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주 - 제왕절개로 뿅 나온 우리 깜찍이/창원한마음병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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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19 화요일 / 입원 3일차 수술 2일차
밤잠을 설치고 다음날 컨디션이 매우 안 좋았다. 회복을 빨리 하려면 밤에 잠이라도 잘 자야하는데.. 이건 뭐 ㅠㅠ
페인버스터는 하루면 끝이다. 핑크핑크한 아이가 페인버스터였다. 수술 2일차에 제거되었는데, 신랑이 다 들어갔다고 말한 것은 이미 새벽쯤이었던 것 같다. 여태 고개를 들지 않고(마취 부작용을 세게 겪어서 8시간 지난 이후에도 머리를 드는 것이 너무 무서웠기 때문이다) 있었기 때문에 나는 다 들어갔는지도 몰랐다. 흑흑. 그렇게 생각하니 전후로 통증의 차이가 없었던 것 같다.
교수님이 회진와서 조금씩 움직이라고 하셨다. 전날에는 좌우로 움직였으니(네? 저 욕창 생겨도 아무말 못하게 꼼짝도 안했는데요?) 오늘은 정오에 소변줄을 빼면 걷는 것도 시도해보라고 하신다. 그리고 소변줄 빼기전에는 상체를 일으키는 것도 해보라고. 오우.. 숙제가 너무 많아졌다.
한 번에 다 하랴고 하면 힘들다는 말에 리클라이너 기능으로 상체를 겨우 일으켜 보았다. 생각보다 견딜만한 통증이었다. 그 상태로 점심이 올 때까지 기다렸다.
수술 후 첫 식사. 이건 뭐죠? 쌀씻고 남은 물인가요…? 신랑은 이제 내가 병실에서 식사를 할 수 있게 되어 더이상 푸드코트를 헤매지 않아도 되게 되었다. 보호자 식사를 함께 신청했기 때문이다. 보호자식사를 먹던 신랑은 여기 밥이 왜이렇게 맛있냐며, 아산병원이랑 차원이 다르다며 혼자 감탄했다. 다 먹고 나서는 쉐프한테 가서 인사 좀 드려야겠다며 자꾸 헛소리를 ㅋㅋㅋㅋ
쌀뜨물이네 어쩌네 해도 금식 이틀만에 먹는 거라 맛이 좋았다. 간장도 가하지 않고 그냥 먹었는데, 쌀의 단맛이 잘 느껴지는 것이, 하루 반 금식하고 장금이가 됐다.
임신 후기보다 더 부어오른 내 다리와 발. 참고로 이 슬리퍼는 수면양말을 신고도 들어가던 슬리퍼다..
소변줄을 제거하고 진통제를 한대 맞고, 산모매트에서 맘스안심패드로 업그레이드, 수술할때 입었던 환자복도 바꿔 입었다. 이때 말로만 듣던 짧은 원피스를 받게 되어, 안에 긴바지 환자복을 하나 더 입었다. 입으면 살짝 더워서 땀이 날락말락한데, 안 입으면 길이도 짧고 휑해서 서늘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신랑이랑 같이 산책을 하는데, 확실히 움직일수록 더 낫다는 말을 몸으로 이해했다. 체위변경(누워있다가 앉거나, 앉아 있다가 일어나거나, 일어나있다 앉거나 등등 모든 상황 ㅠ) 시에는 통증이 심한데, 그렇지 않을 때에는 또 통증이 견딜만하다. 삼사십분 정도 돌아다니다가 병실로 돌아왔다. 왠일인지 병실이 매우 조용했고, 이때다 싶어서 신랑이랑 둘이 딥슬립했다. 전날밤의 빌런들이 코를 골며 자고 있었지만, 말을 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매우 조용했기 때문이다.
수술후 2일차 저녁. 신랑의 보호자 식단을 보니 고춧가루를 쓴 메인 메뉴가 있는데, 산모식에는 없다. 자극적이지 않게 주는 것이 산모식인듯하다. 그나저나 단백질이 참 적은 듯..
드디어 우리 깜찍이 면회하러 가는 시간. 6시 30분부터 7시까지라서 굉장히 짧다. 신랑이랑 나랑 일등으로 달려가서 줄섰다~ 하하핫.
속싸개 벗기니 칭얼거리는 깜찍이. 전화로 깜찍이 이야기를 해줘서.. 신랑이 받았는데.. 좁은 곳을 나오면서 출혈(피부 내 혈관 출혈을 의미하는 듯 했다, 신랑이 출혈이라고만 말해서 깜짝 놀랬네)이 있었는데, 그건 몇일 지나면 괜찮아진다고 했다. 그래서 보여준다고 속싸개와 베냇저고리를 벗기니 칭얼거리는 것이다. 팔다리에 울긋불긋한 것이 있는 것이.. 아마도 위에 있어서 내려오라고 배를 누르면서 끄집어 내는 과정에 생긴 것이 아닌가 싶었다. 그래서 또 그때 그렇게 울었나 싶어서 갑자기 폭풍눈물이..ㅠㅠ 괜히 미안했다.
울 신랑이 찍은 얌전한 버젼. 몇일 안 지났는데 이사진을 보니 또 얼굴이 그새 달라진 것 같다. 아기들은 계속 얼굴이 바뀐다더니 진짜인가보다. 아까 보고 온 얼굴이랑 지금 이 사진의 얼굴이랑 매우 다르다. 신기하네 ㅎㅎ
후기를 찾아보니 모유수유를 하고 싶으면, 신생아실로 콜을 달라는 말이 있었다. 뒤늦게 신생아실 안내문을 뒤적여보니 적혀 있었다. 먼저 연락 해야 한다고. 괜히 기다리고 있었네 ㅎㅎ 수유콜받으면 이제 직접 깜찍이를 안아볼 수 있으니 연락하지 않을 이유가 없지.
가볍게 산책하고 다시 병실로 돌아왔다. 전날에 비해 매우 조용한 병실. 왠일인고. 코고는 소리는 여전했지만 전날에 비해 신랑도 나도 매우 잘 잘수 있었다. 밤에 어떤 와이프분이 아프신지 남편을 깨웠지만, 보호자인 남편분은 코골며 일어나지 않았고, 누가 보호자고 환자인지 모르겠다… 는 생각을 했다. (신랑도 이때 들었다고 한걸 보니 또 다른 코골며 잔 보호자 빼고는 전부 다 들은 듯 ㅋㅋ) 이렇게 또 하루가 간다. 초기 병원 생활은 생각보다 빠르고 정신없이 흘러간다.
제왕절개 후기 3/창원한마음병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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