로울 수 있다니.. 우파샤 만세!


 

풍경 좋은 호텔 옥상과 수영장. 바람이 조금 세게 불긴 했지만 햇살은 강렬하여 매우 기분 좋은 날씨였다. (그나저나 항상 아침이 바람이 센 듯...?!) 물에 들어갔는데 너무 차가워서 꺅 소리를 질렀고.. 있다보니 괜찮아졌다. 외국 사람들은 대체로 선배드에 누워서 책을 읽고 있었고, 그걸 보면서 남자친구가 서양 사람들은 참 책 읽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고 말을 했다.(스미냑 비치에서도 대부분 태닝과 함께 독서를 즐기는 서양인이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한마디 해줬다. 그런 사람만 나오고 책 읽는 거 안 좋아하는 사람들은 죄다 전날 밤새 술먹고 놀다가 이제 죽은듯이 잠들어 있거나(우리 방에서 내려다 보이는 그 풀빌라... 밤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지들끼리 술먹고 음악틀고 떠들고 놀아주신 덕에 시끄러워서 잠을 설쳤다) 다 관광이나 쇼핑 나가서 그런 거라고...... 허허.


숙소로 돌아와서는 2시간 정도 잠을 잤던 것 같다. 너무 피곤해서 언제 잤는지도 모를 정도로 기절해서 잤다. 잠에서 못 일어나 빠듯하게 호텔에서 출발했고, 차가 막혔으며, 최소 강습 15분 전에는 도착하라고 했는데 1시에 딱 맞춰 겨우 도착했다. 그런데 딱히..? 일찍 도착할 필요는 없는 듯 했다. 래쉬가드 같은 것을 고르고 갈아입고 하는데 시간이 들었던 것 같은데, 우리는 각자 옷을 입고 와서 바로 보드만 챙겨가면 되었기 때문이다.

카운터에 예약 확인하고, 사물함 키 받아서 물건을 넣어 놓고, 강사님과 인사하고 보드 들고 총총총 바다로 향했다. 강사님의 이름은 나나. 다른 강사들에 비해 나이가 좀 있어 보였고, 그래서인지 안전에 굉장히 strict 했다. 그 점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골드코스트의 서퍼스 파라다이스에서 서핑 강의를 받았었는데, 그때는 구명조끼를 하나씩 나눠줬었는데 여긴 주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 곳에서 더 안전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아마도 강사님 덕택이었으리라~


꾸따비치에는 서핑을 배우는 사람 그리고 서핑을 즐기는 사람으로 바글바글했다. 해운대같은 바글바글함은 아니었지만, 스미냑 비치에 비하면 확실히 사람이 많았는데, 그 활기찬 분위기가 좋았다. +_+ 다음에 발리에 온다면 1주일은 우붓에 머무르면서 요가를 즐기고 꾸따로 내려와 1주일은 서핑만 하다가 가고 싶다. 언제 그럴 수 있으려나~

다들 보드 위에 올라가는게 힘들다고 하는데 사실 난 이건 뭐 쉽다. 지난 번에 배울때도 오르기는 잘 올랐다. 이걸 왜 어렵다고 하는지 모르겠네..? 생각해보니 골코에서 할 때에는 배가 오지게 땡기긴 했었지... 


그나저나 저 숨길수 없는 신난 표정 어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리 굽히라는데 잔잔해서 그냥 서 있어도 균형이 잘 잡혔다. 이건 뭐 웨이크보드인줄... ㅋㅋㅋㅋㅋ 서핑이 처음인 남자친구보다는 내가 좀 더 균형잡기에 능했다. 껄껄껄.

자세는 프로 서퍼인데 그 밑에 파도 수준 어쩔.. ㅋㅋㅋ 세상 잔잔. 나중에 바람이 몰아치며 파도가 거세지니, 보드에 잘 올라 가있다가도 불안해서 툭 툭 떨어지곤 했다. 원래 흰색 모자가 내것이고 까망이 모자가 남자친구의 것인데, 내 흰색 모자를 탐내해서 흰색 모자를 쓰라고 줬다. 어휴 깔롱쟁이 초딩키우기 여간 힘든게 아니군


맥시멈 2.5시간 수업인데 중간에 쉬는 시간이 있다. 쉬는 시간이 되면 오딧세이 서핑 스쿨에서 쳐놓은 파라솔 밑으로 가서 쉬는데, 거기 가면 아이스박스에 물이 담겨져 있어서 수분을 보충하며 쉴 수 있다. 다른 강사님들은 전부 그 파라솔 밑에서 함께 쉬는데, 우리의 강사 나나만이 저 멀리 떨어진 알수 없는 파라솔에서 누군가와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닌가. 그리하여 남자친구와 나는 또 만담에 들어갔는데.. 아무래도 저기가 상사인데 오늘 2명이 역대 최악이었다, 그냥 앞으로 서핑 강사 안하겠다며 사직서를 쓰러 간거 같다, 이번달 월급 안받을테니 오늘 그만두게 해달라고 하는 중이다 등등 ㅋㅋㅋ 시덥잖은 농담을 하며 놀았다. 나중에 강습 다 끝나고 그 상황에 대해서 나나에게 농담조로 이야기를 했더니 박장대소하며 ㅋㅋㅋ 자기 11월에 타즈매니아에서 사업하는 자기 친구를 보러 휴가를 가는데, 비자 발급 받기 위해서 어떤 서류가 필요한지 물어보러 갔었다고, 너네 정도면 훌륭한 학생이었다고 말을 해주었다. 그런데 박장대소 하는거 보니 꼭 그런건 아니었던 것 같고..........에헴.


수업이 끝나고는 바로 그랩으로 택시를 잡아 숙소로 돌아왔다. 올 때 보니 꾸따에 맥도날드도 있고 웬디스도 있고, 이 근처가 숙소였으면 밤에 뭐 먹기(...) 좋았겠다 라는 생각을 했고, 너무 강남 홍대 같은 분위기라 싫다는 생각도 했다. 꾸따가 강남역 홍대역 같은 분위기라면 스미냑은 압구정 청담 같은 느낌이랄까? 


마지막 끼니니 맛난 것 먹자 싶어서 돌아다녔는데, 역시나 딱히 마땅한 곳이 없었다. 그러면 아는 곳에서 먹어야지 하며 다시 Chandi로 방문했다. 


운동 한 뒤에는 무조건 맥주고요.

지글지글 돌판 위의 스테이크는 말도 안되게 맛있었다. 뭐 거의 한 세네입만에 사라진 기분.

스테이크와 같이 나온 메쉬드 포테이토. 초록색이 신기해.


남자친구가 고른 새우요리. ㅋ ㅑ 이것도 정말 맛있었다.

요건 내가 고른 코코넛 커리. 남자친구에게 맛 보여주고 싶어서 골랐는데, 역시나 좋아했다. 희희 우린 입맛이 상당히 비슷하구만.


잊지 않으려고 찍어 온 간판 사진. 그덕에 이 곳 이름이 Chandi 임을 기억했지. 여기는 가이드북에 소개된 음식점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남자친구의 동료가 신혼여행으로 발리를 간다고 해서 책을 줘버렸다) 일단 나의 스미냑 맛집이다.....ㅋ ㅑ Chandi, 랑합니다

그리고 호텔로 들어오기전에 마트에서 기념품을 샀다. 가볍게 나눠주기 좋아서 나는 커피믹스를 쓸어담았고 그 와중에 마트에 루왁 커피가 있길래 그것도 기념으로 사왔다. (그러고보니 아직 이 아이는 먹어보지 못했네) 남자친구는 가족들의 선물로 달리 치약을 골랐다. 그렇게 정신없이 쇼핑하고 호텔로 돌아와 짐을 싸고 체크아웃을 하고 공항으로 택시를 타고 갔다.


예약을 따로 해서 남자친구와 나는 비행기 출발 시간이 달랐다. 나는 오후 11:50 분 인가 그랬고 남자친구는 오전 1시 몇분이었다. 그렇게 2시간 가량의 차이가 있어서 체크인 시간이 달라 우리는 공항에서 같이 못있을 수도 있겠다고(나는 탑승동으로 이동해야 하니) 생각했다. 그런데 혹시나 해서 남자친구와 나 둘다 호텔에서 웹체크인을 하고 갔는데, 웹 체크인을 했더니, 아직 체크인 카운터가 열리지 않은 남자친구의 비행기였지만, 짐은 수속해주는 것이 아닌가..! 완전 럭키했다. 그리고 나는 짐을 체크인하기전에 기내유실물을 전달받았고(5일만의 눈물의 상봉) 그 놈을 캐리어안에 넣고 수속을 밟았다. 껄껄껄. 완벽해 완벽해.


생각보다 보안 검사와 출국심사는 오래걸리지 않았다. 붐벼보였는데 공항 규모가 작아서 붐벼보였던 것이지, 실제로 사람이 많은 것은 아니던 모양이었다. 나는 보너스 항공권으로 비행기 예약을 해서 비행기 값이 들이 않았지만, 남자친구는 날 따라 오느라 비행기 값을 좀 많이 냈다. 그래서 호텔도 내가 예약하고 사용하는 경비등등도 내가 주로 냈는데, 그게 미안하고 고마웠는지 남자친구가 면세점에서 뭐 필요한거 없냐고 사주겠다고 한다. 남자친구가 바라본 코너가 명품 화장품이 있는 코너여서, 난 딱히 비싼 화장품 싼 화장품 가리지 않고 아무거나 써서 지금 필요한 건 없다.. 라고 말을 하고 명품 가방이 있는 구역 쪽으로 넘어가면서 갑자기 필요한 것들이 보인다고 했더니 그때는 또 남자친구가 모른 척을 했다. 뭐죠? 선택적 호의인가요? ㅡ,.ㅡ ㅋㅋㅋㅋ


그렇게 면세점 구경할 거리는 없었고, 그대로 라운지로 향했다. 내가 갖고 있는 신용카드가 동반 1인까지 무료라서 남자친구까지 무료로 입장이었다. 라운지는 T/G 로 갔는데 시설과 음식은 보통이었다. 역시 인천공항만한 곳이 없어..+_+ 



저녁 배부르게 먹어 놓고 먹는거 보고 라운지에서 또 처먹.......... 항상 입맛 좋고 맛있죠 뭐...... 껄껄. 맥주도 한잔 마시고(한 사람당 알코올류는 3잔까지만된다고 와이파이 비밀번호 적힌 종이를 받았다) 좀 쉬면서 비행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귀국행 기내식. 원래 내 양 옆자리가 비어서 세자리에 누워서 가려고 했는데.. 얌체 같은 중국인 여자분이 복도쪽에 앉아서 자버리는 바람에(가족이 3자리 나란히 앉아 있었는데 자기 자리에는 엄마가 누워 잇었다)  화장실도 제대로 못가고 두자리에 누워서 왔다능.. 흑 어째 운이 너무 좋다고 했어. ㅋㅋㅋ 


그렇게 아침에 인천공항에 도착했고, 짐만 두고 약국문을 열러 가려고 했지만, 너무 피곤해서 그냥 자체 휴일을 가졌다. 역시 휴가 다녀온 다음에는 하루를 온전히 쉬어줘야 휴가지, 그냥 바로 일하러 가면 그건 노동보다 더 빡센 휴가가 되버리는 것..... 집에 와서 일단 밀린 빨래들을 세탁기에 돌려 놓고 하루 종일 잠을 잤다. 어째 여행을 다녀와서 피곤함에 잠을 잘 때가 가장 행복한 것 같기도 하다. 


처음 가본 발리는 너무나도 좋았다. 특히 우붓은 최근 여행지중 가장 마음에 들었다. 내 인생 여행으로 꼽는 남미와 첫 배낭여행 유럽여행, 그리고 엄마와 함께한 배낭여행인 터키 여행을 밀어낼 수는 없지만 그 다음 순위에 올려놔도 좋을 정도라고나 할까?! 요즘은 어디가서 한달살기 두달살기 이런게 너무 흔해져서 그런건 하고 싶지도 않지만, 그래도 발리, 특히 우붓에서는 꽤 오랜기간 머물러보고 싶다.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일을 하는 노마드족이 되고 싶은데, 그럴려면 직업이 건물주 아니면 크리에이터(작가, 디자이너, 사진 작가 등등)가 아니면 안될 것 같으니 그런 욕망은 부질없음을 상기해야지. 그래도 인생의 어느 순간에는, 꼭 발리가 아니더라도, 한가로운 숲속에서 여유롭고 평화롭게 지내보고 싶다. 이번 발리여행은 내게 그런 욕망이 있다는 것을 확인한 좋은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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